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트라우마에 갇혔다” 외환시장 빗장 못 풀어 MSCI 편입 연속 불발

박성태 기자 / 기사승인 : 2026-07-10 13:01:35
AI 반도체 호황으로 증시 사상 최고치 순항에도…지난 6월 MSCI 선진지수 관문 또 좌절
핵심 원인은 ‘역외 원화 시장 미개방’…아시아 외환위기 후유증에 자유 거래 통제 유지
전문가 일침 “외국인 접근성 개선과 정책 일관성 확보가 선결 과제…단순 성과 창출론 한계”

[메가경제=박성태 기자] 국내 증시가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높은 성과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적 숙원 과제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시장 편입은 또다시 불발됐다.

 

외신은 한국 정부가 과거 아시아 외환위기의 후유증, 이른바 'IMF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해 외환시장의 핵심 빗장을 풀지 못하고 있는 점을 핵심 원인으로 지목했다.

 

 

▲ 기사 내용에 맞게 AI 제작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현지시간) 서울발 기사를 통해 한국 증시의 탁월한 시장 성과와 대조되는 글로벌 지수 편입 실패 신조를 심층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지난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MSCI 선진지수 편입을 강력히 추진해왔으나, 지난 6월 발표된 연례 시장 분류 심사에서도 결국 관문을 넘지 못하고 신흥시장에 잔류케 됐다.
 

◇ 1997년 외환위기 후유증… 원화 역외 자유 거래 전면 통제가 발목
 

MSCI 측이 밝힌 한국의 선진지수 편입 불발 사유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여전히 체제적으로 부족하며, 특히 역외 원화 시장이 완전히 개방되지 않아 투자 자금의 유출입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꼽았다.


한국 정부는 최근 몇 년간 외환시장 마감 시간을 연장하는 등 점진적인 개방 조치를 취해왔다. 하지만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겪었던 가혹한 자본 유출 사태의 기억으로 인해, 원화의 역외 자유 거래만큼은 현재까지도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
 

외환시장이 통제력을 잃고 외국인 투기 자본에 의해 흔들릴 수 있다는 공포가 제도 개혁의 마지노선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FT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여전히 ‘IMF 트라우마’에 사로잡혀 있다”라고 진단하며, “역외 원화 거래를 전면 허용했을 때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외환시장에 미칠 막강한 영향력과 그에 따른 변동성을 과도하게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 “문제는 코스피 성과 아닌 투자자 접근성…정책 일관성 확보해야”
 

시장 전문가들은 한국이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외형적 성장이나 지수 상승률보다 제도적 인프라를 본질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매도 금지 조치와 같은 규제 번복 등이 유발하는 정책 일관성 결여도 시장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주요 감점 요인으로 꼽힌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FT를 통해 “현재 한국 증시가 직면한 문제는 시장의 양적 성과나 기업들의 실적이 아니다”라며 “핵심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느끼는 실질적인 시장 접근성과 편의성”이라고 꼬집었다.
 

글로벌 금융투자업계는 한국 증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고 명실상부한 선진 우량 자산군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과거의 재난적 기억에서 벗어나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과감한 자본시장 개방 조치와 일관성 있는 정책 기조를 증명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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