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근 회장 복역 후 2023년 경영 복귀 이력도 관심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하청노동자 임금체불 사태로 고공농성까지 이어진 부영주택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본사 차원의 기획감독에 착수했다.
사회 전반에 1조2000억원이 넘는 기부를 강조해 온 부영그룹의 ‘착한 기업’ 이미지 이면에서 하도급 대금 미지급이라는 구조적 갑질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17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고용노동부가 하도급업체의 임금체불을 이유로 부영그룹에 대한 감사를 시작하면서 그동안 부영그룹이 쌓아 놓은 착한기업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5일 하청노동자 임금체불 실태 점검을 위해 부영주택 본사에 대한 기획감독에 돌입했다.
최근 부영주택이 건물 재보수를 맡긴 하도급업체 소속 노동자가 임금체불로 생활고를 겪었다며 전남 나주와 강원 원주에서 잇달아 고공농성을 벌인 데 따른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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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영 본사 사옥 [사진=부영] |
노동부 조사 결과 해당 임금체불은 부영주택이 자체 감사 등을 이유로 하도급업체에 도급 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금 압박에 몰린 하도급업체가 노동자 임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한 것이다. 노동부는 지난 12일 부영주택에 도급 대금 지급을 시정지도했으며, 다른 하도급업체에서도 유사한 임금체불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본사 전반에 대한 감독을 결정했다.
근로기준법 44조는 도급인의 귀책사유로 수급업체 근로자가 임금을 받지 못한 경우 도급인에게도 연대책임을 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아직 부영주택이 시정지도에 따르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며 “14일 이내 이행 여부와 감독 결과를 종합해 기소의견 송치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하도급 대금을 미지급해 임금체불로 이어지게 하는 것은 노동자 개인은 물론 가족의 생계까지 위협하는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같은 상황은 부영그룹이 대외적으로 내세워 온 사회공헌 이미지와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부영그룹은 출산장려금 1억원 지급을 비롯해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출산한 직원 자녀에게 1인당 1억원씩 총 98억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했고, 국내외 교육·문화시설 기증과 해외 버스·학교 지원 등을 포함해 지금까지 1조2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사회에 환원했다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노동 현장에서는 하도급 대금 미지급으로 임금체불이 발생하고, 노동자들이 극단적 방식의 항의에 나서는 현실이 벌어지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하청에는 비용을 떠넘기면서 사회에는 선행을 강조하는 이중적 행태”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통큰 기부’로 쌓아온 기업 이미지가 정작 현장 노동자들의 임금 앞에서는 무색해진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부영그룹 총수인 이중근 회장의 이력도 다시 거론된다. 이 회장은 2020년 수백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1억원을 확정받아 복역한 뒤 2021년 광복절 가석방됐다. 이후 취업제한 기간 중이었음에도 2023년 광복절 특별사면에 포함돼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기업의 사회공헌 홍보 뒤에 가려진 하도급 구조의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기부 규모가 아니라 현장의 법 준수 여부가 기업의 진정성을 가늠하는 기준이 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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