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은 됐지만...구멍 '송송' 액상형 전자담배 규제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5-06 11:09:31
담배 정의 확대에 전자담배 전면 규제… 온라인 판매 금지 포함
무니코틴·유사 니코틴 ‘사각지대’… 초기 규제 공백 논란
성평등가족부, 전자담배 무인 판매점 ‘유해 업소’전환 검토

[메가경제=심영범 기자]합성니코틴 규제 시행이 가시화되면서 관련 시장이 재편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제도 시행 초기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규제 공백과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제기된다. 

 

지난 28일 개정안에 따르면 담배의 정의를 기존 ‘연초의 잎’에서 ‘연초 또는 니코틴(천연·합성 포함)’으로 확대하며 전자담배 전반을 규제 범위에 포함시켰다. 

 

▲ 합성니코틴 규제 시행이 가시화되면서 관련 시장이 재편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제도 시행 초기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규제 공백과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제기된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무니코틴 및 무메틸니코틴으로 인증된 일부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은 현행법상 담배로 분류되지 않아 온라인 판매가 지속되고 있다. 이들 제품은 ‘유해·발암물질 0%’ 등을 강조하며 안전성을 부각하고 있다. 

 

유사 니코틴은 니코틴과 유사한 화학 구조를 지니고 있지만 현행법상 담배로 분류되지 않는다. 무니코틴 제품 역시 ‘니코틴 0’으로 표시되지만 유사 화합물이 포함된 사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자담배는 액상을 고온으로 가열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유해물질이 생성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프로필렌글리콜(PG)과 식물성 글리세린(VG), 향료 등 주요 성분은 가열 시 독성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해외 연구에서도 세포 독성과 유해 화합물 생성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다만 오프라인 판매점에는 최대 2년의 유예 기간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일부 사업자들은 영업 형태를 조정하거나 제품 구성을 변경하는 등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합성 니코틴 제품에 세금이 부과될 경우 가격이 두 배 이상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일부 업체와 소비자들이 유사 니코틴이나 무니코틴 제품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실제로 일부 매장은 이미 관련 제품으로 전환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변형된 형태의 유사 니코틴 제품이 일부 시장에서 등장하며 당국의 모니터링 대상에 오른 상태다. 현재까지 시장 점유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규제 강도가 높아질수록 새로운 대체 제품이 반복적으로 출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무인 판매 채널 역시 주요 변수로 꼽힌다. 

 

한때 월 30~40개 수준까지 증가하던 무인 자판기 매장은 최근 신규 개설 속도가 둔화되며 지난달에는 한 자릿수 증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정 수준의 신규 출점이 이어지면서 시장 내 존재감은 유지되고 있다. 

 

특히 청소년 접근성 문제는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현재는 제품 자체가 ‘청소년 유해 물건’으로 분류돼 판매 제한 중심의 규제가 적용되고 있으나, 출입 자체를 통제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지적된다. 

 

전자담배협회 총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성평등가족부는 전자담배 무인 판매점을 ‘유해 업소’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제도가 실현되면 매장 출입 단계부터 성인 인증 절차가 적용돼 청소년의 물리적 접근 자체를 차단할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도 해당 방안에 대해 일정 부분 필요성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해외 주요국 역시 유사한 고민을 안고 있다. 영국은 일정 연령 이하 세대의 평생 흡연을 금지하는 이른바 ‘세대 차단형 규제’를 추진하는 한편,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해서는 금지보다는 별도의 규제 체계를 적용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뉴질랜드 또한 과거 유사 정책을 시도했으나 일부 제품군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논의가 진행된 바 있다. 

 

업계는 이 같은 글로벌 흐름에 대해 “연초와 액상형 전자담배를 동일선상에서 규제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 설정이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액상형 제품을 금연 전환 과정에서의 대체재로 보는 시각도 존재해 규제 강도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세제 역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는 현행 과세 체계가 과도한 수준이라고 주장하며, 높은 세율이 오히려 비규제·비정상 시장으로 수요를 이동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규제가 강화될수록 편법 제품이나 유사 니코틴 시장으로의 이동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책 환경 변화도 변수다. 업계는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 이후 국회 상임위원회 구성이 변경되면 세율 및 규제 체계 전반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하반기부터는 세제 정상화와 제도 보완을 둘러싼 입법 논의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김도환 전자담배협회 총연합회 부회장은 "청소년 보호를 위한 합성니코틴 전자담배와 관련된 규제 강화도 필요하지만 과도한 세금은 우회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며 “제도와 세율의 균형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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