"같은 주파수, 가격은 2배"…정부 재할당 방안 형평성 논란

황성완 기자 / 기사승인 : 2025-11-19 11:35:27
정부도 동일한 가치 인정한 2.6GHz 대역…SKT, LG유플러스 2배 대가 지급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같은 상가에 입점한 사업자 A와 B가 있다. A는 주변 인프라가 깔리기 전 저렴한 임대료를 내고 입점했다. B는 주변 상권이 어느 정도 갖춰진 후 A의 2배에 달하는 임대료를 지급하고 A와 같은 층의 공간을 임대했다. 그런데,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A와 B의 임대료 격차는 그대로다. 건물주가 두 공간의 가치를 같다고 인정하면서도, 사업자들이 처음 낸 임대료를 재계약 기준으로 잡고 있어서다.

 

통신업계의 주파수 재할당 상황도 이와 비슷하다. 통신사들은 일정 기간 대가를 내고 정부로부터 주파수를 빌려 쓰는데, 이용 기간이 끝나기 전 미리 재계약을 한다.

 

▲통신3사 CI. [사진=각사]

 

19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르면 이달 말 공청회를 열고 주파수 재할당 세부 정책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통신 3사가 쓰는 모든 3G·4G 주파수 이용기간은 내년 만료된다.

 

같은 주파수 대역이라도 사업자마다 다른 가격을 주고 쓰고 있다. 특히, 2.6GHz 대역에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가격 차이가 가장 두드러진다. 맨 처음 주파수 대역을 얼마에 할당 받았는지에 따라 양사의 운명이 갈렸다.

 

LG유플러스는 2013년 경매에 2.6GHz 대역 40MHz를 최초로 4788억원에 낙찰 받았다. 8년 동안 이용한 후, 2021년에는 5G 투자에 따른 인센티브까지 더해 기존보다 27.5% 할인된 가격(약 2169억원 추산)에 재할당을 받았다. 반면, SK텔레콤은 2016년 같은 2.6GHz 대역 60MHz를 1조2777억원을 들여 낙찰 받아 10년째 이용중이다. 같은 대역을 쓰고 있음에도 2배가량 가격 차이가 나는 것이다.

 

문제는 정부가 과거 경매가를 기준으로 재할당 대가를 산정하는 방식을 취했다는 점이다. 2020년 11월 정부의 재할당 세부 정책에서는 과거 경매가를 바탕으로 한 기준값을 설정하고 5G 투자 조건에 따라 할인을 적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 논리대로라면 처음 웃돈을 주고 주파수 대역을 확보한 사업자는 영원히 비싼 가격에 재할당을 받아야 한다. 이는 전파법과도 어긋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파법 제11조제3항에 따르면, ‘주파수 할당 대가는 주파수를 할당 받아 경영하는 사업에서 예상되는 매출액, 할당 대상 주파수 및 대역폭 등 주파수의 경제적 가치를 고려해 산정한다’고 돼 있다. 즉, 실질적으로 주파수가 지니는 가치를 토대로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더욱이 정부도 앞서 2021년 재할당 세부정책방안을 밝히면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2.6GHz(40MHz 폭 기준)는 가치 형성 요인이 유사하다고 보고 같은 그룹에 포함시킨 바 있다. 정부가 동일한 가치의 주파수를 두고 2배 가량 대가가 차이 나는 모순을 해결할지 주목되는 배경이다.

 

이 때문에 주파수 재할당 시 합리적으로 대가를 산정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5G 보급률이 올라가면서 LTE 주파수의 경제적 가치는 계속해서 떨어지는 상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에 따르면, LTE 가입자 수는 2021년 12월 4829만명에서 올해 9월 1928만명으로 60% 감소했다. 같은 기간 LTE 트래픽도 22만4000테라바이트(TB)에서 ‘25년 7월 9만5000TB로 58% 줄었다. 현재 가치를 반영해 주파수 재할당 대가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파수 대역은 조 단위 투자가 들어가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재할당 시점의 경제적 가치를 반영하는 게 합리적”이라며 “처음 주파수 대역을 경매에 부칠 때는 당시 경쟁 상황에 맞게 가격을 책정할 수 있지만, 10년이 지나서도 과거 낙찰가를 기준으로 삼는 건 형평성에 어긋나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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