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감] 무허가 의료기기 거래 판치는데…당근마켓, 판매업 신고 확인도 안 해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10-14 11:07:18
식약처·경찰 적발 인원 감소…불법 유통 관리 사각지대 우려
당근마켓서 문신 제거 레이저·두피 시술 기기 판매 정황
플랫폼별 관리 기준 제각각…당근 “모니터링·관계기관 협력 강화”

[메가경제=심영범 기자]당근마켓에서 문신 제거용 레이저와 두피 시술용 의료기기 등 무허가 의료기기로 의심되는 제품의 판매가 이뤄지고 있지만, 판매업 신고증 확인 절차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금지품목 사전 알림과 모니터링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는 당근마켓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판매업자 관리와 불법 게시물 차단이 실효성 있게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유튜브에서도 의료기기 광고와 구매 링크가 확인되면서 온라인 플랫폼의 관리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 플랫폼이 상품 거래와 광고의 주요 유통 경로로 자리 잡았지만, 의료기기와 같은 규제 대상 품목에 대한 관리 체계는 플랫폼별로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 불법 판매 게시물을 찾아 삭제하는 사후 대응만으로는 판매자가 계정을 바꾸거나 유사한 게시물을 다시 올리는 행위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판매업자 자격 확인부터 게시물 탐지, 반복 위반자 제재까지 이어지는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 [사진=당근마켓 캡쳐]

 

지난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무허가 의료기기 불법 거래와 관련해 식약처가 고발하거나 행정지도한 인원은 2023년 62명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2024년 47명, 2025년 40명으로 감소했다.

 

경찰의 관련 사건 송치 인원도 줄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무허가 의료기기 밀반입 및 불법 거래 관련 검찰 송치 인원은 2020년 376명에서 2021년 287명, 2022년 234명, 2023년 180명, 2024년 127명, 2025년 114명으로 감소했다. 5년 사이 송치 인원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다만 적발·송치 인원이 감소했다는 사실만으로 불법 유통이 줄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무허가 의료기기의 전체 규모와 판매업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체계가 충분하지 않다면, 단속 실적만으로 시장 상황을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거래가 여러 플랫폼과 개인 계정을 통해 이뤄지는 만큼 실제 유통 현황을 파악하고 반복적인 불법 판매를 차단할 수 있는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온라인에서는 의료기기로 의심되는 제품의 판매와 광고가 이어지고 있다. 당근마켓에서는 문신 제거용 레이저와 두피 시술용 의료기기가 판매되는 사례가 확인됐다. 유튜브에서는 시력 개선 효과를 내세운 안경 광고와 구매 링크가 게시됐다. 의료기기와 관련한 정보가 온라인에서 유통되고 구매 경로까지 연결될 경우 소비자가 제품의 허가 여부나 적법한 판매 경로를 확인하지 못한 채 거래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레이저를 활용한 시술 기기처럼 인체에 직접 사용하는 제품은 제품의 허가 여부와 사용 목적, 사용 방법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허가받지 않은 제품이 유통되거나 제품의 용도와 다른 방식으로 사용될 경우 소비자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게시물만으로는 제품의 정식 수입 여부나 판매자의 자격, 제품의 안전성을 소비자가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박용갑 의원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불법 거래를 차단할 수 있도록 판매업자 관리와 단속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랫폼이 자체적으로 거래금지품목을 지정하고 게시물을 모니터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판매업자의 적법성 확인과 반복 위반자 관리, 관계기관과의 협조 체계까지 실효성 있게 작동하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온라인 거래가 일상화하면서 소비자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지만, 판매 채널이 늘어난 만큼 불법 제품의 유통 경로도 다변화하고 있다. 

 

특히 의료기기는 제품의 허가 여부와 판매 자격, 사용 목적 등을 확인하는 과정이 소비자 안전과 직결되는 품목이다. 플랫폼별 관리 기준을 정비하고 불법 게시물의 반복 등록을 막는 동시에 실제 판매업자와 유통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향후 과제로 꼽힌다.

 

플랫폼별 판매업자 관리 기준도 도마 위에 올랐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일부 온라인 판매 채널은 의료기기 판매업 신고증 제출을 요구하는 반면, 당근마켓은 판매 게시 단계에서 해당 신고증을 요구하지 않는 것으로 지적됐다. 플랫폼마다 입점·게시 절차와 관리 방식이 다르면 같은 종류의 제품이라도 판매 경로에 따라 관리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현행 의료기기법에 따르면 의료기기 판매업자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판매업 신고를 해야 한다. 의료기기의 온라인 거래 역시 관련 법령과 품목별 거래 제한을 따라야 한다. 그러나 플랫폼이 판매자의 신고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지 않고 게시물에 대한 사후 모니터링에 의존할 경우, 신고하지 않은 판매자가 제품을 게시한 뒤 거래를 진행하는 것을 초기에 걸러내기 어려울 수 있다.

 

식약처는 온라인 불법 게시물을 모니터링하고 플랫폼 등에 차단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박용갑 의원은 판매업자 현황 관리와 불법 게시물 차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법 게시물을 확인해 삭제를 요청하는 방식만으로는 판매자 정보와 실제 유통 규모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플랫폼과 관계기관 간 정보 공유 및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무허가 의료기기 불법 유통은 과거에도 반복적으로 적발됐다. 해양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남해지방해양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019년 중국 등에서 무허가 의료기기를 밀반입해 수입·조립한 뒤 소셜미디어와 세미나를 통해 판매한 사건을 적발했다. 당시 유통된 제품에는 엔디야그 레이저 수술기와 플라즈마 전기수술기 등이 포함됐으며 거래 금액은 약 35억원에 달했다.

