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올려준다는데도 '파업'…삼성바이오, 노조 강경행보에 속앓이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6-10-07 08:10:04
사측 “두 자릿수 고정급 인상 부담”…사후조정 세 차례 불발
연속공정 특성상 생산 차질 부담…글로벌 고객사 신뢰 변수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오는 26일부터 3주간 2차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노사 갈등이 다시 생산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 지난 5월 첫 전면 파업으로 발생한 약 1500억원 규모의 손실 물량을 아직 모두 소화하지 못한 상황에서 또다시 장기 파업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의 핵심 경쟁력인 공급 안정성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와 장기 위탁생산 계약을 맺고 항암제와 면역질환 치료제 등 다수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는 만큼, 생산 일정 차질이 단순한 매출 감소를 넘어 고객사의 공급망 판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바이오의약품은 배양과 정제, 충전 등 공정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특성상 일부 공정이 중단될 경우 해당 배치 전체를 폐기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오는 26일부터 3주간 2차 총파업에 돌입하는 방안을 예고했다. 지난 5월 창사 이후 첫 전면 파업에 나선 지 약 5개월 만이다. 노조는 실제 파업 참여 규모를 확정하기 위해 조합원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노사는 올해 임금·단체협약을 둘러싸고 장기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사측은 임금 6.2% 인상안을 제시해 왔지만 노조는 고정급 기준 약 15% 수준의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3월 회사가 제시한 안에는 기본 인상 4.1%, 성과 인상 2.1%와 함께 격려금 200% 지급안 등이 포함됐다.

사측은 제약·바이오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 체계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노조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고정급을 두 자릿수 수준으로 올릴 경우 인건비 구조가 급격히 확대돼 장기적인 원가 경쟁력과 글로벌 수주 경쟁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반면 노조는 회사가 수차례 조정 과정에서도 기존 입장을 사실상 유지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노사는 사후조정을 세 차례 진행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고, 현재 추가 조정 일정도 잡히지 않은 상태다.

시장과 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임금협상 자체보다 파업이 생산 안정성에 미칠 파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월 1차 총파업으로 20여개 배치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고, 회사는 이에 따른 매출 손실 규모를 약 1500억원으로 추산했다.

당시 생산이 지연된 물량은 고객사와 협의를 거쳐 이후 생산 일정을 다시 조정했다. 일부 물량은 3분기 중 생산을 마치고 4분기 출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파업이 예고대로 3주간 이어질 경우 1차 파업 때보다 생산 일정 조정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CDMO 사업은 생산능력뿐 아니라 납기 준수와 공급 연속성이 수주 경쟁력을 좌우한다. 글로벌 제약사는 특정 생산시설의 가동 차질 가능성을 공급망 리스크로 평가하는 만큼 반복적인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신규 수주나 재계약 과정에서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환자 치료와 직결되는 의약품 생산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 5월 파업 당시 생산 차질 우려 품목에는 항암제와 HIV 치료제 등 중증·필수 치료 영역의 의약품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2차 파업이 실제 생산 차질로 이어질 경우 고객사뿐 아니라 최종적으로 의약품 공급 일정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사측은 노조의 2차 총파업 예고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협상 가능성은 열어두겠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임단협 타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교섭해 왔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에 유감을 표하면서, 장기 파업이 회사의 경쟁력과 고객사 신뢰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노조 역시 실제 파업 돌입 전까지는 추가 협상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결국 오는 26일 전까지 노사가 임금 인상 폭과 고정급 구조를 둘러싼 간극을 얼마나 좁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노사 갈등을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의 임금 문제만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글로벌 CDMO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생산능력 경쟁뿐 아니라 안정적인 인력 운영과 납기 준수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른 만큼, 반복되는 파업이 향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 수주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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