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고려아연에 "이사 주주충실의무 명문화·10대1 액면분할" 초강수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2-13 09:40:43
고려아연 지배구조 전면개편 제안
집행임원제 도입·자사주 소각 재원 확보로 주주환원 압박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MBK 파트너스는 제52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지배구조 정상화와 주주가치 회복을 위해 이사의 총주주 충실의무를 정관에 반영하고, 발행주식 액면분할 등을 추진하는 내용을 담은 주주제안을 회사에 공식 제출했다고 12일 밝혔다.

 

영풍·MBK 파트너스에 따르면 이번 주주제안의 핵심은 고려아연의 왜곡된 기업 거버넌스로 인해 훼손된 주주가치를 회복하고 이사회와 주주총회가 본연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재정비하는데 있다. 

 

▲[사진=영풍]

 

단기적인 경영권 분쟁이나 인사 교체가 아니라, 구조적인 거버넌스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정상화하겠다는 취지다.

 

먼저 영풍·MBK 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정관에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를 명문화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지난해 상법 개정을 통해 도입된 상법 제382조의3, 즉 이사가 회사뿐 아니라 주주를 위해서도 직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는 취지를 기업 정관에 직접 반영하자는 것이다. 

 

대주주가 이를 정기주총 안건으로 공식 제안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정책적·시장적 의미가 크다고 게 영풍의 설명이다.

 

아울러 신주발행 시 이사회가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체 주주를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원칙을 정관에 명시해 기존 경영진 주도로 시도됐던 위법한 신주발행 등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제도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 상법상 ‘집행임원제’의 전면 도입도 함께 제안했다.

 

이는 업무 집행과 감독 기능을 명확히 분리해, 독립적 감시 기능을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아온 이사회의 역할을 회복하기 위한 핵심적인 거버넌스 개편안이다. 

 

이와 함께 주주총회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주주총회 의장을 대표이사가 아닌 이사회 의장이 맡도록 정관을 변경하고, 이사들이 안건을 충분히 검토하도록 이사회 소집 통지 기간을 현행 회일 1일 전에서 3일 전으로 연장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재무적 제안도 포함됐다. 영풍·MBK는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낮추는 10분의 1 액면분할을 통해 주식 유동성을 높이고 개인투자자의 접근성을 제고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또 3924억원 규모의 임의적립금을 배당 가능한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자기주식 전량 소각하더라도 분기 배당이 가능하도록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재원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2025년도에 중간배당이 없었던 것은 2024년 자기주식 공개매수 물량을 소각헤 발생한 상황임을 고려했다.

 

영풍·MBK 파트너스는 고려아연 현 경영진이 2025년 분기배당 도입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못한 점을 지적해 주주환원이 선언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제안은 경영진의 재량이나 약속이 아니라 재무 구조와 정관을 통해 주주환원이 실제로 실행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는 게 영풍의 설명이다.

 

이사회 구성과 관련 현 이사회가 경영진에 대한 견제 기능을 상실한 채 형식적으로 운영돼 왔다고 평가하며, 선임할 이사의 수를 이 번에 임기만료되는 이사 숫자인 6인으로 정하는 안건과 함께 집중투표 방식을 전제로 한 이사 선임을 요구했다. 

 

어느 한 주주 그룹이 이사회를 독식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주주들이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추천된 후보는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박병욱 후보와 최연석 MBK 파트너스 파트너, 사외이사 후보로는 오영 후보, 최병일 후보, 이선숙 후보다. 

 

영풍·MBK 파트너스는 이들 후보가 산업 전문성, 재무·경영 경험, 독립성을 고루 갖춘 인사들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명예회장에게 현직 회장과 동일한 최고 지급률을 적용하는 과도한 퇴직금 지급 규정을 합리적으로 개정해, 최윤범 회장 일가로의 자산 유출 방지와 재무 건전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영풍·MBK 측은 “이번 주주제안은 경영권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아니라 상장회사라면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질서와 원칙을 회복하자는 요구”라며 “고려아연이 거버넌스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통해 자본시장 신뢰회복과 시장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는 모범 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고 말했다.

 

영풍·MBK는 회사 측에 오는 2월 20일까지 안건별 수용 여부를 회신할 것을 요청했으며, 모든 주주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하도록 주주총회 소집공고와 공시에 해당 제안 내용이 충실히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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