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 재판매까지 막나…암표 규제 시행령 논란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6-06-23 11:06:13
"암표 잡으려다 소비자 잡을라"…전문가들 우려
암표 근절 vs 소비자 보호…시행령 보완 목소리 커진다

강한 톤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공연 및 스포츠 경기 암표 거래를 근절하기 위한 정부의 공연법·국민체육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을 놓고 소비자·업계·입법 전문가들이 제도 보완 필요성을 제기했다. 암표 근절이라는 정책 목표에는 공감하면서도 정상적인 소비자 거래 보호와 규제 형평성, 집행 기준의 명확성이 함께 확보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는 지난 22일 공연법 및 국민체육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을 주제로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좌담회에는 고형석 한국소비자법학회 명예회장, 하명진 한국온라인쇼핑협회 사무국장, 김대식 의원실 이명재 보좌관 등이 참석해 소비자 보호와 산업 영향, 입법 취지 등을 중심으로 의견을 나눴다.
 



참석자들은 매크로를 활용한 부정 예매와 조직적 암표 거래를 근절해야 한다는 정책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제도 시행 과정에서 정상적인 소비자까지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공연과 스포츠 경기 관람은 일정 변경이나 개인 사정 등으로 티켓 양도가 불가피한 경우가 적지 않은 만큼, 정상적인 재판매 행위와 상습적 암표 거래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고형석 교수는 "암표 근절과 소비자 보호는 상충되는 가치가 아니라 동시에 달성해야 할 목표"라며 "불가피한 경우 관람권을 안전하게 재판매할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하면서 조직적·상습적 암표 거래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규제 실효성과 형평성 문제를 우려했다. 국내 플랫폼 사업자들이 정부 정책에 협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규제가 강화될 경우 암표 거래가 해외 플랫폼이나 SNS, 오픈채팅방 등 관리가 어려운 영역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명진 한국온라인쇼핑협회 사무국장은 "국내 사업자에게만 책임과 의무가 집중되면 소비자 피해가 오히려 증가하고 제도 실효성도 떨어질 수 있다"며 "과도한 규제보다 민관 협력과 자율규제를 통한 실질적인 암표 거래 억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입법 측면에서는 법 개정의 취지가 매크로를 활용한 부정 구매와 영업성 암표 거래를 차단하고 공정한 관람 기회를 보장하는 데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다만 현장에서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상습성·영업성 판단 기준과 과징금 부과 체계, 집행 방식 등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명재 보좌관은 "입법 취지가 충분히 실현되기 위해서는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한 세부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며 "제도 시행 과정에서 소비자 보호와 시장 현실, 집행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암표 근절이라는 정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단속 강화뿐 아니라 정상 소비자 보호와 플랫폼 규제의 형평성을 함께 고려하는 균형 잡힌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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