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불시점검 일주일 뒤 사망사고... 원청 책임론 부상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현대성우홀딩스 계열사인 현대성우캐스팅 충북 충주공장에서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가 설비 안에서 작업하다 기계가 작동해 숨지는 중대재해가 발생하면서 원청의 안전관리 책임이 도마에 올랐다.
핵심 쟁점은 작업 통제가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여부다.
![]() |
| ▲[사진=챗GPT4] |
금속노조가 사고 설비에 잠금장치와 작업지휘자 등이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설비 정비·청소 과정에서 기본적인 전원 차단과 작업 통제가 안전 매뉴얼에 맞게 시행됐는지 여부가 중처법에 접촉을 판가름하게 된다.
사고 현장이 불과 일주일 전 고용노동부의 불시점검을 받은 사업장이라는 점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위험 작업을 하청에 맡긴 뒤 원청이 작업 과정과 설비 가동을 실질적으로 얼마나 통제했는지와 함께 정부의 현장 감독이 실효성 있게 작동했는지도 수사 과정에서 밝혀지게 됐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설비 오작동을 넘어 외주화된 위험 작업에서 원청의 안전관리 체계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했는지를 가늠하는 사건으로 간주된다.
◆ 설비 내부 하청 근로자 있는데 3분간 가동…"잠금장치 없었다" 논란
고용노동부와 금속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10시47분쯤 현대성우캐스팅 충주 1공장에서 외주업체 DS코리아 소속 1981년생 노동자 박모씨가 용해로 킬른 설비 보전 작업 중 숨졌다.
해당 설비는 금속을 녹이거나 고온으로 처리하는 공정에 쓰인다.
노조는 박씨가 청소와 생산정비를 위해 설비 내부에 들어가 있던 상황에서 장비가 약 3분간 작동했고, 내부 설비에 부딪혀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한다.
당시 설비는 베어링 교체 후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가동된 것으로 노조 측은 파악한다.
사고 직후 노동부 충주고용노동지청 중대재해수사과와 산재예방감독과, 안전보건공단은 현장 조사에 착수하고 해당 작업에 대해 작업중지 조치를 내렸다.
노동 당국은 현대성우캐스팅과 수급업체의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및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위반 여부를 조사중이다.
설비 내부 청소나 정비 작업은 작업자가 기계 안에 직접 들어갈 경우 작업 전 전원을 차단하는 것이 핵심 안전 사항이다.
노조 측은 사고 설비에 “잠금장치도, 작업지휘자도, 2인1조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사실로 확인될 경우 단순 작업자 부주의보다 작업 승인과 설비 통제, 현장 관리 전반에 문제가 있었는지가 수사의 주요 쟁점이 될 수 있다.
◆ “2019년 1공장 전체 외주화”…원청 책임 어디까지
사망 노동자가 하청업체 소속이라는 점도 원청 책임 여부를 가르는 핵심 대목이다.
도급 구조에서는 작업을 하청 노동자가 수행하더라도 작업 장소와 설비를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하는 원청이 위험요인을 파악하고 안전조치를 해야 할 책임이 생길 수 있다.
이에 따라 노동부는 ▲사고 설비의 관리 주체와 작업 지시·승인 과정 ▲위험성 평가 ▲작업 전 안전교육 ▲전원 차단 여부 등을 들여다봐야 하는 상황이다.
노조 측은 사고가 발생한 충주 1공장이 2019년 도장 작업을 제외한 공정을 외주화한 사업장이라고 주장하며 이번 사고를 ‘위험의 외주화’ 문제와 연결지었다.
아울러 하청 노동자가 설비 보전업무를 맡는 구조와 안전보건관리체계 부재가 사고 위험을 키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 같은 내용은 현재까지 금속노조 측 주장으로 실제 외주화 범위와 안전관리 책임의 구체적 내용은 노동부 수사를 통해 확인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 노동부 점검 일주일 뒤 사고…현장 감독 실효성도 논란
노조에 따르면 충주 1공장은 사고 약 일주일 전 산업재해 다발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노동부 불시점검을 받았다. 노조는 당시 점검에도 불구하고 작업 현장의 위험요인이 충분히 개선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7일 오전 10시30분 고용노동부 충주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기자회견에는 정상만 금속노조 부위원장 겸 노동안전보건위원장, 김민우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수석부본부장, 권오주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부지부장, 김희수 현대성우메탈지회 지회장 등이 참석해 발언했다.
◆ 산안법 강화 직후 또 중대재해…현장 안전체계 ‘시험대’
특히 이번 사고는 산업재해 사망사고에 대한 기업 책임을 강화하는 산안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나흘 만에 발생했다.
국회는 지난 1일 사업주의 안전조치 위반으로 최근 1년간 근로자 3명 이상이 사망할 경우 영업이익의 최대 5%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산안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하청 노동자가 원청에 직접 작업중지를 요구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다만 개정안에 담긴 과징금 제도는 법 공포 후 6개월 뒤 시행되는 만큼 이번 사고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현대성우캐스팅의 법적 책임 여부는 현행 중처법과 산안법에 따른 노동부 수사를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 초기 안전조치·유가족 보상·재발방지 대책 질의…회사 측 '묵묵부답'
회사 측의 구체적인 사고 대응 방안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본지는 회사 측에 사고 당시 설비 전원 차단과 잠금·표지조치 등 초기 안전조치가 적정하게 이뤄졌는지, 유가족과 보상 합의를 마무리했는지, 사고 이후 마련한 재발방지 대책은 무엇인지 등을 질의했다.
하지만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회사 측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고에서 규명돼야 할 부분은 누가 설비를 직접 작동시켰는지에 그치지 않는다"며 "하청 노동자가 설비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원청이 작업 사실을 인지하고 설비 가동을 통제할 시스템을 갖췄는지 사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할 안전관리 체계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했는지가 쟁점이 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