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국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신뢰 회복’…농협 개혁 절차·외부 감사기구 공방

이상원 기자 / 기사승인 : 2026-10-16 12:17:50
조합원 직선제 수용 경위·정부 합의 범위 쟁점…강호동 “단독 결정 아냐”
외부 감사기구 자율성 침해 우려…내년 농축협 무이자자금 19조원 확대
금융·유통·산지 데이터 통합 지연 지적…구체적 실행 방안 마련 요구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국정감사에서 조직 쇄신과 국민 신뢰 회복을 약속했지만, 개혁 추진 절차와 외부 감사기구 신설을 둘러싼 공방에 직면했다. 중앙회장 선거의 조합원 직선제 전환 과정에서 회원조합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는지, 감사 독립성 강화가 협동조합의 자율성을 훼손하지는 않는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강 회장은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회,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자기 개혁에 더욱 속도를 내 국민의 신뢰를 반드시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사진=국회방송 캡처]

그는 지난 3월 국회에서 농협 관련 현안에 대해 사과하고 쇄신을 약속한 이후 중앙회장 선거의 조합원 직선제를 적극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독립이사제 도입과 퇴직자 재취업 제한 등 자체 개혁 방안도 정관에 반영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직선제 전환에 동의한 절차를 놓고 질의가 이어졌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중앙회의 회원이 개별 농민이 아닌 지역 농·축협이라는 점을 들어 선출 방식 변경에 회원조합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됐는지 물었다. 현재 조합장들이 투표하는 방식에서 개별 조합원 전체로 선거권을 확대하는 만큼 중앙회장의 동의만으로 추진할 사안이 아니라는 취지다.

강 회장은 단독으로 결정한 사안이 아니라며 전국 지역농협 조합장 60여명과 이사 18명이 참여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개혁 논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강 의원은 비대위가 회원의 선출 권한과 관련된 결정을 대신할 수 있는지 법적·절차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농협법 개정 방향에 대한 정부·여당과 중앙회의 합의 범위도 논란이 됐다. 강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및 농림축산식품부와 개혁 방향에 합의했는지 묻자 강 회장은 “합의에 따른 보고는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직선제 도입이라는 큰 방향의 수용과 구체적인 제도 설계에 대한 합의를 구분해야 하는 대목이다.

외부 독립감사기구 신설을 놓고는 감사 실효성과 농협의 자율성 사이에서 논쟁이 벌어졌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농식품부가 기존 감독 권한을 충분히 활용했는지부터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최근 6년간 중앙회를 상대로 의결 취소나 임원 직무정지, 업무정지 등 강도 높은 감독 수단을 행사한 사례가 없었다며 별도 기구 신설의 필요성을 따졌다.

강 회장은 외부 감사기구가 농협의 자율성과 독립성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신설 비용과 관련해서는 내부 직원들로부터 1000억~15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답변에서는 구체적인 산정 근거나 소요 내역이 제시되지 않았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도 외부 감사기구 설치와 지배구조 개편이 정부의 통제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혁 논의 과정에서 중앙회가 회원과 조합원의 의견을 토대로 입장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며 강 회장의 대응과 리더십을 문제 삼았다.

강 회장은 농협의 잘못된 부분을 개선하면서 조직을 하나로 모으는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신과 관련한 책임 문제에 대해서는 “사법적으로 책임져야 할 부분은 지난 국감에서도 이야기했듯 분명히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농협의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데이터 통합도 과제로 제기됐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유통·산지 데이터가 계열사와 지역 농·축협 등에 분산돼 있어 보유 규모에 비해 활용도가 낮다고 지적했다. 빅데이터 시스템 구축 논의가 9년째 이어지고 있다는 보도를 거론하며 범농협 차원의 실행 계획을 요구했다.

송 의원은 데이터를 연계하면 농산물 생산부터 유통·소비까지 흐름을 분석해 가격과 수급을 예측하고 농업인의 출하 판단을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통합 필요성에 동의하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마련해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조합공동사업법인의 공동선별비 등 산지유통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강 회장은 농업인과 지역조합을 위한 지원 확대 계획도 제시했다. 내년 농축협 무이자자금 규모를 19조원으로 늘리고, 경영 개선이 어려운 농협의 합병지원자금을 현재 400억원에서 800억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농업인 영농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음 주부터 비료 가격을 5.1% 할인 지원한다. 농협은 이를 통해 85억원 상당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강 회장은 9176억원 규모의 장기연체채권 소각·감면으로 약 9만명의 경제적 재기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산·유통 혁신과 관련해서는 지난해까지 1600농가에 설치한 보급형 스마트팜을 올해 정부와 함께 2500여 농가에 추가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NH싱싱몰과 전국 하나로마트, 150여개 산지유통센터를 연계해 농산물 공급 효율도 높일 계획이다.

한편, 이날 오전 국감에서는 농협 개혁의 필요성과 함께 추진 절차, 감독체계 설계, 현장 지원의 실효성이 동시에 점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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