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육아 불안 심리, 완벽하지 않아도 아이에겐 이미 '충분히 좋은' 당신에게

정진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8-24 15:16:45

[메가경제=정진성 기자] “제가 아이를 잘못 키운 걸까요?” 동탄 상담실에서 부모님들을 만나면 종종 듣게 되는 말이다.

 

아이를 키우며 마주하는 수많은 순간 중 부모의 마음을 가장 깊게 할퀴는 것은 아이의 떼쓰기나 엉망이 된 집안이 아니라 ‘오늘도 결국 참지 못하고 화를 냈어’ 라는 자책감과 “왜 나는 이것밖에 되지 않을까” 하는 더 완벽한 부모가 되어주지 못한 미안함이다. 완벽한 부모가 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은 어느새 묵직한 육아 스트레스가 되어 부모 스스로를 끊임없이 비판하게 만들고 양육 불만족의 늪으로 밀어 넣는다.

 

우리는 흔히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아이에게 온 신경을 쏟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매 순간 양육에 정답을 찾으려고 애쓴다. 하지만 내 안의 에너지가 이미 바닥난 상태에서 쥐어짜 내는 인내심은 금세 한계에 다다른다, 완벽주의라는 높은 기준은 부모 자신의 조그만 실수조차 용납하지 않게 만들고, 결국 스스로를 향한 엄격한 비난으로 이어진다. 

 

정작 부모는 아이의 문제 행동 앞에서 ‘이 아이에게 무엇이 필요한가’보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나’ ‘나는 왜 또 이런 부모가 되었을까’라는 자책감에 ‘내가 좋은 부모인가’를 더 많이 걱정하며 스스로를 죄의식 속에 가두곤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부모 자신을 향한 자기자비(Self-Compassion)이다. 심리학자 크리스틴 네프(Kristin Neff)가 강조한 자기자비는 스스로를 무조건 편들거나 방임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넘어져 울고 있을 때 다가가 따뜻하게 안아주듯, 실수하고 자책하는 부모 자신에게도 똑같이 다정한 손길을 내밀어주는 태도다. 

 

부모가 아이를 위해 애쓰는 것만큼이나 스스로 자신이 지친 것을 알아차리고 자신의 감정을 돌보며 실수한 자신을 지나치게 몰아붙이지 않는 부모의 자기자비 역시 양육의 일부다. 부모의 자기자비는 부모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면서도 다시 관계를 회복하고, 필요한 것을 배우고, 다시 시도할 수 있게 하는 힘이다.

 

▲ 유해피 심리상담센터 동탄점 김지수 상담사

 

영국의 소아 심리학자 도널드 위니콧(Donald Winnicott)이 말했듯,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부모가 아니라 충분히 좋은 부모(Good-Enough Parent)다. 스스로에게 자비로운 부모가 아이에게도 훨씬 더 유연하고 따듯한 태도를 보여줄 수 있다. 부모가 자신의 불완전함을 용서하고 스스로를 보듬을 때, 비로소 아이의 문제와 실수 앞에서도 마음의 여백을 가지고 다가설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실수를 인정하고 다독이는 부모의 모습은 아이에게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자신을 사랑하는 법은 이렇게 배우는 것’이라는 가장 건강한 삶의 지혜를 온몸으로 보여주는 교육이 될 것이다.

 

오늘 하루도 아이를 위해, 그리고 부모라는 삶을 버텨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완벽해지려고 애쓰느라 지친 스스로의 어깨를 토닥이며 “오늘 조금 서툴러도 괜찮았어”라고 위로의 말을 건네봐야한다. 

 

혼자 감당하기 버거운 자책감이 계속된다면 심리상담센터와 같은 전문 기관을 통해 마음을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동심리상담을 통해 부모와 아이가 함께 건강한 관계를 회복해나갈 수 있다. 당신은 이미 충분히 좋은 부모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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