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 200곳에 '로봇 DNA' 심는다…현대차, 'K-휴머노이드 부품공급망' 승부수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8-14 10:23:47
모터·감속기·센서 기술 로봇으로 확장…원가 낮추고 대량생산 체계 구축
"동반성장"…보스턴다이내믹스, '아틀라스' 휴머노이드 앞세워 생태계 확장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현대자동차가 200여 개 1차 협력사와 손잡고 자동차 산업에서 축적한 제조 경쟁력을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으로 확장한다. 

 

협력사들이 보유한 모터·감속기·센서·제어 기술을 로봇 분야와 연결해 가격 경쟁력과 공급망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사진=챗GPT4]

 

최근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200여 개 1차 소재·부품 협력사를 대상으로 각사가 보유한 기술과 로봇 분야 진출 가능성 등을 담은 '휴머노이드 사업계획서'를 받았다. 

 

협력사의 기술과 의견을 폭넓게 모아 자동차와 로봇 산업 간 새로운 시너지를 찾기 위한 행보라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기존 자동차 부품 기술 가운데 로봇에 적용할 수 있는 영역을 발굴하고 향후 공급망 구축 가능성을 살피기 위한 차원이다. 일부 기존 자동차 부품사들은 이미 전담 연구개발(R&D) 인력을 확대하고 로봇 부품 양산을 위한 투자 검토에 나선 상황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이러한 행보는 완성차 업체와 부품사가 함께 성장해온 국내 자동차 공급망을 미래 휴머노이드 산업의 경쟁력으로 연결하려는 장기 전략으로 풀이된다. 

 

자동차 산업에서 검증된 대량생산과 품질관리, 원가 절감 노하우를 로봇에 접목할 경우 국내 부품사에는 새로운 성장 시장이 열리고 현대차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로봇 부품 생태계를 확보하는 '윈윈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 "휴머노이드 몸값 낮춰라"…현대차 협력사, 모터·감속기 '로봇 전환' 속도

 

현대차가 협력사와의 협업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휴머노이드 대중화를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가격 장벽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현재 높은 부품 가격과 생산비용이 상용화의 걸림돌로 꼽힌다. 

 

가성비를 맞추기 위해서는 주요 부품의 원가 절감과 대량생산 체계를 동시에 갖춰야 한다.

 

특히 사람의 관절 역할을 하는 액추에이터를 비롯해 ▲정밀모터 ▲감속기 ▲센서 ▲하우징 등은 기존 자동차 부품업계가 강점을 가진 분야와 상당 부분 맞닿아 있다. 

 

자동차 산업에서 수십 년간 대량생산 경험을 축적한 협력사들이 로봇 시장에 진입할 경우 국내 산업계가 휴머노이드 핵심 부품 공급망을 빠르게 구축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실제 부품업계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HL만도는 모터·제어기·감속기를 결합한 로봇 관절용 액추에이터 모듈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디아이씨는 휴머노이드용 감속기와 구동모터 개발에 나섰다. 

 

삼현·삼보모터스·네오오토·SNT모티브 등도 기존 자동차 부품 기술을 활용해 액추에이터와 하우징, 감속기어, 정밀모터 등 로봇 부품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 "동반성장"…현대차, 200개 협력사와 'K-휴머노이드 생태계' 키운다

 

현대차는 이러한 움직임이 협력사에 대한 일방적인 투자 요구나 평가 기준 변경과는 거리가 멀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사는 CES(세계 IT·전자 박람회)에서도 2030년을 겨냥해 로봇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방향성을 밝힌 바 있다"며 "로봇 사업 참여 업체로 선정되지 않았다고 해서 패널티를 주는 방식은 절대 아니며 국내 로봇생태계 발전을 위한 차원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협력사들의 전반적인 의견을 수렴해 자동차 산업과 로봇 산업이 함께 시너지를 내는 방향을 찾는 과정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은 로봇 전문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상용화를 추진중이다. 향후 경쟁력의 핵심은 단순히 로봇 한 대를 잘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자동차 산업에서 구축한 촘촘한 부품·제조 생태계를 휴머노이드 산업에서도 재현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국내 부품사들이 함께 구축하는 'K-휴머노이드 공급망'이 자동차 산업에 이은 새로운 제조 경쟁력으로 자리를 잡는 역량이 글로벌 경쟁력의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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