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성장판 키우고 군살 뺀다…CJ제일제당, 체질 개선 지속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10-13 13:37:47
미국·헝가리 생산거점 구축…현지 생산으로 글로벌 식품사업 확대
국내 식품 영업이익 21.3% 감소…가격 조정·고수익 제품으로 대응
논산3공장 13억5000만원에 매각…비핵심 자산 정리로 사업 효율화

[메가경제=심영범 기자]CJ제일제당이 글로벌 식품사업 확대와 비핵심 자산 정리를 병행하며 사업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에서는 현지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를 통해 성장 기반을 넓히는 한편, 국내에서는 수익성이 낮은 사업과 유휴자산을 정리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해외 식품사업이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 식품사업은 원재료비와 물류비 부담으로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다. 이에 CJ제일제당은 해외 사업의 외형 확대와 국내 사업의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며 중장기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 CJ제일제당이 글로벌 식품사업 확대와 비핵심 자산 정리를 병행하며 사업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

 

13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달 4일 충남 논산시 가야곡면에 위치한 논산3공장과 부지를 13억5000만원에 매각했다. 쌀가루와 고춧가루 등 원부재료를 생산하던 소규모 시설로, 직접 생산하던 물량을 외주 생산(OEM)으로 전환하면서 가동을 중단한 뒤 매각 절차를 밟았다.

 

이번 매각은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기 위한 사업 재편의 일환이다. CJ제일제당은 직접 운영할 필요성이 낮은 사업과 자산을 정리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성장성과 경쟁력이 높은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논산3공장은 2008년 11월 준공돼 약 17년간 쌀가루와 고춧가루 등 원부재료를 생산했다. 생산 물량은 인근 논산1공장에 공급됐으며, 논산1공장은 비비고와 해찬들 등 주요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부터 논산3공장의 가동 중단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논산3공장은 소규모 생산시설인 만큼 이번 매각 자체가 대규모 자산 유동화의 신호탄이라기보다는 생산 구조를 효율화하는 차원의 조치로 해석된다. 회사는 개별 자산의 매각 규모보다 비효율적인 운영 구조를 정리하고 사업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해외에서는 생산기반 확대를 통한 성장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사우스다코타와 헝가리에 신규 생산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총 8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헝가리 공장은 2026년 하반기부터 비비고 만두 생산을 시작하고 향후 치킨까지 생산 품목을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 사우스다코타 공장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만두와 에그롤 등을 생산하는 북미 아시안 푸드 거점으로 조성되고 있다.

 

일본에서도 현지 생산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약 1000억원을 투자한 지바현 만두공장을 기반으로 현지 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올해 3월 출시한 비비고 만두교자를 일본 주요 유통채널 6000여개 점포에 입점시켰다. 같은 달 비비고 만두의 일본 시장 점유율은 처음으로 10%를 기록했다.

 

현지 생산체계는 해외 매출 확대뿐 아니라 공급 안정성과 물류 효율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다. 시장별 소비자 선호에 맞춘 제품을 현지에서 생산하면 운송 부담을 낮추고 수요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량이 늘어날 경우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국내 식품사업은 수익성 회복이 과제로 남아 있다. 올해 2분기 국내 식품 매출은 1조33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09억원으로 21.3% 감소했다. 햇반·만두·비비고 등 가공식품 매출이 3.6% 늘었으나 설탕·밀가루·식용유 등 소재식품 매출이 2.4% 줄어든 영향이다.

 

소재식품은 기업 간 거래(B2B) 비중이 높아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즉각 반영하기 어렵다. 여기에 물류·포장비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CJ제일제당은 이에 대응해 지난 7월 말부터 햇반·만두·생선구이 등 8개 카테고리 27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8% 인상하는 한편, 고수익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고 있다.

 

바이오사업은 매출 성장과 수익성 회복 가능성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 2분기 바이오 매출은 1조35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8% 증가했다. 라이신과 알지닌·이소류신 등 주요 제품의 판매 확대가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영업이익은 9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9% 감소했지만, 1분기와 비교하면 855억원 증가했다.

 

CJ제일제당은 범용 아미노산 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알지닌·이소류신 등 기술 장벽이 높은 고부가가치 소재인 스페셜티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제품 차별화와 고부가가치 사업 비중 확대를 통해 시장 가격 변동에 따른 실적 영향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사업구조 개편도 같은 맥락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7월 기존 식품·바이오 중심의 이원화 체계를 3개 사업부문으로 재편했다. 성장사업에는 투자 역량을 집중하고 기존 사업은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조직과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비하기 위한 조치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생산시설의 가동과 판매 확대가 계획대로 진행되는 동시에 국내 사업의 원가 부담을 얼마나 줄이느냐에 따라 사업 재편의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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