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페라리 신차 '루체'에 OLED 4종 단독 공급

황성완 기자 / 기사승인 : 2026-05-26 15:10:10
독창적 설계·디자인 지원하는 OLED로 시각적 깊이감·기계식 감성 구현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페라리의 신차 '페라리 루체(Ferrari Luce)'에 4종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단독 공급한다. 전날 완전 공개된 페라리의 혁신적인 차량 내부 디자인은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기술력을 통해 완성됐다.

 

▲페라리 루체에 탑재된 '드라이버 비너클' 이미지.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는 페라리가 전날 25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서 '월드 프리미어' 행사를 통해 완전 공개한 전기 스포츠카 '페라리 루체'에 OLED 패널 4종을 단독 공급한다고 26일 밝혔다.

 

루체에는 ▲운전자석 앞 드라이버 비너클 ▲공조 시스템과 미디어 등을 제어하는 제어 패널 ▲뒷좌석 공조 시스템을 제어하고 주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뒷좌석 제어 패널 등 3개의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여기에 ▲12.9형 ▲12형 ▲10.1형 ▲6.3형 등 총 4종의 OLED를 공급한다.

 

이번 신차에서 가장 주목받는 특징 중 하나는 드라이버 비너클이다. 비너클이란 속도계, 주행 정보 등을 포함하는 클러스터 구조물을 뜻하는데, 전통적으로는 구동계와 맞물린 바늘이 기계식으로 움직이며 정보를 표시한다.

 

루체의 드라이버 비너클에는 12.9형과 12형 두 장의 OLED를 입체적으로 겹치는 다층 구조 설계(multi-layered display)가 업계 최초로 적용됐다. 아래층에 위치하는 12형 패널은 기본 배경과 눈금(인덱스)을 표시한다. 위층에 겹쳐지는 12.9형 패널에는 1층 패널의 이미지를 보기 위한 3개의 원형 홀이 있고, 홀 주변부에서 실시간 토크(회전력)를 표기하거나 팝업 메시지, 경고등 등의 정보를 표시한다. 이 같은 다층 구조 설계를 통해 기존 2D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차별화되는 아날로그적 실재감을 구현해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페라리의 독창적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었던 것은 고도의 '빅 홀(Big Hole)' 가공 기술력 덕분이다. 통상 스마트폰 전면 카메라용 홀의 지름은 5mm 이내인데, 이번 루체 드라이버 비너클에 적용된 홀의 지름은 20배에 달하는 약 100mm다.

 

절단부에서 OLED 유기물과 습기 및 공기의 접촉을 막는 정교한 '박막봉지(TFE, Thin Film Encapsulation)' 기술은 물론, 구동 신호가 '빅 홀(Big Hole)'을 우회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신호 왜곡 및 이로 인해 화질 균일도가 떨어지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신호별 특성에 최적화된 독자 설계를 적용, 신호 왜곡과 지연을 최소화해 균일하고 안정적인 화질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9년 업계 최초로 홀 디스플레이를 상용화하는 등, 화면 표시 영역 위에 홀을 뚫는 이른바 'HIAA(Hole in Active Area)' 기술을 오랜 기간 적용하며 관련 설계 및 제조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실제 삼성디스플레이가 HIAA 기술 관련해 등록한 특허는 500건 이상에 달한다.

 

10.1형 OLED는 공조 시스템과 미디어 등을 조작하는 중앙 제어 패널에 탑재되며, 여기에도 HIAA 기술이 적용됐다. 제어 패널 상단에 위치한 멀티그래프는 시계, 스톱워치, 나침반 등 모드를 바꾸며 다양한 정보를 디지털로 표기하는데, 여기에는 실제 기계식으로 작동하는 3개의 바늘이 패널 위에 뚫린 작은 홀을 통해 고정돼 360도 회전 작동한다. 6.3형 OLED는 센터콘솔 뒤쪽에 위치한 뒷좌석 승객용 제어 패널에 탑재돼, 승객도 주행 정보를 직접 확인하고 공조 장치를 제어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루체는 프리미엄 차량에 OLED가 최적의 솔루션인 이유를 증명하는 대표적 협업 사례로 꼽힌다. OLED는 기존 LCD와 달리 백라이트가 필요 없고 구조가 단순해 자유로운 디자인 가공이 가능하다. 페라리는 패널이 비너클 내부의 모듈과 어우러지기를 기대했는데,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를 네모 반듯한 모양이 아니라 여러 직선과 곡선으로 이뤄진 자유 형태로 가공해 페라리의 설계 자유도를 높였다.

 

OLED의 두께가 LCD 대비 현저히 얇다는 점도 페라리의 디자인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아울러, 항상 백라이트를 켜둬야 하는 LCD와 달리 OLED는 이미지를 표시할 부분의 픽셀만 켜면 돼 차량의 전력 효율을 높일 수도 있다.

 

이주형 삼성디스플레이 중소형사업부장(부사장)은 "루체는 어떤 디자인이든 구현할 수 있는 OLED의 기술 우위를 입증하고 삼성디스플레이의 오랜 노하우를 집약해 선보일 수 있는 기념비적 차량"이라며 "앞으로도 미래형 차량 디자인의 지평을 확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솔루션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는 미래 산업의 초격차를 이끌 글로벌 인재 확보를 위해 미국 내 채용 프로그램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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