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카자흐 카네이션·국화 헌화...양국 흙 뿌려 추모
문대통령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강한 나라" 강조
봉오동전투에서 대승을 거둔지 101년만에, 카자흐스탄에서 별세한지 78년만에 고국에 돌아온 홍범도 장군이 고국 땅에 영면했다.
지난 15일 카자흐스탄에서 봉환된 홍범도 장군의 유해는 18일 오전 대전 현충원 독립유공자 제3묘역에 안정됐다.
정부는 18일 오전 대전 현충원에서 ’홍범도 장군의 안장식 장군의 귀환‘을 갖고 독립유공자 제3묘역에 장군의 유해를 모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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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범도 장군 안장식 '장군의 귀환' 진행 과정. [출처=청와대 유튜브 캡처] |
안장식에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을 위해 카자흐스탄을 찾았던 특사단, 여야 정당 대표, 국방부 장관과 각군 참모총장, 해병대사령관, 홍범도함장 등이 참석했다.
또,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남양 홍씨 문중 대표, 대한고려인협회장과 고려인들도 함께해 꿈에 그리던 고국의 땅에 편히 누이시는 장군의 안장식을 지켜봤다.
이날 안장식은 '유해입장→ 국민의례→대통령 내외 헌화·분향→홍범도 장군과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21발 예포발사→홍범도 장군 일대기 영상→대통령 추념사→홍범도 장군 귀환 환영 영상→추모공연(하현상 '바람이 되어')→유해 운구→하관 준비 및 태극기 전달→하관→대통령 내외 허토’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안장식 사회는 국민대표 자격으로 특사단에 포함됐던 배우 조진웅 씨가 진행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홍범도 장군의 유해와 영정 앞에 카자흐스탄의 추모화인 카네이션과 한국에서 추모를 상징하는 국화로 만들어진 화환을 올리고 분향한 뒤 고개를 숙였다.
또 하관 시에는 전날 홍범도 장군 훈장 수여식에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으로부터 전달받은 흙을 한국의 흙과 함께 허토했다.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 현지 홍범도 장군 묘역의 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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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홈범도 장과 안장식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출처=청와대 유튜브 캡처] |
문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독립전쟁 1회전’, ‘독립전쟁 첫 승리’라고 불렸던 봉오동 전투와, 독립전쟁 최대의 승리, 청산리 대첩을 이끌었던 독립전쟁의 영웅,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 장군이 오늘 마침내 고국산천에 몸을 누이십니다”라며 “홍범도 장군님, 잘 돌아오셨습니다. 부디 편히 쉬십시오”라고 고국에서의 편안한 영면을 기원했다.
이어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 101주년, 장군이 이역만리에서 세상을 떠나신 지 78년, 참으로 긴 세월이 걸렸다”며 장군의 유해봉환을 위해 적극 협력해준 카자흐스탄 정부와 고려인 동포에게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아울러 “정부는 카자흐스탄에 있는 장군의 묘역 관리 등 고려인 사회의 자부심이 변함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조국을 떠나 만주로, 연해주로, 중앙아시아까지 흘러가야 했던 장군을 비롯한 고려인 동포들의 고난의 삶 속에는 근현대사에서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온갖 역경이 고스란히 배어있다”며 ”우리는, 다시는 그런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절치부심해야 한다“고 상기했다.
그러면서 ”선조들의 고난을 뒤돌아보며 보란 듯이 잘사는 나라,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강한 나라, 국제사회에서 존중받는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우리 스스로 우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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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범도 장군 카자흐스탄 묘역서 서울공항 귀환까지 여정. [출처=청와대 유튜브 캡처] |
문 대통령은 ”우리의 독립운동사를 제대로 밝히고, 독립유공자들과 후손들을 제대로 예우하는 것이 그 시작일 것“이라며 ”아직도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애국지사들이 많고,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독립운동가들이 많으며, 가려진 독립운동의 역사가 많다“고 지적했다.
'나 홍범도, 고국 강토에 돌아왔네. 저 멀리 바람 찬 중앙아시아 빈 들에 잠든 지 78년 만일세…고향 흙에 뜨거운 눈물 뚝뚝 떨어지네.'
문 대통령은 이어 10권 분량의 ‘홍범도' 대하 서사시를 완결한 이동순 시인의 이 글을 인용해 긴 여행을 끝내고 고국으로 돌아온 장군의 마음을 표현했다.
문 대통령은 또 ”장군의 귀환은 어려운 시기,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위기극복에 함께하고 있는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라며 ”장군이 고향 흙에 흘린 눈물이 대한민국을 더 강하고 뜨거운 나라로 이끌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장군의 유해는 광복절인 지난 15일 카자흐스탄 크즐오라다 공항에서 공군 특별수송기편으로 귀환길에 올랐다. 특별수송기는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한 뒤에는 한국 공군이 운용하는 6개 기종 전투기 6대의 호위를 받으며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서울공항에서 문 대통령 내외 등이 참석한 가운데 봉환식을 마친 장군의 유해는 지난 16일과 17일 이틀간 대전현충원 현충관에 임시 안치됐으며, 온·오프라인을 통해 이틀간의 국민 추모기간이 이어졌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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