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먹튀' 비난에 놀란 카카오..."계열사 CEO, 상장 후 2년간 주식 못 판다"

이석호 / 기사승인 : 2022-01-13 17:41:20
전 계열사 임원, 상장 후 1년간 주식 매도 금지 규정
'카카오 혐오' 여론에...콘트롤타워 'CAC' 역할 주목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스톡옵션 먹튀’ 논란에 여론의 비난이 거세게 일자 카카오가 직접 진화에 나섰다.

지난해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3년 만에 직접 국정감사 증언대에 선 이후 이번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새해에 들어서도 ‘카카오 혐오’ 현상이 빠르게 번져가는 모양새다.
 

▲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


카카오는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Corporate Alignment Center·CAC, 센터장 여민수)’에서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임원 주식 매도 규정을 마련해 즉시 시행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규정에 따르면 향후 카카오 계열 회사의 임원은 상장 후 1년간 주식을 매도할 수 없다. 스톡옵션 행사를 통해 받은 주식도 예외 없이 매도 제한을 적용할 방침이다.

적용 시점은 증권신고서 제출일로부터 상장 후 1년까지다. CEO의 경우에는 매도 제한 기간을 1년이 아닌 2년으로 더욱 엄격하게 제한한다. 임원들의 공동 주식 매도 행위도 금지된다.

상장사 임원 주식 매도에 대한 사전 리스크 점검 프로세스를 신설했다. 앞으로 임원이 주식을 매도할 경우 1개월 전 매도 수량과 기간을 미리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와 소속 회사의 IR팀 등에 공유해야 한다.

주식 매도 규정은 계열사를 이동해 종전 회사의 임원에서 퇴임하더라도 적용된다.

▲ 류영준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 [사진=카카오 제공]


이번 조처는 지난달 10일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자사 주식이 상장된 지 한 달여 만에 무려 900억 원 규모의 스톡옵션을 행사한 뒤 한꺼번에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팔아치워 큰 이득을 챙기면서 비롯됐다.

이후 카카오페이 주가는 회사 경영진에 대한 신뢰와 함께 급속히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13일 종가 기준으로 상장 후 전 고점보다 40% 이상 내린 14만 7000원에 머물고 있다.

반면에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당시 약 460억 원의 차익을 거둬 ‘먹튀’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하지만 사회적 파장이 점차 커지면서 카카오 차기 공동대표 내정자 신분이던 류 대표를 향해 사퇴 요구가 빗발쳤다.

카카오 노조는 최근 성명을 통해 “경영자로서 윤리의식이 결여됐다”면서 “책임을 지는 것은 카카오 신임 대표에서 사퇴하는 것”이라며 회사 측에 류 대표 내정 철회를 촉구했다.

지난 10일 류 공동대표 내정자는 결국 카카오에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도 3만 주의 스톡옵션 행사로 약 60억 원을 현금화한 사실이 드러나 회사 안팎에서 사퇴 요구에 부딪혔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12일 논평을 통해 “류 대표와 동일한 문제가 있는 신원근 대표 내정자 역시 스스로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이사회가 그를 후보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연합뉴스]

카카오와 그룹 총수인 김범수 의장의 대처 방식에도 문제가 제기된다.

지난해부터 카카오의 경영 방식과 김 의장의 리더십에 각종 문제점이 본격적으로 드러났지만, 구호성 대책만을 늘어놓을 뿐 실질적인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승욱 노동조합 지회장은 “류 전 내정자의 블록딜 사태가 계속 문제가 되고 있었으나 선임을 강행해온 지난 과정들은 결국 카카오가 ESG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셈”이라며 “계열사를 관장하는 컨트롤타워가 본사에 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올해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이 상장을 앞둔 상황에서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이번 카카오페이 사태로 카카오를 겨냥해 ‘먹튀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수준까지 이른 데에는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제재할 콘트롤타워가 유명무실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카카오는 이날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가 전 계열사 전략 방향을 조율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며 “카카오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경영진과 임직원들의 윤리의식 강화와 리스크 방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열사 상장 관련해서도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김 의장이 최측근인 남궁훈 센터장과 함께 이끄는 미래사업 전략 수립 조직 ‘미래이니셔티브센터’도 함께 콘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반면에 김 의장의 측근들로만 채워진 조직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한 사회적 책임을 요구받는 ‘공룡’ 카카오의 쇄신을 주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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