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번호 털렸는데 홈페이지는 조용”…제주항공, 100여명 정보유출 후폭풍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8-12 08:44:22
네이버 검색결과에 예약정보 노출…제주항공 홈페이지선 여권번호 전체까지 확인
피해자에 재발급 비용·10만원 보상…개인정보위 신고했지만 홈페이지 사고 공지는 없어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제주항공 고객 100여명의 항공권 예약정보가 검색엔진과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외부에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일부 개인정보는 네이버 검색 결과에 표시됐고, 해당 링크를 통해 제주항공 홈페이지로 접속하면 여권번호 전체까지 확인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항공은 사고를 확인한 뒤 관련 페이지를 차단하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하는 한편 피해 고객에게 여권 재발급 비용과 1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작 자사 홈페이지에는 개인정보 노출 사고 사실을 별도로 공지하지 않아 사후 대응의 투명성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 제주항공 고객 100여명의 항공권 예약정보가 검색엔진과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외부에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일부 개인정보는 네이버 검색 결과에 표시됐고, 해당 링크를 통해 제주항공 홈페이지로 접속하면 여권번호 전체까지 확인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챗GPT]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네이버 검색창에 ‘제주항공’과 특정 항공편명을 입력할 경우 일부 예약자의 이름과 여권번호 등 예약정보가 검색 결과에 노출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네이버 검색 결과에는 여권번호 일부만 표시됐지만, 검색 결과에 연결된 링크를 통해 제주항공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여권번호 전체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색엔진 넘어 홈페이지서 ‘여권번호 전체’ 노출

 

이번 사고에서 가장 민감한 대목은 단순히 검색엔진에 개인정보 일부가 노출된 데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검색 결과에 표시된 제주항공 홈페이지 링크로 접속하면 예약자의 여권번호 전체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번호는 해외 출입국과 신원 확인 과정에서 활용되는 중요 개인정보다. 이름 등 다른 개인정보와 결합될 경우 피해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항공사의 개인정보 관리 체계를 둘러싼 책임론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제주항공은 문제를 확인한 직후 해당 페이지를 차단했다. 이어 이틀 뒤인 지난 7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사고 사실을 신고했다.

 

현재까지 정보가 노출된 것으로 파악된 고객은 100여명이다.

 

제주항공은 해당 고객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개인정보 노출 사실과 후속 조치를 안내하고 있다.

 

여권 재발급 비용에 10만원 보상

 

제주항공은 피해 고객들의 여권 재발급 비용을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피해 고객 1인당 10만원의 보상금도 지급할 예정이다.

 

회사가 여권 재발급 비용까지 부담하기로 한 것은 이번 사고로 여권번호가 노출됐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항공사는 예약·발권 과정에서 이름과 연락처, 생년월일, 여권정보 등 개인정보를 다량으로 취급한다. 특히 국제선 이용자의 경우 여권 관련 정보까지 보유하는 만큼 일반 소비재 기업보다 높은 수준의 개인정보 관리 체계를 요구받는다.

 

이번 사고가 단순한 웹페이지 오류를 넘어 제주항공의 개인정보 접근 권한과 검색엔진 수집 차단, 예약 페이지 관리 체계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하는 사안으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피해 고객엔 알렸지만…홈페이지 사고 공지는 ‘없어’

 

사고 이후 제주항공의 대응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제주항공은 피해가 확인된 고객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하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도 사고 사실을 신고했지만, 11일 오후 기준 자사 홈페이지에는 이번 개인정보 노출 사고와 관련한 별도 공지를 게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홈페이지를 통해 여권번호 전체가 노출될 정도의 개인정보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일반 고객들이 확인할 수 있는 공식적인 사고 안내가 없다는 점에서 보다 적극적인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실제 정보가 노출된 것으로 확인된 고객은 100여명이지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정보가 노출 대상에 포함됐는지 여부와 사고 발생 원인, 노출 기간, 재발방지 대책 등을 공식 채널을 통해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제주항공이 피해 당사자에게 개별 통보와 보상을 진행하는 것과 별개로, 사고의 경위와 조치 내용을 홈페이지 등을 통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문제는 ‘왜 검색됐나’…재발방지 대책도 숙제

 

향후 관건은 개인정보가 외부 검색엔진에 노출된 구체적인 원인을 밝히는 것이다.

 

일반 이용자가 검색엔진을 통해 예약자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 예약 관련 페이지의 외부 접근 통제나 검색엔진 색인 차단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검색 결과에 일부 정보가 노출된 데 이어 자사 홈페이지에서 여권번호 전체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단순히 네이버 검색 노출만을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제주항공은 사고 페이지 차단과 개인정보위 신고, 피해 고객 보상에 나섰지만 이번 사태로 개인정보 관리 체계와 사고 이후 정보 공개 방식 모두를 다시 점검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결국 이번 사고의 핵심은 100여명의 개인정보가 노출됐다는 사실에 그치지 않는다. “어떻게 항공사 예약정보가 검색엔진에 노출됐고, 왜 회사 홈페이지에서 여권번호 전체까지 확인할 수 있었는지, 사고 이후 고객들에게 얼마나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했는지”가 제주항공의 보안 신뢰도를 가를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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