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량규제에 은행마다 대출 문턱 달랐다

박선영 기자 / 기사승인 : 2026-07-31 16:53:23
정부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심사기준도 달라져
같은 소득·신용인데 대출 가능 금액 차이
'대출 가능한 은행' 문의 급증

[메가경제=박선영 기자] "금리가 낮은 은행보다 지금 대출이 되는 은행부터 찾습니다."


정부의 가계부채 총량 관리가 강화되면서 은행권 대출 시장에 새로운 풍경이 나타나고 있다. 같은 소득과 신용점수, 담보 조건을 갖춘 차주라도 은행마다 대출 가능 금액과 승인 여부가 달라지면서 금융소비자들의 관심도 금리보다 대출 가능 여부와 한도로 옮겨가고 있다.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이하인 1.5% 수준으로 관리하는 가운데, 한국은행 집계에서도 6월 은행권 가계대출은 7조 6000억 원 증가하는 등 대출 수요는 이어지고 있다. 은행마다 총량 관리 상황과 내부 심사 기준이 달라지면서 대출 문턱에도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금융권의 설명이다.

 

 

▲ 기사 내용에 맞게 AI 이미지 제작

 


◇ 같은 조건인데 은행마다 왜 다를까

금융소비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은 같은 신용점수와 소득을 갖췄는데도 은행마다 대출 가능 금액이 달라지는 이유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개인신용평가모형(CSS)이 달라 같은 신용점수와 소득을 가진 고객이라도 신용도와 금융거래 이력 등을 반영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며 "여기에 은행별 총량 관리 상황과 자금 운용 여력까지 더해져 실제 대출 한도와 승인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공통 규제를 적용하지만 총량 관리 현황과 자금 조달 여건, 내부 위험관리 기준, 상품 운영 전략은 제각각이다. 총량 관리 목표에 근접한 은행일수록 신규 대출을 보다 보수적으로 운영하는 경향이 있어 같은 조건이라도 대출 가능 금액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가계대출 증가세…총량관리 영향 커져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 가계대출은 올해 4월 2조 1000억 원 증가한 데 이어 5월 6조 9000억 원, 6월에는 7조 6000억 원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주택담보대출도 같은 기간 2조 7000억 원, 3조 2000억 원, 4조 3000억 원으로 늘어 주택 관련 자금 수요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6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189조 4000억 원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8조 3000억 원 증가했다. 증가폭은 5월(9조 3000억 원)보다 다소 줄었지만 은행권 대출은 7조 6000억 원으로 오히려 확대됐다. 반면 제2금융권 증가액은 7000억 원으로 크게 둔화됐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이하인 1.5% 수준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연간 대출 총량을 고려해 월별 공급 규모와 상품별 취급 규모를 조정하고 있으며, 은행별 총량 관리 상황에 따라 대출 운용 방식에도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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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보다 대출이 되느냐가 먼저"

 

총량 관리 강화 이후 은행 창구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소비자들의 상담 내용이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과거에는 금리와 우대금리 조건을 먼저 묻는 상담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대출이 가능한지", "한도가 얼마나 나오는지", "대출이 가능한 은행이 어디인지" 등을 먼저 문의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근에는 금리보다 대출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하려는 고객이 많아졌다"며 "총량 관리가 강화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도 실제 대출 가능 여부와 한도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 심사보다 한도 관리가 달라졌다

은행권은 총량 관리 이후 심사 절차 자체보다 대출 한도 운영 방식이 달라졌다고 설명한다.

은행들은 연간 가계대출 공급 규모를 고려해 월별 대출 취급 규모를 관리하고 있으며, 총량 관리 상황에 따라 상품별 공급 규모와 한도 운영도 조정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같은 조건이라도 은행별 총량 관리 상황에 따라 실제 대출 한도는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은 총량 관리가 강화됐다고 해서 모든 소비자의 대출이 어려워진 것은 아니지만, 이전보다 대출 가능 여부와 한도에 대한 변동성은 커졌다고 보고 있다.

◇ 은행을 바꾸면 더 많이 받을 수 있을까

총량 관리가 강화되면서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어느 은행이 대출이 가장 잘 나오느냐"는 문의도 늘고 있다.

다만 금융권은 특정 은행이 항상 대출 여력이 많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한다. 은행별 총량 관리 상황은 수시로 달라지고 상품 종류와 차주의 소득, 신용도, 담보 조건에 따라 결과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같은 조건이라도 은행에 따라 수천만 원 수준의 한도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은 있지만 이를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며 "여러 금융회사의 조건을 비교해 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 대출 준비한다면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나

은행권은 현재 대출을 준비하는 금융소비자라면 금리보다 대출 가능 여부와 예상 한도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같은 조건이라도 은행마다 심사 결과와 한도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여러 금융회사의 조건을 비교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기존 대출 규모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상환 계획 등을 미리 점검하면 예상보다 한도가 줄어드는 상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 하반기에도 총량 관리 기조 이어질 전망

금융권은 하반기에도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이하인 1.5% 수준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은행권의 총량 관리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는 금리만 비교하기보다 대출 가능 여부와 한도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같은 조건이라도 은행마다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여러 금융회사의 상품과 조건을 비교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금융권은 당분간 총량 관리 기조가 이어지는 동안에는 '가장 금리가 낮은 은행'보다 '현재 대출이 가능한 은행'을 먼저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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