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기풍' 이세돌 은퇴대국, AI한돌에 1승2패 마감...25년 현역 기사생활 피날레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19-12-21 17:55:09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이세돌 9단이 국내 최강의 인공지능(AI) 바둑프로그램 한돌과의 최종 은퇴 대국에서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아쉽게 패배한 것을 끝으로 25년간 호령했던 반상을 마무리했다.


이세돌은 21일 자신의 고향인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펼친 NHN 바둑 AI 한돌과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치수고치기 3번기 최종 3국에서 181수 만에 불계패했다. 이로써 이세돌은 한돌에 1승2패를 기록하며 이번 3번기를 모두 마감했다.


앞서 이세돌은 제1국에서 흑 2점 접바둑으로 불계승을 거뒀으나 제2국에서는 한돌과 맞바둑으로 대결해 불계패했다. 이날 제3국은 다시 2점에 덤 7집반으로 조정된 접바둑으로 한돌과 맞붙었으나 국내 최강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벽을 끝내 넘지 못했다.



[사진= 연합뉴스]
이세돌 9단이 21일 전남 신안군 엘도라도리조트에서 열린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은퇴 대국 제3국을 마친 뒤 복기하고 있다. 이세돌 9단은 마지막 대국에서 180수 만에 불계패를 당했다.
[사진= 연합뉴스]


하지만 이날 이세돌은 자신의 공격적인 기풍의 단면을 보이며 인상적인 대국을 펼쳤다.


초반에 우하귀 접전에서 2선에 붙이는 묘수를 찾아내 대마를 살려내며 위기를 극복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하변 5점이 잡히는 손해를 입었다.


이날 이세돌은 한돌보다 12∼13집가량 유리한 상태에서 출발했지만 100수가 넘어가기 전에 형세를 역전당했다.


세 귀를 돌아가며 실리를 차지한 한돌은 90여수쯤에 이르자 좌상귀에 이어 상변마저 파고들며 승률 그래프 50%를 넘기며 기세를 잡았다.


이후 형세가 불리해진 이세돌은 상변에서 패를 걸며 승부수를 띄웠으나 끝내 판세를 뒤집는데 실패했다.



[그래픽= 연합뉴스]
이세돌 vs 한돌 3국 기보. [그래픽= 연합뉴스]


앞서 이세돌은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열린 제1국에서는 프로기사 생활 중 처음 2점을 깐 상태에서 덤 7집 반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된 접바둑에서 흑 92수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이날 이세돌은 ‘신의 한 수’라고 불린 중앙의 78수로 한돌을 제압하는데 성공했다.


78수는 이세돌이 우변에서 한돌의 포위망에 걸려든 위험한 상황에서 나온 돌파구였다. 하지만 한돌은 이 회심의 일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오히려 요석 3점을 잡히며 승률이 뚝 떨어졌다. 이후 한돌은 실수를 연달아 범하며 흔들리더니 얼마 안가 백기를 들었다.



[사진= 연합뉴스]
이세돌 9단이 21일 전남 신안군 엘도라도리조트에서 AI 한돌과 은퇴 대국 제3국을 마친 뒤 어머니 박양례 씨로부터 꽃다발을 받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016년 3월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1승 4패로 인공지능을 상대로 유일하게 승리한 ‘인류’가 됐던 이세돌은 3년만에 인공지능과 경기에서 다시 승리하는 기쁨을 맛봤다.


‘78수’라는 숫자는 당시 알파고에게 이긴 제4국에서도 버그를 유도하며 ‘신의 한 수’로 불렸던 수여서 더 큰 화제가 됐다.


하지만 제1국과 동일한 장소에서 겨룬 19일 제2국에서는 ‘호선(互先·맞바둑)’으로 맞대결을 펼쳤으나 인공지능 한돌의 벽을 넘지 못하고 패해 1승1패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세돌은 중반 초입 좌상귀 접전에서 저지른 작은 실수가 치명타가 되면서 122수 만에 불계패했다.



[그래픽= 연합뉴스]
이세돌 vs 한돌 2국 기보. [그래픽= 연합뉴스]


이날 한돌은 이세돌의 미세한 실수를 놓치지 않고 불과 40여 수를 둔 시점에서 승기를 잡으면서 일찌감치 승률 그래프를 90% 가까이 끌어올렸다.


자신의 고향에서 벌인 한돌과의 제3국으로 이세돌은 24년 4개월 간의 현역 기사생활을 마감했다.


1995년 7월 제71회 입단대회를 통해 프로기사가 된 이세돌은 지난달 한국기원에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인공지능(AI) 바둑프로그램 한돌과의 3번기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그간 이세돌은 통산 18차례 세계대회 우승과 32차례 국내대회 우승 등 모두 50번의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이세돌 9단은 특히 3년 전 알파고와 대결을 펼치며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됐다. 당시 알파고는 머신러닝(기계학습)을 통한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의 경이적인 성장을 입증하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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