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지 구축한 KT&G...해외 담배로 벌고 주주환원 쏜다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10-12 10:31:46
인도네시아 신공장 가동으로 글로벌 5각 생산체제 구축…해외 생산능력 확대
해외 궐련 매출 성장·현지 생산 효과로 수익성 개선…3분기 영업이익 5000억원 전망
36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이어 배당 강화 예고…투자 부담 완화로 환원 여력 확대

[메가경제=심영범 기자]KT&G가 해외 생산기지 확충을 마무리하고 글로벌 담배 사업의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자흐스탄과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현지 생산체제를 강화하면서 물류비와 관세 부담을 낮추고 해외 판매 확대를 추진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해외 궐련 사업의 성장과 생산원가 절감 효과가 맞물리면서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만큼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강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 KT&G가 해외 생산기지 확충을 마무리하고 글로벌 담배 사업의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자흐스탄과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현지 생산체제를 강화하면서 물류비와 관세 부담을 낮추고 해외 판매 확대를 추진하는 모습이다. [사진=KT&G]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KT&G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을 1조9186억원, 영업이익을 5155억원으로 추정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0%, 10.8% 증가한 규모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KB증권도 3분기 매출액을 1조9384억원, 영업이익을 4968억원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1%, 6.7% 늘어난 수치다. 두 증권사의 전망을 종합하면 KT&G의 3분기 매출은 1조9000억원대, 영업이익은 5000억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은 해외 궐련 사업이다. 교보증권은 3분기 해외 궐련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판매량과 평균판매단가(ASP)가 함께 상승하면서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KB증권은 해외 궐련 매출 증가율을 12%로 추정했다. 판매량이 6.4%, 평균판매단가가 5.3% 상승하고 독립국가연합(CIS)과 아프리카 지역의 판매 확대가 실적에 기여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해외 사업의 성장세는 중장기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KT&G의 해외 궐련 매출은 2021년 6858억원에서 지난해 1조8775억원으로 증가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약 29%다. 지난해 해외 궐련 매출 비중은 전체 궐련 매출의 54.1%를 기록해 처음으로 국내 매출 비중을 넘어섰다. 국내 중심이었던 사업 구조가 해외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현지 생산 확대는 매출 성장뿐 아니라 수익성 개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보증권은 3분기 담배 부문 영업이익을 4140억원으로 추정했다.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규모다. 국내 궐련 담배의 원가 절감 효과가 반영되면서 담배 부문 영업이익률은 31.9%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KB증권은 카자흐스탄과 인도네시아의 현지 생산 확대, 국내 궐련 위탁생산 증가, 전자담배 기기 판매 비중 축소 등을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꼽았다. 해외 현지 생산 비중이 높아지면 한국에서 완제품을 운송할 때 발생하는 물류비와 일부 관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현지 수요에 맞춰 공급량을 조절하기 쉬워지는 만큼 재고와 운송 기간 관리에도 유리하다.

 

KT&G는 최근 인도네시아 신공장을 본격 가동하며 한국·인도네시아·러시아·카자흐스탄·튀르키예를 잇는 글로벌 5각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지난 6일 인도네시아 동부자바주 파수루안에서 열린 신공장 오프닝 기념식에는 방경만 KT&G 사장과 인도네시아 주정부 관계자,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주요 담배 시장이자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출 거점이다. KT&G는 2011년 현지 기업 인수를 통해 시장에 진출한 뒤 글로벌 초슬림 담배 브랜드 '에쎄(ESSE)'와 현지 전용 브랜드 '주아라(JUARA)' 등을 앞세워 사업을 확대해왔다. 현재 인도네시아 담배 시장에서 점유율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에 가동을 시작한 신공장에는 향후 궐련 제조 설비 9대가 설치될 예정이다. 연간 최대 생산능력은 210억 개비다. 기존 인도네시아 1공장의 생산능력 140억 개비를 더하면 인도네시아에서만 연간 최대 350억 개비를 생산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KT&G의 해외 생산국 가운데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국가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신공장은 내수 공급뿐 아니라 해외 수출기지 역할도 맡는다. 태평양과 인도양 사이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대만·몽골·나이지리아·인도 등으로 수출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KT&G는 해외 생산시설을 활용해 현지 시장 대응력을 높이는 동시에 아시아·태평양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카자흐스탄 공장도 유라시아 시장 공략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KT&G의 카자흐스탄 시장점유율은 2022년 5.1%에서 지난해 9.6%로 상승해 현지 3위에 올랐다. 2022~2025년 판매량은 연평균 20.4%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연평균 70.2%, 89.7%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카자흐스탄 공장은 연간 60억 개비의 생산능력을 갖췄으며, 추가 증설을 통해 최대 220억 개비까지 확대할 수 있다. 올해 예상 생산량은 33억 개비로, 이 가운데 약 40%를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 등 주변국에 수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생산을 통해 한국에서 제품을 공급할 때 약 한 달이 걸리던 운송 기간을 당일에서 열흘 수준으로 줄였으며,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권역 내 수출 과정에서 관세 부담을 낮추는 효과도 기대된다.

 

궐련형 전자담배(HNB) 사업도 추가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카자흐스탄 HNB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KT&G는 현지 직접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일반 궐련보다 순매출단가가 높은 HNB의 판매가 확대되고 로열티 중심 사업에서 직접사업으로 전환할 경우 수익 기여도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KT&G는 해외 생산시설 확충을 통해 2028년까지 해외 생산 비중을 60% 이상으로 높인다는 목표다. 인도네시아·러시아·카자흐스탄·튀르키예 등 해외 공장의 최대 생산능력은 연간 총 650억 개비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 규모를 확대해 비용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역별 생산 거점을 활용해 글로벌 사업의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해외 설비투자 마무리는 주주환원 확대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KT&G는 2024년 11월 발표한 총 2조4000억원 규모의 해외 설비투자를 상당 부분 마무리했다. 투자 부담이 줄어들면 영업활동을 통해 확보한 현금을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에 활용할 여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KT&G는 지난 9월 22일 이사회에서 약 36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했다. 발행주식 총수의 약 2%에 해당하는 207만주를 장내 매입한 뒤 전량 소각하는 방식이다. 앞서 지난 4월에는 보유 중이던 약 1조8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전량 소각했다. 회사는 기존 중장기 주주환원계획에 담긴 자사주 소각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배당도 확대하는 추세다. KT&G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3조4052억원, 영업이익은 77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0%, 22.6% 증가했다.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중간배당금은 주당 1400원에서 2000원으로 인상됐다. KT&G는 올해 4분기 배당 강화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도 해외 사업 성장과 주주환원 확대를 주요 투자 포인트로 보고 있다. 키움증권·DS투자증권·유안타증권은 KT&G의 목표주가로 25만원을 제시했으며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23만원을 유지했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줄어드는 가운데 해외 담배 사업의 이익 기여도가 높아지면 배당 확대 여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3분기도 사상 최대 실적을 재차 경신하며 호실적을 시현할 전망”이라며 “특히 국내 궐련에서 원가 절감 효과가 반영되며 가시적인 성과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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