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심영범 기자]생성형 인공지능(AI)이 소비자에게 보험사를 추천할 때 보험 종목별로 서로 다른 브랜드를 우선적으로 언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태아보험에서는 현대해상, 실손의료보험에서는 삼성화재, 반려동물보험에서는 메리츠화재, 암·건강보험에서는 한화생명이 각각 가장 높은 AI 브랜드 경쟁력을 기록했다.
특히 어린이·태아보험과 실손의료보험에서는 특정 보험사가 주요 생성형 AI의 평가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암·건강보험은 종합 순위 1위 브랜드와 답변에서 가장 먼저 언급된 브랜드가 달라 상대적으로 경쟁 구도가 분산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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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에이아이박스랩] |
에이아이빅스랩(AIBIX lab)은 9월 20일부터 10월 2일까지 챗GPT·제미나이·퍼플렉시티·클로드 등 4개 생성형 AI의 한국어 답변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분석 대상은 어린이·태아보험, 실손의료보험, 반려동물보험, 암·건강보험 등 4개 카테고리의 99개 브랜드다.
어린이·태아보험에서는 현대해상의 우위가 두드러졌다. 분석 대상 29개 브랜드 가운데 현대해상은 66.8점으로 유일하게 리더(Leader) 등급에 올랐다. 4개 AI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으며, 2위 삼성화재(46.1점)와의 점수 차이는 20.7점이었다.
AI 답변에서 현대해상이 가장 먼저 언급된 비중은 46.7%였다. 특히 '임신 중 가입할 태아보험'을 묻는 질문에서는 답변 3건 중 2건가량이 현대해상으로 시작했다. 다만 보험료 관련 질문에서는 KB손해보험, 보험금 청구 편의성 관련 질문에서는 삼성화재가 상대적으로 자주 먼저 언급됐다. 종합 경쟁력과 세부 평가 항목에 따라 소비자에게 제시되는 브랜드가 달라진 셈이다.
실손의료보험에서는 삼성화재가 선두에 올랐다. 27개 브랜드 가운데 68.4점을 기록해 4개 AI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답변 첫 언급 비중은 50.0%로, 현대해상(7.5%)의 약 6.7배였다.
세부 질문에서도 삼성화재의 강세가 나타났다. '상담을 잘해주는 보험사'를 묻는 질문에서는 답변 10건 중 9건꼴로, '보험금이 빨리 나오는 회사'를 묻는 질문에서는 4건 중 3건꼴로 삼성화재가 가장 먼저 언급됐다. 다만 '보험료 부담이 적은 실비'를 묻는 질문에서는 답변의 58%가 특정 보험사를 지목하지 않았다. 가입자의 진료 이력을 고려한 실손보험 질문에서도 보험사 이름보다 4세대 실손보험이나 유병자 실손보험 등 상품 유형과 보장 구조를 설명하는 답변이 적지 않았다.
반려동물보험에서는 메리츠화재가 72.4점으로 12개 브랜드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KB손해보험(56.4점)과 삼성화재(52.8점)가 뒤를 이었다. 메리츠화재의 첫 언급 비중은 47.5%였다.
다만 반려동물보험은 AI별 평가에서 차이가 나타났다. 클로드에서는 KB손해보험이 1위를 기록했으며, '자기부담금이 적은 펫보험'을 묻는 질문에서는 KB손해보험이 메리츠화재보다 두 배 넘게 자주 먼저 언급됐다. 종합 경쟁력에서 앞선 브랜드라도 특정 보장 조건을 기준으로 질문하면 추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암·건강보험은 상대적으로 경쟁 구도가 분산됐다. 분석 대상 31개 브랜드 가운데 챌린저(Challenger·50점 이상) 이상 등급에 진입한 브랜드는 없었다. 종합 순위에서는 한화생명이 34.5점으로 1위를 기록했고 삼성화재(25.7점), 삼성생명(24.9점)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AI 답변에서 가장 먼저 언급된 브랜드는 삼성생명이었다. 한화생명의 AI 답변 등장률은 44.2%로 가장 높았지만, 첫 언급 비중은 삼성생명이 18.3%로 선두를 차지했다. AI별 평가에서도 챗GPT·클로드·퍼플렉시티는 한화생명을 1위로 평가한 반면, 제미나이는 DB손해보험을 36.5점으로 가장 높게 평가했다.
이번 분석은 생성형 AI가 보험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브랜드 인지도뿐 아니라 질문의 구체적인 조건과 상품 정보가 답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종합 점수가 높은 보험사라도 보험료, 가입 가능 조건, 자기부담금, 보험금 청구 방식 등 세부 기준에 따라 추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반려동물보험에서 앱을 통한 간편한 진료비 청구를 질문했을 때는 국내 첫 반려동물 전문 보험사인 마이브라운이 답변 10건 중 4건꼴로 등장했다. 암·건강보험에서도 갱신형과 비갱신형 여부, 보장 조건 등을 설명하는 답변이 많았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이 생성형 AI를 통한 정보 탐색 환경에 대응하려면 자사 브랜드의 노출 여부뿐 아니라 상품의 보장 범위와 가입 조건, 보험료, 청구 절차 등 핵심 정보를 정확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가 소비자의 질문에 적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공식 상품 정보의 명확성과 접근성을 높이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김준현 에이아이빅스랩 대표는 "보험 카테고리별로 AI가 우선적으로 언급하는 브랜드에 차이가 있었으며, 동일한 카테고리에서도 보험료와 가입 조건 등에 따라 답변 양상이 달라졌다"며 "기업들도 자사 상품의 특성과 보장 정보를 AI가 정확하게 이해하고 전달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AIBIX는 챗GPT·제미나이·퍼플렉시티·클로드 등 4개 생성형 AI에 동일한 소비자 질문을 반복하고, 답변에 나타난 브랜드 등장률과 언급 점유율, 공식 출처 인용 현황 등을 100점 척도로 분석하는 지수다.
다만 이번 결과는 특정 기간에 생성된 AI 응답을 토대로 산출한 것으로, 보험사의 실제 매출이나 시장점유율, 상품 품질 또는 전체 소비자의 선호도를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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