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하와이서 독립유공자 故 김노디·안정송 지사에 훈장..."첫 해외 추서식"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09-23 14:46:43
"독립운동 자금모금" 헌신..."하와이 이민史, 가슴을 울리는 애국의 역사"
문대통령 "독립 헌신한 분들 예우 정부의 책무이자 영광...최선 다할 것"

유엔 총회 참석 일정을 마치고 하와이 호놀룰루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오전 9시 30분(한국시간 23일 새벽 4시30분) 하와이대학교 한국학연구소에서 고(故) 김노디 지사와 고 안정송 지사에게 훈장을 추서했다.

한국 대통령이 해외 현지에서 독립유공자 훈장을 추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애국지사는 최근 독립운동 공적이 확인된 하와이 이민세대로, 이국땅에서 조국의 자주독립에 대한 열망으로 독립자금을 모금하는 등 재정적으로 헌신했다.

문 대통령은 김 지사의 딸 위니프레드 리 남바 씨와 안 지사의 손녀 카렌 안 씨와 손자 제프리 림 씨에게 대신 훈장을 수여했다.
 

▲ 독립유공자 김노디 지사와 안정송 지사 후손에게 추서한 훈장과 훈장증. [호놀룰루=연합뉴스]

국가보훈처는 두 자시의 훈장 추서와 관련해 ▲ 정부 주도 독립유공자 발굴·포상, ▲ 여성 독립운동 심사기준 개선, ▲ 적극적인 독립유공자 후손 찾기, 라는 보훈 적극행정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김노디 애국지사(건국훈장 애국장)는 독립운동과 여성 교육에 헌신한 분이다. 오벌린 대학에 재학 중이던 1919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제1차 재미한인대표자회의에 참석해 일본이 여성에게 하는 잔학한 행위를 폭로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미국 하와이대 한국학연구소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훈장 추서식에서 독립유공자 김노디 지사 후손에게 애국장을 수여한 뒤 박수치고 있다. [호놀룰루=연합뉴스]

김 지사는 여성도 독립운동에 참여하고 있으니 남성과 같은 권리를 가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연설했고, 한인기독학원 사감을 맡아 여성교육과 교육기관 설립을 위해 노력했다.

김 지사는 대한부인구제회에서 임원으로 독립운동 자금을 적극적으로 모집했고, 1921년부터는 미국 각지를 돌며 한국의 사정과 독립에 대해 선전하는 활동했다.

이화학교 선생이었던 안정송 애국지사(건국훈장 애족장)는 하와이 이주 후 독립운동 자금모집과 동포 교육에 앞장섰다. 한인합성협회 부회장, 대한인국민회 총회장 등을 지내며 하와이와 미주지역 독립운동을 한 안원규 지사(1995년, 독립장)의 배우자다.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미국 하와이대 한국학연구소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훈장 추서식에서 독립유공자 안정송 지사 후손에게 애족장을 수여하고 있다. [호놀룰루=연합뉴스]

하와이 지역 학생들에게 민족의식과 어학을 가르친 안 지사는 대한부인회와 대한부인구제회의 임원으로서 독립자금을 모집하고 조선과 만주 등 해외 동포들을 후원하며 독립운동을 재정적으로 지원했다.

광복 이후에는 재미한족연합위원회 대표단의 일원으로 대한민국 정부수립에 기여했다. 독립기념관이 세워진다는 소식에 1983년 하와이 독립운동 자료를 직접 들고 조국 땅을 찾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훈장 추서식 모두발언에서 “하와이는 나라가 국민의 삶을 지켜주지 못할 때인 1903년 처음으로 근대이민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라며 “하와이에 정착한 이민 1세대들은 고된 노동과 힘겨운 생활 속에서도 조국 독립에 힘을 보탰다”고 업적을 기렸다.

이어 “하루 1달러도 안 되는 품삯의 3분의 1을 떼어 300만 달러 이상의 독립운동 자금을 모았고, 대한민국 임시정부 후원회를 결성해 조직적으로 독립운동을 지원했다”며 “언제 들어도 가슴을 울리는 애국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하와이 동포들은 서로 돕고 의지하며 공동체 정신을 키웠다. 한글학교를 세워 후대에게 민족의식과 우리말을 가르쳤고, 신문을 발행하며 민족 정체성을 지켰다”며 “이민 1세대들의 헌신 덕분에 하와이는 이름 그대로 우리들의 작은 고향이 되었다”고 했다.

이어 “118년 전 102명으로 시작한 하와이 동포사회는 이제 7만 명 공동체로 발전했다. 미국 전체로는 250만 명의 동포사회가 형성되었다”며 “이민 1세대들의 헌신 위에서 후손들은 미국 사회로 당당히 진출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방면에서 지역사회와 미국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한 “미 연방 상·하원은 우리 선조들이 하와이 도착한 1월 13일을 미주한인의 날로 지정해 함께 기리고 있다”며 “동포 여러분 덕분에 한미동맹이 자유와 평화,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공유하는 가장 모범적이며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해외 독립유공자의 공적을 발굴하고, 후손을 한 분이라도 더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독립에 헌신한 분들에 대한 예우를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책무이자 영광으로 여기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훈장 추서식에 학계, 교육계, 경제계 등 하와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동포들을 초청해 격려했다.정부는 올해 3·1절에 275명, 8·15 광복절에 247명의 독립유공자 공적을 발굴해 포상하는 등 현재까지 총 1만 6932명을 포상했다.

특히, 올해는 8·15 광복절을 계기로 봉오동과 청산리 전투에서 대승을 이끌었던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고국으로 최고의 예우로 모셔오기도 했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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