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KAI 2대 주주 등극…'한국판 스페이스X' 승부수 던졌다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6-17 17:03:02
지분 9.04% 확보 이어 연내 12% 이상 확대 추진…단순 투자 넘어 경영 참여 선언
발사체·위성·항공기·엔진 역량 결집…우주·항공 통합 밸류체인 구축, 글로벌 경쟁력 강화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KAI) 지분을 공격적으로 늘리며 우주·항공 산업 재편의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단순 투자 목적을 넘어 경영 참여 의사를 공식화하면서 업계는 발사체부터 위성, 항공기, 엔진까지 아우르는 '한국판 스페이스X' 구상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화그룹 본사 전경[사진=한화그룹]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7일 KAI 지분 6.50%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5월 당시 올해까지 5000억원을 투입해 KAI 지분을 추가 매입하겠다고 밝힌 계획을 조기에 달성한 것이다.

 

한화시스템도 1250억원을 들여 KAI 지분을 1.53%까지 늘렸다. 여기에 미국 법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HAUSA)가 보유한 1.01%를 더하면 그룹의 KAI 지분은 총 9.04%로 확대됐는데 수출입은행(26.41%)에 이은 2대 주주 규모다.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사회를 열고 연말까지 5000억원을 추가 투입해 지분을 9.97%까지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계획대로라면 그룹 전체 지분율은 12%를 넘어서게 된다.

 

한화는 이미 KAI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했다. 회사 측은 "필요할 경우 적법한 절차에 따라 회사와 주주,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고려해 경영 관련 사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가 KAI 지분 확대에 나선 배경에는 국가 안보와 우주·항공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

 

글로벌 우주산업은 민간기업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발사체와 위성, 통신, AI를 통합하는 대형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미국 스페이스X를 필두로 규모의 경제와 자본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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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국내 우주·항공 산업은 시장 규모가 작고 기업 간 중복 투자도 적지 않아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화는 항공엔진과 위성, 우주 발사체, 레이더 등 핵심 기술을 보유한 KAI는 국내 유일의 완제기 개발·생산 기업으로 항공기와 위성, 공중전투체계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역량이 결합될 경우 발사체부터 위성, 항공기, 지상체계, 우주 서비스까지 연결되는 국내 최대 우주·항공 밸류체인이 구축될 것으로 본다.

 

항공기 수출 경쟁력 강화도 기대된다. 최근 해외 고객들은 기체만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엔진과 항전장비, 무장체계를 포함한 통합 패키지를 요구하고 있다. 

 

한화의 엔진·방산 역량과 KAI의 항공기 기술이 결합하면 해외 수출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는 이번 지분 확대가 경남 창원과 사천, 전남 고흥을 잇는 남부권 우주·항공 클러스터 구축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양사의 협력이 우주·항공·방산 생태계 확장과 일자리 창출, 협력업체 동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의 KAI 지분 확대는 단순한 재무 투자라기보다 국가 우주·항공 산업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장기 전략의 성격이 강하다"며 "양사의 협력 범위와 경영 참여 수준에 따라 국내 우주산업 지형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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