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확보·교섭 구조 향방 촉각…회사 "통합노조 설립목적 파악 중"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GS칼텍스에 제2노조인 ‘통합노동조합’(이하 통합노조)이 공식 출범하면서 복수노조 체제가 본격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기존 생산기술직 노조는 설립 과정에서 사전 소통이 없었다며 당분간 협력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인 반면 통합노조는 기존 노조와의 경쟁이 아닌 연대와 협력을 강조해 공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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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챗GPT4] |
29일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 기존 생산기술직 노조는 최근 통합노조 설립과 관련해 “통합노조라는 표현 때문에 기존 노조와 통합된 조직이라는 오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생산기술직과 일반직, 지원직 등을 포함하는 노조라는 의미일 뿐 기존 노조와의 통합을 뜻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
기존 노조는 제2노조 설립 과정에서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기존 노조 측은 “제2노조 설립과 관련해 사전에 우리 노조와 어떠한 교류나 소통도 없었다”며 “기존 노조와의 협력 기조를 내세우면서 생산기술직까지 조합원으로 받겠다고 하는 것은 협력의 기조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특정인 1명 외에는 조직 구성이나 규모 등 구체적인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 단계에서는 통합노조와 협력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적극적인 대응이나 별도 대책 마련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기존 노조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거나 대책을 마련할 경우 자칫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며 당분간 통합노조의 움직임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통합노조는 기존 노조와 경쟁할 의도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통합노조 위원장은 “기존 선배조합의 역사와 헌신을 존중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선배조합과 협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며 “이는 조합 설립 당시 정한 3대 핵심 사항 중 하나로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성원의 권익을 지키고 회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선배조합이 오랜 기간 쌓아온 경험과 노련함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현재 선배조합에서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통합노조는 변함없는 협력 의지를 가지고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통합노조는 조합원들에게 기존 노조에 대한 비판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통합노조 위원장은 “기존 선배조합을 비난하거나 비판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당부한다”며 “현 지도부에 대한 존중과 지지의 자세를 유지해 달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통합노조의 목적은 선배조합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힘을 합쳐 구성원의 권익을 지켜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조합원 사이선 "지나친 견제" 목소리…조직 영역 겹치면 갈등 가능성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일부 조합원 사이에서는 기존 노조의 대응을 두고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통합노조가 공개적으로 협력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기존 노조가 사전 소통이 없었다는 점 등을 이유로 협력 가능성에 선을 긋는 것은 지나친 견제라는 반응이다.
한 조합원은 “통합노조는 기존 노조와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 기존 노조가 시작부터 협력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긋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기존 노조가 사무직 가입 과정에서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돕겠다고 나선다면 전체 조직의 힘을 키우는 방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신생 노조를 경쟁 상대로 보기보다 사무직과 생산직을 아우르는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전체 조합원의 교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반면 통합노조가 생산기술직까지 가입 대상으로 열어둔 만큼 향후 조합원 확보 과정에서 기존 노조와 조직 영역이 겹칠 가능성도 있다. 현재의 협력 기조가 실제 조직 확대 과정에서도 유지될 수 있을지가 향후 양측 관계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 비전임 위원장 조직 확대 변수…회사 "설립 목적 파악 중"
통합노조 위원장이 노조 전임자가 아니라는 점도 초기 조직 확대 과정의 변수로 꼽힌다.
현재 통합노조 위원장은 통상 근무시간에는 기존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조합원 사이에서는 비전임 상태에서 회사와 지속 접촉해야 하는 만큼 향후 회사 측의 회유나 압박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현재까지 실제 회유나 압박이 있었다고 볼 만한 구체적인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위원장 역시 근무시간 중 노조 가입을 독려하거나 홍보 활동을 할 경우 사내 규정과의 충돌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을 의식해 근무시간에는 관련 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통합노조의 조합원 모집과 조직 확대 활동은 주로 근무시간 외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노조 전임자가 아닌 상태에서 기존 업무와 조합 활동을 병행해야 한다는 점은 신생 노조가 초기 조직력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할지를 가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GS칼텍스는 현재 새 노조의 설립 배경과 목적을 파악하는 단계라는 입장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복수노조 설립 신고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어떤 목적으로 노조 설립을 진행했는지 파악 중”이라며 “추후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관건은 통합노조의 조직 확대와 두 노조 간 역할 설정이다. 통합노조가 사무직과 지원직을 중심으로 세를 넓히면서 기존 노조와 협력 관계를 구축할 경우 복수노조 체제에서 공동 대응이 가능하지만, 생산기술직 조합원 확보와 교섭 구조를 놓고 이해관계가 맞물릴 경우 노노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복수노조 체제에서는 초기 조직 확대 과정에서 조합원 확보와 교섭 주도권을 둘러싼 긴장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다만 두 노조가 직군별 이해관계를 나누면서 공동 현안에는 함께 대응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면 오히려 전체 교섭력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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