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노조, 청와대 앞 상경투쟁 돌입…독립경영 훼손·경영정보 유출 우려
방사청 “국익 중심으로 검토해야”…수출입은행 지분 매각·민영화 여부 주목
[메가경제=심영범 기자]한화그룹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 가능성을 둘러싸고 한국수출입은행의 18억원 규모 컨설팅과 공정거래위원회의 간이 기업결합심사, 방위사업청의 방산 독과점 대응이 국정감사에서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수출입은행은 KAI 지분 매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우주·항공산업 경쟁력 강화 컨설팅을 추진하고 있다. 공정위는 한화의 KAI 지분 취득을 승인했지만, 지배력과 경쟁 제한성을 어떤 기준으로 판단했는지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는 김종출 KAI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해 수출입은행 보유 지분 매각과 민영화 문제를 다룰 예정이며, KAI 노동조합은 관계기관의 책임 있는 답변과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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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그룹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 가능성을 둘러싸고 한국수출입은행의 18억원 규모 컨설팅과 공정거래위원회의 간이 기업결합심사, 방위사업청의 방산 독과점 대응이 국정감사에서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노조] |
16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오는 20일 수출입은행 국정감사에서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KAI 지분 매각 및 민영화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김종출 KAI 사장은 해당 사안과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됐다. 한화가 KAI 지분을 15.89%까지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선 상황에서 최대 주주인 수출입은행의 지분 운용 방향이 향후 지배구조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 수출입은행, 18억원 컨설팅 추진 배경은
첫 번째 쟁점은 수출입은행의 컨설팅 추진 배경이다. 수출입은행은 KAI 지분 26.41%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현재 지분 매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지난 8월 18억원 규모의 '우주·항공산업 경쟁력 강화' 컨설팅 용역을 발주하면서 노조를 중심으로 용역의 목적과 향후 지분 운용 방향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됐다.
KAI 노조는 지분 매각 계획이 없다는 설명과 컨설팅 추진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컨설팅이 산업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인지, 향후 KAI 지배구조 개편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컨설팅 추진 자체가 지분 매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수출입은행이 실제로 지분 처분을 검토하고 있는지, 용역의 구체적인 과업 범위와 결과가 무엇인지 등을 구분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국감에서는 컨설팅 발주 배경과 의사결정 과정, 결과 활용 계획 등이 주요 질문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 공정위 간이심사, 독과점 영향은 충분히 따졌나
공정위에는 한화의 KAI 지분 취득 승인 과정과 경쟁 제한성 판단이 쟁점으로 제기된다. 공정위는 지난 8월 31일 한화의 KAI 주식 취득을 승인하면서 간이심사 절차를 적용했다. 한화가 지분 15.89%를 확보했지만 해당 지분만으로 KAI 경영 전반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한화가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 참여로 변경한 상황에서 지분율뿐 아니라 향후 이사회 참여와 경영정보 접근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KAI 노조는 실질적인 지배관계가 없다는 판단을 근거로 간이심사가 이뤄진 데 대해 비판하며, 방산 분야의 경쟁 제한 가능성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공정위가 밝힌 심사 판단과 노조의 문제 제기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간이심사 승인이 곧 한화의 경영권 확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한화가 추가 지분을 취득하거나 경영 참여 범위를 넓힐 경우 기업결합 심사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 국감에서는 당시 심사 기준과 판단 근거, 향후 지배력 변화에 대한 대응 원칙이 확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방사청, 방산 독과점·공급망 영향 검토해야
방사청에는 한화의 KAI 인수가 현실화할 경우 국내 방산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어떻게 평가할지가 과제로 남아 있다. 한화는 항공엔진과 항공전자, 레이더, 우주발사체 등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KAI는 완제기 개발·제작 역량을 갖추고 있다. 두 기업의 역량이 결합하면 항공·우주 분야의 기술 경쟁력과 해외 수출 역량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반면 방산 분야의 사업 역량이 특정 기업에 집중되면 협력업체의 협상력이 약화하고 공급망 선택권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KAI 노조는 한화의 지분 확대가 독립경영 훼손과 방산 수직계열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기하며 방사청에 실질적인 대응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용철 방사청장은 지난 13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화의 KAI 인수 가능성과 관련해 “현 시점에서는 의견을 낼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국가안보 차원에서, 특히 국익 중심으로 굉장히 밀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며 “장단점을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 어느 방향을 정해 놓고 결정을 내리는 것은 섣부르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방산기업 인수·합병과 관련해 사업 관리 과정의 협상력, 공급망 리스크, 방산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방산기업 간 결합을 통한 수출 경쟁력 강화와 산업 내 경쟁 유지라는 두 과제를 어떻게 조율할지가 정책적 판단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 KAI 노조, 관계기관 증인 채택 요구하며 상경투쟁
KAI 노조는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한화의 KAI 인수 시도에 반대하는 1차 상경투쟁을 벌였다. 노조는 한화의 지분 확대와 경영 참여가 독립경영을 훼손하고 방산 독과점 및 수직계열화를 심화할 수 있다며 정부의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공정위와 수출입은행, 방사청, 한화 관계자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해 기업결합 승인 과정과 컨설팅 추진 배경, 경영 참여 계획 등을 검증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르 높였다.
이어 "오는 20일 2차 상경투쟁을 진행하는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화는 지난 8월 계열사와 해외 법인을 통해 KAI 지분을 총 15.89%까지 확보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9.90%, 한화시스템이 4.98%,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가 1.0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의 지분율은 26.41%로 한화와의 격차는 10.52%포인트다. 국민연금공단도 8.75%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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