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드네이처·중부대 대학원·5개 농장 등 민·관·산·학 협력… 2~3년간 생육 검증
폭염·폭우 등 기후변화 속 관리 부담 완화…英 ‘서지힐’ 모델 참고해 지속가능한 정원 개발
[메가경제=박성태 기자] 서울 성동구가 폭염과 집중호우 등 심해지는 기후변화 속에서도 손이 덜 가고 튼튼하게 자랄 수 있는 정원 모델을 찾기 위해 국내 최초로 공공 정원 시험 공간을 선보인다.
서울 성동구는 중랑천 응봉나들목 앞 녹지대에 7개의 정원 테스트베드(시험 정원)인 ‘성동의 절기’를 만들고,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저관리형 정원 모델 개발에 나선다고 2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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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동구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지속가능한 정원 모델 개발을 위해 ‘성동의 절기’를 조성한다. 사진은 지난 9월 18일 ‘성동의 절기’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식 모습 [성동구청 제공] |
성동구는 체계적인 운영을 위해 지난 9월 18일 전문 기업 및 학계, 재배 농가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에는 성동구청을 비롯해 현장 운영과 데이터 수집을 맡은 ‘세컨드네이처’, 학술적인 분석과 정원 품질 향상 방안을 연구하는 ‘중부대학교 대학원’, 시험용 식물을 기부하고 관찰 데이터를 공유하는 ‘5개 참여 농장(주식회사 그린팜널서리,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나라원예,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데코가드닝, 여주자연농원, 천지식물원 영농조합법인 주식회사)’이 힘을 모았다. 서울시 농업기술센터도 흙 상태와 식물 생육을 살피는 데 협력키로 했다.
이번 사업의 가장 큰 목표는 손길이 많이 가지 않아도 건강하게 잘 자라는 ‘저관리형 정원’을 만드는 것이다. 기후변화에 잘 적응하는 식물 모델로 널리 알려진 영국의 ‘서지힐(Serge Hill)’ 사례를 참고했다.
실증 구역에서는 일반 흙, 석탄재를 재활용한 흙, 모래가 많은 흙 등 3가지 서로 다른 땅에 똑같은 식물 5종을 심어 자라는 차이를 비교한다. 이를 통해 어떤 흙에서 어떤 식물이 잘 자라는지 정확히 파악해, 앞으로 성동구에 정원을 만들 때 땅의 상태에 꼭 맞는 식물을 고르는 기본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햇빛과 비의 양 등 날씨 데이터도 함께 모은다. 식물마다 스마트 표찰(이름표)을 달아 자라는 과정을 꼼꼼히 기록하며, 2~3년에 걸쳐 쌓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날씨 변화에 강하고 관리가 쉬운 식물을 찾아낼 계획이다. 여기서 검증된 식물과 심는 방법은 앞으로 성동구 곳곳의 공원과 정원 조성에 그대로 적용된다.
지역 주민들도 함께한다. 전문 교육을 받은 성동구 마을정원사들이 정원을 함께 가꾸고 식물의 상태를 꼼꼼히 기록하는 데 직접 참여한다.
최근 여름철 기록적인 폭염과 갑작스러운 폭우가 반복되면서 도심 속 정원과 녹지를 관리하고 가꾸는 일은 점점 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날씨가 조금만 안 좋아져도 식물이 쉽게 시들거나 말라 죽어 이를 계속 새로 심고 손보는 데 많은 노력과 세금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성동구가 전문 기관들과 손잡고 날씨와 흙에 잘 맞는 식물을 미리 연구해 관리 부담을 줄이려는 이번 시도는, 구청의 관리 비용을 아끼는 것은 물론 도심 속 푸른 쉼터를 사계절 내내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성동구는 9월 중 정원 조성을 마무리하고 오는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식물 생육 데이터를 모을 예정이다.
유보화 성동구청장은 “폭염과 집중호우 등 극한 기후가 일상이 된 만큼 도심 정원도 변화하는 날씨에 맞게 새로운 방식으로 가꿔야 할 때”라며 “‘성동의 절기’를 통해 도심 환경에 잘 적응하면서도 관리가 쉬운 식물과 심는 방법을 꼼꼼히 검증하고, 이를 구정에 반영해 날씨 변화에도 오랫동안 푸르게 유지되는 지속가능한 정원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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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동의 절기’ 조감도 [성동구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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