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음료값 인상 주범 딱 걸렸다”…검찰, 10조 ‘전분·당류 담합’ 적발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4-23 15:23:24
7년간 가격·시기 사전 합의…전분·당류 담합 규모 10조 원대 ‘역대 최대’
전분 최대 73%·당류 63% 급등…원가 상승분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
가격 인상폭·공문 시점까지 ‘치밀한 은폐’…검찰, 핵심 임원 구속 기소

[메가경제=심영범 기자]국내 전분당 제조업체들이 약 7년간 원료 가격을 사전에 합의하는 방식으로 담합을 벌인 정황이 드러났다. 담합 규모는 10조 원을 넘어서며 식료품 분야 역대 최대 수준으로 파악된다.

 

23일 검찰에 따르면 관련 업체들은 2017년 7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과자·음료·유제품 등에 사용되는 전분당 및 부산물의 가격 변동 폭과 적용 시기를 사전에 협의한 혐의를 받는다. 가격 인상·인하 폭과 시점을 조율해 시장 경쟁을 제한한 것으로 조사됐다.

 

▲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나희석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부장검사가 서민경제 교란사범 집중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이날 전분당 시장을 과점하는 4개 업체의 담합 사건을 수사해 국내 식품 3개사와 각사 대표이사 등 총 25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대상 전분당사업본부장 김모 이사는 지난 16일 구속 기소됐으며, 나머지 24명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들이 2017년 7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국내 전분당 및 부산물 가격의 변동 폭과 시기를 사전에 합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담합 규모는 약 10조 1520억 원으로, 국내 식료품 담합 사건 가운데 최대 수준이다.

 

수사 결과 전분 가격은 담합 이전 대비 최대 73.4%, 당류 가격은 최대 63.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인상분은 과자·음료 등 최종 소비재 가격에 반영되며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된 것으로 분석된다.

 

업체들은 담합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거래처별 가격 인상 폭을 달리 제시하고, 공문 발송 시점도 서로 다르게 조정하는 등 외형상 개별 판단에 따른 가격 결정처럼 위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 수요처를 대상으로 한 입찰 과정에서 조직적인 담합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업체들은 서울우유, 한국야쿠르트, 농심,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포스코 등 주요 기업을 상대로 낙찰 업체와 투찰 가격을 사전에 조율하며 시장 점유율을 유지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입찰뿐 아니라 전분당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옥수수기름, 사료 등 부산물 가격도 매월 공동으로 결정한 뒤 수요처에 일방 통보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운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담합 규모는 전방위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전분당 가격에 대한 일반 담합 규모는 약 7조2980억원에 달하며, 대형 수요처 입찰 담합은 약 1조160억원, 부산물 가격 담합은 약 1조8380억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 2월 관련 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며 수사에 착수했으며, 핵심 관계자 신병 확보를 통해 수사를 확대해 왔다.

 

검찰 측은 “서민경제에 중대한 피해를 초래하는 담합 범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할 것”이라며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 질서 확립에 수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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