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 수 ‘사상 최대’인데… 고환율·공급 과잉에 항공업계 줄줄이 적자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1-22 10:48:41
LCC 업계, 적자 탈출 요원... "환율 안정기 와야 해결"
대한항공,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3.5%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5.1% 감소

[메가경제=심영범 기자]국내 항공업계가 지난해 여객 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고환율과 공급 과잉 부담에 수익성 악화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국제선 수요 회복으로 여객 실적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섰지만, 운임 하락과 비용 상승이 겹치며 적자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2025년 국내·국제선 총 여객 수는 1억2479만308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종전 최고치였던 2019년(1억2336만명)을 넘어선 수치다. 전년(1억2005만8371명) 대비로는 3.9% 증가했다.

 

▲ 국내 항공업계가 지난해 여객 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고환율과 공급 과잉 부담에 수익성 악화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국내선 여객은 3024만5051명으로 2.8% 감소했으나 국제선은 9454만8031명으로 6.3%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일본 노선이 2731만명으로 8.6% 증가했고, 중국 노선도 1680만명으로 22% 늘어 2019년 대비 91.2% 수준까지 회복했다. 미주와 유럽 노선 역시 각각 682만명, 485만명으로 4.7%, 5.5% 증가했다.

 

그러나 항공사들의 실적은 여객 증가세와 엇갈리고 있다. 진에어는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1조3811억원을 기록했으나 전년 대비 5.5% 감소했다. 연간 영업손실은 163억원으로, 전년 1631억원의 영업이익에서 적자 전환했다. 연간 탑승객 수는 1124만명으로 2% 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고환율과 고물가로 수요 회복이 둔화된 데다 공급 경쟁 심화로 운임이 하락한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

 

저비용항공사(LCC)의 적자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2024년 4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적자가 예상되며,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216억원으로 추정된다. 티웨이항공 역시 2024년 2분기 이후 7개 분기 연속 적자가 전망되고 있으며, 4분기 영업손실 컨센서스는 319억원이다. 에어부산도 140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1500억원에 육박했다.

 

대한항공은 상대적으로 선방했지만 수익성 둔화는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4분기 별도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한 4조5516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4131억원으로 5.1% 감소했다.

 

이재혁 LS증권 연구원은 “10월 추석 연휴와 연말 휴가 시즌 효과로 여객 운임이 개선됐고, 일본·중국 등 근거리 노선에서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수요가 동시에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화물 부문은 연말 쇼핑 시즌과 글로벌 전자장비 설비투자(CAPEX) 증가 영향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수요와 공급 간 불균형을 지목한다. 지난해 4분기 국적 항공사 11곳의 공급 좌석 수는 3892만여 석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늘어난 반면, 이용 여객 수는 3339만여 명으로 5.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평균 탑승률은 85.8%로 2.5%포인트 하락했다.

 

대형 항공사(FSC)의 공급 과잉 현상도 두드러졌다. FSC 2곳의 좌석 공급은 전년 대비 9.3% 늘었지만 여객 수 증가율은 5.3%에 그쳐 탑승률이 83.4%로 3.1%포인트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공정거래위원회가 중복 노선에 대해 2019년 대비 90% 이상의 좌석 공급 유지를 조건으로 부과한 조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 상승 역시 부담 요인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7월 1352원까지 하락했으나 9월 이후 다시 상승해 12월에는 1480원 선을 넘어섰다. 22일 기준 환율은 1467.5원이다.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료를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사 특성상 환율 상승은 비용 증가로 직결된다.

 

업계 관계자는 “좌석 공급은 유지되는 반면 여객 수요 회복은 더딘 상황에서 LCC 간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며 “환율 안정 여부가 실적 개선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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