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웃고 2분기 울상”…항공업계, 유가·환율 ‘이중 압박’에 비상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4-07 10:32:29
여객·화물 수요 동반 증가로 주요 항공사 실적 회복세
항공유 가격 상승 시차 반영…2분기 영업이익 감소 전망 확대
정부 지원 논의 속 업계 비상경영 체제 전환…비용 절감 총력 대응

[메가경제=심영범 기자]국내 항공업계가 올해 1분기 해외여행 증가와 화물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분기부터는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과 고환율 영향이 본격 반영되면서 수익성 악화가 우려돼 긴장하고 있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상장 항공사들은 1분기 매출 증가와 함께 흑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항공은 별도 기준 매출 4조2704억 원, 영업이익 3801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 8.4%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 국내 항공업계가 올해 1분기 해외여행 증가와 화물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분기부터는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과 고환율 영향이 본격 반영되면서 수익성 악화가 우려돼 긴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객 부문에서는 일본·중국 노선을 중심으로 견조한 수요가 이어진 가운데, 중동 전쟁 여파로 장거리 노선 수요가 일부 아시아 허브로 이동하며 반사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화물 부문 역시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품목 수요 증가와 운임 상승이 맞물리며 수익성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저비용항공사(LCC)들도 1분기 선전하는 흐름이다. 제주항공은 1분기 매출 5153억 원, 영업이익 51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진에어도 매출 증가와 함께 적자 흐름을 끊어낼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항공은 1~2월 국제선 이용객 149만8000여 명을 기록해 전년 대비 24.2% 증가하며 LCC 1위를 유지했고, 화물 운송량도 14.2% 늘어난 1만6673t을 기록했다.

 

진에어 역시 일본 등 단거리 노선 호조에 힘입어 1분기 매출이 4210억 원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은 감소하겠으나, 지난해 이어진 적자 흐름에서는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서는 2분기 이후 업황 급랭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항공유 가격 상승이 약 한 달의 시차를 두고 비용에 반영되는 구조상, 전쟁 직후 급등한 유가 영향이 2분기 실적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2분기는 계절적 비수기로, 고유가·고환율에 따른 비용 부담 증가와 여행 수요 위축이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대한항공의 경우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증가하겠으나, 영업이익은 18.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유류 소모량이 약 3050만 배럴에 달하는 만큼 유가 변동에 따른 손익 민감도가 크다는 분석이다. 유가가 1달러 상승할 경우 연간 약 3050만 달러(약 460억 원)의 비용이 추가 발생한다.

 

최근 항공유 가격이 전쟁 이전 대비 100달러 이상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연간 손실 규모가 4조 원대를 상회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대한항공은 화물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운임 상승에 따른 일부 방어가 가능하지만, 최근과 같이 유가와 환율 상승 속도가 운임 상승을 상회하는 환경에서는 수익성 방어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LCC 역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제주항공은 2분기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296억 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되며, 진에어 역시 영업적자 전환이 전망된다.

 

제주항공은 유가가 5% 상승할 경우 연간 약 236억 원의 비용 증가가 발생하는 구조로, 최근과 같은 급격한 유가 상승 환경에서는 손실 규모가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증권가는 1분기 일본 노선 호조 효과에도 불구하고 2분기 이후에는 유류비 부담이 실적을 크게 훼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하반기 실적 역시 유가 흐름에 따라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중동 지역 긴장 장기화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정부의 조속한 지원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비축 항공유 활용, 수급 안정화 방안, 코로나19 당시 지원 정책 재검토 등을 관계 부처와 논의 중이다.

 

국내 항공사들은 일제히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항공편 감편과 비용 절감, 유가 헤지 전략 등을 통해 대응에 나선 가운데 대한항공은 이달부터 전사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했다. 이는 티웨이항공,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세 번째다. 대한항공은 유가 수준별 단계적 대응 조치를 통해 전사적 비용 효율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지만 사실상 역부족인 실정”이라며 “정부의 실효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고 중동전쟁의 추이를 살피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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