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열 LS 의장, 한일경제협회 새 선장으로…'민간 외교' 전면 복귀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2-13 10:55:18
한일경제협회 16대 회장 취임…5월 도쿄 한일경제인회의서 공식 데뷔
미·중 갈등·美 관세 압박 속 공급망·첨단산업 공조 시험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예방 예정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이 국내 최대 한일 경제계 교류 단체인 한일경제협회의 새 수장으로 나서며 한일 경제 협력의 '민간 외교' 전면에 복귀한다. 

 

11일 한일경제협회는 오는 25일 정기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구 의장을 제16대 회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사회 의결 직후 3년 임기를 시작한다. 2014년부터 12~15대를 이끈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이 12년간의 임기를 마치면서 협회는 새로운 리더십 체제로 전환중이다.

 

▲ 구자열 LS이사회 의장[사진=LS그룹]

 

미·중 갈등과 미국발 관세 압박, 공급망 재편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재계는 올해 한일경제인회의가 양국 전략 산업 협력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파트너인 일본 측도 세대교체를 마쳤다. 사사키 미키오 미쓰비시상사 회장에 이어 최근 코지 아키요시 아사히그룹홀딩스 회장이 일한경제협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한일 양측 단체장이 동시에 교체되는 것은 이례적으로 재계에서는 민간 채널의 분위기 전환과 의제 재정립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는 계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구 의장은 2024년 2월까지 한국무역협회 회장을 맡았던 만큼 2년 만에 경제단체장으로 복귀한다. 

 

그의 공식 데뷔 무대는 오는 5월 19~2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제58회 한일경제인회의’가 될 전망이다. 이 회의는 양쪽 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양국 최대 민간 경제협력 플랫폼으로 매년 서울과 도쿄를 오가며 개최된다.

 

구 의장은 관례에 따라 삼성, SK, 현대차 등 주요 기업인들과 함께 일본 총리를 예방할 계획이다. 

 

올해는 최근 총선 승리로 정국 주도권을 확보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한국 경제사절단을 맞이하게 된다. 2024년 회의 당시에는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가 한국 기업인들을 접견한 바 있다.

 

올해 회의는 여러모로 의미가 남다르다.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었던 지난해에는 국내 정치 일정과 외교 변수로 민관 교류가 다소 위축됐지만 올해는 양국 정상 차원의 관계 복원 기조와 맞물려 경제 협력의 실질적 의제를 도출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관세 압박과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반도체·배터리·친환경 에너지·첨단 소재 등 전략 산업에서의 공조 필요성이 양국 재계의 공통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구 의장은 일본통(通)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1990년대 초 LG상사 일본지역본부장을 지냈고, 이후 국제 부문을 총괄해 일본 기업들과의 네트워크를 다져왔다. 

 

LS그룹 회장 재임 시절에는 일본을 포함한 25개국 100여 개 현지 법인을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장했다. 

 

무역협회장 시절에는 ‘한일 교류 특별위원회’를 신설해 기업 간 교류를 제도화했고, 이 같은 공로로 지난해 일본 와세다대에서 명예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2022년 서울에서 열린 제54회 한일경제인회의 기조연설에서 기업인 무비자 방문제도 복원, 미래지향적 산업 협력 확대, 정부·기업 공동 민관협의체 구성 등을 제안해 실질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취임 이후에도 단순한 교류를 넘어 첨단기술·공급망·탄소중립 분야에서의 공동 프로젝트 발굴에 무게를 둘 것으로 재계는 관측한다.

 

12년간 협회를 이끈 김윤 회장은 아베 신조, 스가 요시히데, 기시다 후미오 등 역대 일본 총리들과 교류해 한일 무역 갈등 국면에서도 대화 채널을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2019년 한일 무역분쟁으로 관계가 급랭했을 당시에도 서울에서 회의를 성사시키며 민간 외교의 끈을 놓지 않았다.

 

재계 관계자는 "정치·외교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민간 경제 채널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구 의장 체제의 한일경제협회가 양국 기업의 이해를 조율하고 공동 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실질적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어 "구 의장의 취임은 단순한 인선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글로벌 통상 질서 재편의 소용돌이 속에서 양국이 경쟁을 넘어 전략적 협력의 틀을 얼마나 구체화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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