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길 막히면 한국 공장도 멈춘다"…해양안보가 '경제 생명선' 된 이유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7-16 08:55:51
수입 물동량 99.9%·에너지 96% 해상 의존…공급망 위기에 제조업까지 '도미노 충격'
"미국 혼자 바다 지키는 시대 끝났다"…AI 해군·국가통제선대로 경제안보 강화해야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한국 경제의 핵심 기반인 해상교통로를 군사안보 차원을 넘어 공급망과 에너지, 제조업 경쟁력을 지키는 ‘경제안보 인프라’로 관리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수출입 물동량과 에너지 수입 대부분을 바다에 의존하는 만큼 해상교통로가 흔들리면 국내 산업 전반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 (왼쪽부터) 김동규 외교 전문매체인 PADO 편집장,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유재준 해군 대령, 권보람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김태유 서울대 산업공학과 명예교수 [사진=해군 제공]

 

최종현학술원(이사장 최태원)과 대한민국 해군은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 컨퍼런스홀에서 ‘바다가 흔들리면 국가가 흔들린다’를 주제로 공동 포럼을 열고 국제 해양질서 변화에 따른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김경률 해군참모총장은 “대한민국은 바다를 통해 성장한 대표적인 해양국가”라며 “해상교통로의 안전 확보는 국가 경제와 안보를 지키는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경제를 사실상 ‘해양경제’로 규정했다. 

 

우리나라 수입 물동량의 99.9%, 수출 물동량의 97.9%가 해상을 통해 이동하고 에너지 수입도 약 96%를 바닷길에 의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반도체 같은 완제품은 항공으로 수출할 수 있지만 이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와 원자재, 소재·부품·장비 대부분은 배로 들어온다”며 “해상교통로 차질은 물류 문제가 아니라 제조업 생산과 수출 경쟁력을 동시에 흔드는 문제”라고 말했다.

 

최근 중동과 주요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커지면서 공급망 위험도 확대되는 추세다. 

 

원유와 나프타 등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입 감소가 석유화학, 반도체 소재, 배터리 등으로 연쇄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비용 효율보다 공급망 회복력을 우선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해군 역시 AI 중심의 전력 전환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유재준 해군 대령은 함정과 잠수함, 위성, 해상초계기 등 감시자산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AI로 위협을 실시간 분석하는 한국형 해양영역 인식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중심의 해양질서 변화에 맞춰 한국의 역할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권보람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모든 해상교통로의 안전을 혼자 책임지는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며 한국도 해양질서의 수혜자에서 벗어나 안보 부담을 함께 나누는 국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략물자 수송을 위한 국적선대 확충도 과제로 꼽혔다. 김인현 고려대 명예교수는 유사시 정부가 직접 활용할 수 있는 ‘국가통제선대’를 확대해 국가필수선박과 해군 호위체계를 연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참석자들은 해양안보를 군사 영역에만 맡겨둘 수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에너지와 공급망, 해운·조선산업까지 연결된 만큼 정부와 산업계, 군이 함께 참여하는 범정부 차원의 해양 경제안보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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