 

이 사건은 무허가 의료기기의 불법 유통이 단순한 개인 간 중고거래에 그치지 않고, 해외에서 제품을 들여와 조립한 뒤 온라인 홍보와 오프라인 세미나를 통해 판매하는 형태로도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온라인 게시물과 광고가 제품 판매를 위한 홍보 수단으로 활용되면 불법 제품이 소비자나 시술 관련 업계 종사자에게 유통될 가능성도 커진다.

 

이후에도 유사한 사례가 이어졌다. 2023년에는 중국 업체에서 밀수입한 엔디야그 레이저 수술기를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한 사건이 적발됐다. 2024년에는 무허가 레이저 의료기기를 밀수입하거나 공급받아 소셜미디어와 미용 세미나 등을 통해 판매한 사례들이 확인됐다. 해양경찰청 자료에 기재된 관련 사건의 거래 금액은 총 41억9328만6000원이다.

 

이 같은 사례는 온라인 플랫폼의 관리가 게시물 삭제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불법 의료기기 판매자는 특정 플랫폼에만 의존하지 않고 인터넷 쇼핑몰과 소셜미디어, 세미나 등 다양한 경로를 활용할 수 있다. 한 채널에서 게시물이 차단되더라도 다른 채널에서 판매가 이어지거나 동일 판매자가 새로운 게시물을 올릴 경우 유통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어렵다.

 

온라인 위조상품 거래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제기됐다. 조지연 의원은 지식재산처가 올해 7월 차단을 완료했다고 보고한 당근마켓과 옥션의 위조상품 판매 게시물이 국정감사 전날까지 동일 판매자에 의해 다시 판매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차단 조치 이후에도 같은 판매자가 상품을 재등록했다면 사후관리와 반복 위반자 대응이 충분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의료기기와 위조상품은 적용 법률과 위해성의 성격이 다르지만, 온라인 게시물 차단 이후에도 유사한 판매가 반복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인 관리 과제를 안고 있다. 단순히 개별 게시물을 삭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판매자 단위의 반복 위반 여부를 확인하고, 관계기관의 조치가 실제 거래 차단으로 이어졌는지 점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당근마켓은 2022년 10월부터 이용자가 판매 금지 품목을 등록하려 할 때 사전에 안내하는 '중고거래 금지 품목 사전 알림'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용자가 의료기기와 헌혈증,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등 판매 금지 품목이 포함된 게시글을 작성하고 등록을 완료하려 하면 실시간 팝업을 통해 거래 가능 여부를 확인하도록 안내하는 방식이다.

 

안내 팝업에는 판매 금지 품목을 거래할 경우 서비스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경고 문구와 관련 가이드라인 링크도 포함된다. 회사는 이를 통해 이용자가 거래 금지 품목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게시물을 올리는 일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금지 품목에 대한 사전 안내와 게시물 등록 이후의 모니터링을 병행해 이용자의 정책 위반을 예방한다는 설명이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당근은 의료기기 등 관련 법령에 따라 개인 간 거래가 금지된 품목을 거래금지품목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으며, 이용자들에게 관련 거래 기준과 주의사항을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칙어 기반의 자동 탐지 시스템과 상시 모니터링, 이용자 신고 등을 통해 관리하고 있으며, 정책 위반이 확인될 경우 게시글 미노출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금칙어를 피해 우회적으로 판매하는 사례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식약처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금칙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모니터링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거래금지품목 관리를 강화하고 이용자들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LG CNS, 日 KDDI와 맞손…아태지역 AX 사업 공동 추진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LG CNS는 일본 대표 통신기업 KDDI(대표 마츠다 히로미치)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AX·DX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협력 체계 구축에 나선다고 14일 밝혔다. KDDI는 이동통신, 인터넷 등 B2C 서비스부터 AI, 클라우드, 통신 네트워크 등 B2B IT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일본의 3대 종합 통신기업이다. 글로벌 통신사업자

2

카카오, 'IF카카오 2026'서 모두의 AI 서비스 공개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카카오는 14일 '이프카카오(ifkakao) 2026'서 좋은 AI를 모으면, 모두의 AI가 될까요? : 카카오가 "모두의 AI"를 만드는 방법’ 세션을 통해 카카오 컨소시엄이 준비하고 있는 ‘모두의 AI’ 서비스에 대해 소개했다. 컨소시엄에서 프로덕트 총괄을 맡고 있는 유용하 성과리더는 “전 국

3

금융투자협회, 사모펀드 운용전문인력 교육생 모집
[메가경제=박선영 기자] 금융투자협회가 사모펀드 운용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을 개설한다. 사모집합투자기구 운용에 필요한 법규와 세제, 직무윤리 등을 교육하며, 전문인력 등록을 위해서는 금융회사 근무 경력과 필수 교육시간을 충족해야 한다.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교육원은 '사모집합투자기구(일반·기관전용) 운용전문인력' 과정 교육생을 오는 11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