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수·매출만으로 승부 못 한다”…F&B 업계 덮친 ‘AI 브랜드 경쟁력’ 시대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8-06 16:43:52
에이아이빅스랩, 715개 브랜드 대상 ‘AI 브랜드 경쟁력 지수’ 첫 공개…30개 카테고리 분석
메가커피·하이뮨 등 오프라인 강자도 AI 답변에서는 고전…20개 카테고리서 AI별 1위 엇갈려
127개 브랜드는 생성형 AI에서 단 한 번도 언급 안 돼…“AI 시대 정보 경쟁력 확보해야”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생성형 인공지능(AI)이 소비자의 구매 의사결정 과정에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F&B·프랜차이즈 업계의 경쟁 기준도 변화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이나 매장 수 등 기존 경쟁력이 AI 추천 결과에서는 그대로 반영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아이빅스랩은 F&B·프랜차이즈 분야 30개 카테고리, 715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분석한 국내 첫 AI 브랜드 경쟁력 지수 ‘AIBIX(AI Brand Index)’를 공개했다고 6일 밝혔다.

 

▲ [사진=에이아이빅스랩]

 

AIBIX는 챗GPT(ChatGPT), 제미나이(Gemini), 퍼플렉시티(Perplexity), 클로드(Claude) 등 주요 생성형 AI 4종에 동일한 소비자 질문을 반복 입력한 뒤 브랜드 등장률, 언급 점유율, 공식 출처 인용 현황 등을 종합해 100점 척도로 평가한 지표다. 측정 기간은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4일까지다.

 

분석 결과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기존 시장 경쟁력과 AI 경쟁력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30개 카테고리 중 20개에서 AI별 1위 브랜드가 달라지면서 소비자가 어떤 AI를 활용하느냐에 따라 추천받는 브랜드가 달라지는 현상이 확인됐다.

 

실제 단백질 식품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확보한 하이뮨은 AIBIX 프로틴 식품 부문 종합 순위에서 4위에 머물렀다. 버거 프랜차이즈 역시 매장 수 기준으로는 맘스터치, 롯데리아, 버거킹, 맥도날드 순이지만 AI 기반 경쟁력 순위는 다른 결과를 보였다.

 

커피 프랜차이즈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매장 수 1위 브랜드인 메가MGC커피는 제미나이에서는 1위를 기록했지만 클로드 3위, 퍼플렉시티 5위, 챗GPT 7위 등 AI별 순위 편차가 컸고, 종합 순위는 4위에 그쳤다.

 

이는 오프라인에서 쌓은 브랜드 규모와 인지도가 AI 환경에서는 자동으로 경쟁력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생성형 AI가 브랜드를 추천할 때 온라인에 축적된 최신 정보와 신뢰 가능한 콘텐츠, 검색 가능한 데이터 구조 등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상품별 경쟁 구도에서도 AI별 차이는 뚜렷했다. 컵라면 분야에서는 챗GPT와 클로드에서 신라면컵이 1위를 차지한 반면, 제미나이와 퍼플렉시티에서는 육개장 사발면이 선두에 올랐다. 피자 프랜차이즈 역시 3개 AI에서는 도미노피자가 앞섰지만 퍼플렉시티에서는 피자스쿨이 1위를 기록했다.

 

유통업계 자체브랜드(PB)의 약진도 주목된다. 편의점 도시락 부문에서는 GS25의 ‘혜자로운 집밥’이 4개 AI 모두에서 1위를 차지했다. 냉동만두에서는 쿠팡 PB 상품인 곰곰 왕교자가 4위에 올랐고, 즉석밥에서는 노브랜드, 단백질바에서는 커클랜드 프로틴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온라인상 상품 정보가 체계적으로 구축된 PB 브랜드가 AI 추천 과정에서 제조사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분석이다.

 

반면 상당수 브랜드는 AI 환경에서 존재감 부족이라는 과제를 안았다. 조사 대상 715개 브랜드 중 127개(17.8%)는 4개 AI에서 단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았다.

 

공식 콘텐츠 활용 여부에서도 격차가 나타났다. 김치 분야에서는 종가가 유일하게 4개 AI 모두에서 공식 콘텐츠가 답변 근거로 활용됐다. 반면 많은 브랜드는 AI가 참고할 수 있는 공식 정보 부족으로 블로그나 후기 등 비공식 콘텐츠에 의존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준현 에이아이빅스랩 대표는 “AI가 브랜드를 설명할 때 정작 브랜드가 직접 만든 정보는 거의 활용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기업 홈페이지 콘텐츠가 AI 관점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정보처럼 취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1위가 AI에서도 1위라는 보장은 없다”며 “기업은 자사 브랜드가 어떤 AI와 질문에서 경쟁사에 밀리는지, 어떤 정보가 답변의 근거로 사용되는지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이아이빅스랩은 향후 F&B·프랜차이즈 분야를 시작으로 패션, 뷰티, 자동차, 리빙, 금융상품 등으로 조사 영역을 확대하고 매달 AI 브랜드 경쟁력 지수를 발표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생성형 AI가 소비자의 검색과 구매 판단 과정에 깊숙이 자리 잡으면서 앞으로는 매출·점포 수 중심의 브랜드 경쟁력뿐 아니라 ‘AI가 얼마나 잘 이해하고 추천하는 브랜드인가’가 새로운 경쟁 기준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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