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김건희 '허위 이력 논란' 전격 사과..."공정·상식 맞지 않아"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12-17 23:07:04
'팩트체크 후 사과' 입장서 선회...지지율 하락·여론 압박에 입장 바꾼 듯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배우자 김건희 씨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관련해 전격 사과했다.

윤 후보는 17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국민후원금’ 모금 캠페인 행사를 마친 뒤 기자실을 찾아 김씨와 관련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지난 14일 YTN이 김씨가 2007년 수원여대에 제출한 교수초빙 지원서에 허위 경력을 적었다는 의혹을 제기한 지 사흘 만이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배우자 김건희씨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날 윤 후보는 양복 안주머니에서 준비된 A4 용지를 꺼내 미리 준비한 사과문을 읽은 뒤 고개를 숙였다.

윤 후보는 먼저 “제 아내와 관련된 논란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경력 기재가 정확하지 않고 논란을 야기하게 된 것 그 자체만으로도 제가 강조해 온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서 저에게 기대하셨던 바 결코 잊지 않겠다“며 ”과거 제가 가졌던 일관된 원칙과 잣대를 저와 제 가족, 제 주변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돼야만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내와 관련된 국민의 비판을 겸허히 달게 받겠다“며 ”그리고 더 낮은 자세로 국민께 다가가겠다.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하고 허리를 숙였다.

입장문을 다 읽은 윤 후보는 추가로 질문을 하나만 받았다. 김씨의 ‘허위 이력’ 의혹 관련 수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이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이렇게 말씀드렸으니까 이 사과로 여러분들이 받아주시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어떠한 법과 원칙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다고 말씀 드렸다. 그걸로 대신하겠다“고 답했다. 이후 추가 질문을 받지 않고 그 자리를 떠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윤 후보는 전날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간담회 후 '김씨의 허위 이력 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저나 제 처는 국민께서 기대하는 눈높이에 미흡한 점에 대해 국민께 늘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의 공식 사과 요구에 대해서는 “오래된 일이라 진상 확인에 시간이 좀 걸린다”면서 자체 팩트체크가 먼저라고 선을 그으며, “내용이 조금 더 정확히 밝혀지면 이러저러한 부분에 대해 인정한다고 제대로 사과드려야지, 그냥 뭐 잘 모르면서 사과한다는 것도 조금 그렇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윤 후보는 이틀 전에는 여권의 ‘기획공세’ 의혹을 제기하기도 하며 다소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윤 후보는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성동구 가온 한부모복지협의회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 여권의 공세가 기획 공세고 아무리 부당하다 느껴진다고 하더라도 국민의 눈높이와 국민의 기대에서 봤을 때 조금이라도 미흡한 게 있다면 국민들께는 송구한 마음을 갖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시 ‘어떤 부분이 여권의 기획 공세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여러분이 판단하십시오. 아침에 뉴스공장부터 시작해서 줄줄이 이어지는 것을 보니까, 이거는 뭐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했었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17일 오전까지만 해도 윤 후보가 허위 이력 의혹의 사실관계를 먼저 파악한 뒤 사과할 예정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여론조사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역전되고 당 안팎 여론이 불리하게 돌아갈 조짐을 보이자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후보의 이날 사과로 김씨와 관련된 의혹들이 완전히 잠잠해질지는 미지수다.

여권이 추가 공세를 예고한 데다, 윤 후보의 사과가 사실관계에 대한 명확한 인정을 전제로 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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