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난' 한타家 장남, 작전상 후퇴?...조현식 부회장 자진 사임

이석호 / 기사승인 : 2021-02-24 19:01:24
형제간 경영권 분쟁 일단락될까...지분경쟁보다는 명분싸움 먼저?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형제의 난'을 겪고 있는 한국타이어그룹 오너가 장남이 스스로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경영권 분쟁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은 24일 최근 조현범 사장과 불거진 형제간 경영권 분쟁 논란에 책임을 지고 사임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조현식 부회장은 이날 주주서한을 통해 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한국앤컴퍼니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제안하면서 본인의 대표이사직 사임 의사도 함께 밝혔다.

조 부회장은 지난 5일 이 교수의 이사 선임 안건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이사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주주서한에 따르면, 조 부회장은 "최근까지 우리 회사가 여러 이유로 세간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다"며 "본의든 아니든 창업주 후손이자 회사의 대주주들이 일치단결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데 대해 대표이사이자 대주주 중 한 명으로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전했다.

이어 "이 교수를 사외이사이자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모시는 것으로 대표이사로서 마지막 소임을 다하고 사임하고자 한다"며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야말로 주주 여러분의 기대에 조금이나마 부응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며, 이로써 경영권 분쟁 논란도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 부회장이 스스로 사임 카드를 꺼내든 대신 이 교수의 이사 선임을 추진하는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조 부회장은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장남으로, 조 회장이 후계자로 차남이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셋째 사위인 조현범 사장을 공식 지명하자 반발에 나섰다. 

 

조 회장은 지난해 6월 조 사장에게 한국앤컴퍼니(당시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를 블록딜 형태로 매각했다. 이로써 조 사장이 지분 19.32%를 보유한 조 부회장을 단숨에 제끼고 최대주주(42.9%)로 올라서면서 사실상 승계 작업이 마무리됐다.

 

▲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사장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같은 해 7월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조 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서울가정법원에 청구하면서 '형제의 난'이 본격화됐다. 조 이사장(0.83%)과 지분 10.82%를 보유한 조 회장의 차녀 조희원 씨까지 조 부회장 측에 합류하고, 추가로 우호 지분을 확보한다면 최근 한진가 '남매의 난'과 같은 형국으로 접어들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게다가 조 사장은 협력업체로부터 수억 원의 금품을 받아 챙기고, 계열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 2019년 12월 구속기소 됐다가 지난해 3월 보석 신청이 받아들여져 석방됐다. 이후 진행된 1심과 2심 재판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이 선고돼 풀려났지만 기업 이미지 훼손과 함께 오너로서 갖춰야 할 도덕성에도 치명타를 입었다.

조 부회장은 당장 소모적인 지분 경쟁에 매달리기 보다는 오너이자 회사 대표로서 조 사장과의 명분 싸움에서 확고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일보 후퇴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교수 선임 건을 포함한 한국앤컴퍼니의 주총 안건은 오는 25일 최종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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