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이슈] 피치, 한국 국가신용등급 'AA-'·전망 '안정적' 유지 이유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19-08-11 02:06:38
"日 수출규제는 공급망 교란...수출심사 절차 복잡성 등에 달려“
"연말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 0.25%포인트 추가인하 기대"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 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으로 유지한다고 9일 발표했다.


피치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 신용등급은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과 고령화·저성장에 따른 중기 구조적인 도전과제에도 양호한 대외·재정건전성과 지속적인 거시경제 성과, 건전한 재정운영를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피치는 또 “경제 성장과 관련해서는, 글로벌 경제 둔화와 미·중 무역긴장의 영향으로 성장 모멘텀이 상당히 둔화됐으나, 근원적인 성장세(underlying growth performance)는 견실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AA-'는 피치 신용등급 중 네 번째 높은 투자등급이며, 일본(A)보다는 두 단계 높은 등급이다. 피치는 2012년 9월 6일부터 한국의 'AA-' 등급과 ‘안정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픽= 연합뉴스]
[그래픽= 연합뉴스]


피치는 한국 경제에 특히 중요한 부분이 된 반도체 부진 심화에 따른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0%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일본과의 갈등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6월 전망 2.6%에서 2.3%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확장적 재정·통화정책과 반도체 경기 안정이 경기 둔화를 누그러뜨리고, 내년 최저임금 소폭 인상 결정도 단기적으로는 기업 심리와 노동시장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피치는 전망했다.


피치는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제외 조치가 공급망을 교란하고 한국 기업의 대(對)일본 소재수입 능력에 불확실성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일본 수출심사 절차의 복잡성, 한국 기업의 대체 공급업체 확보 능력, 무역갈등 지속 기간 등에 달려있다고 내다봤다.


피치는 정부의 경기 부양노력을 반영해 재정이 좀 더 확장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GDP 대비 통합재정수지 흑자는 지난해 1.7%에서 올해 0.1%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피치는 올해 37.1%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현 정부의 확장적 재정기조로 2023년까지 40% 수준으로 꾸준히 증가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빠른 고령화에 따른 재정지출 압박에 대비해 재정 여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무역 갈등 고조에 따른 불확실성과 완화된 인플레이션 압력을 고려할 때, 올해말까지 한국은행이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으로 기대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4월 12일(현지시간) 피치의 제임스 맥코맥 국가신용등급 글로벌 총괄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피치는 GDP 대비 94.5%에 달하는 높은 수준의 가계 부채가 한국 경제의 외부충격에 대한 취약성을 증가시키고, 중기 소비 전망을 약화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최근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둔화됐으며, 통화정책 완화에 따른 취약성의 발현을 거시건전성 정책이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피치는 지정학적 위험도 국가신용등급을 제약하고 있다고 봤다. 북한과의 외교절차가 여전히 복잡하고 결렬되기 쉬우며(complicated, prone to breakdown) 아직 긴장 완화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피치는 하노이 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 진전이 정체됐으며, 실무협상 재개를 위한 명확한 일정도 없는 가운데 나온 최근 북한의 미사일 실험은 협상 진전을 저해할 가능이 있다고 내다봤다.


비핵화 협상 답보에도 불구하고 남·북 간 문화 교류에는 진전이 있었으나, UN 제재 아래서 깊은 경제통합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피치는 건전한 대외채권, 지속적 경상흑자 등 견조한 대외건전성(Strong external finances)이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7월말 기준 주요국 국가 신용등급 비교. [출처= 기획재정부]


국가·기업의 지배 및 관리구조 등의 의미를 갖는 거버넌스(국정관리)와 관련해서는, 다소 낮은 수준이지만 정부의 투명성 제고, 정경유착 해소 노력으로 개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피치는 앞으로 국가신용등급 상향 요인으로는 지정학점 위험의 구조적 완화, 거버넌스 개선, 가계 재무제표 악화 없이 높은 성장률이 유지될 수 있는 것 등을 꼽았다.


하향 요인으로는 한반도 긴장의 현저한 악화, 예기치 못한 대규모 공공부문 부채증가, 중기 성장률의 기대 이하의 구조적 하락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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