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심영범 기자]한국마사회 말박물관이 말과 사람의 삶에서 기록되지 않은 순간과 평범한 일상의 가치를 조명하는 전시를 선보인다.
한국마사회(회장 우희종)는 23일 오전 과천 말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이소희 초대작가전 《읽히지 않은 시간》을 개최했다. 전시는 오는 11월 29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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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한국마사회] |
이번 전시는 말과 사람의 삶에서 기록되거나 기억되지 않은 순간들에 주목한다. 특별한 사건이나 눈에 띄는 성과보다 평범한 하루와 그 안에 축적되는 소소한 과정이 한 생명의 삶을 구성한다는 메시지를 작품으로 풀어냈다.
경주마의 삶은 달리고 도착하는 순간, 순위와 주파시간 등으로 기록된다. 그러나 말의 일생이 이러한 성과와 기록만으로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 태어나 어미 곁에 머물고 젖을 먹거나 풀을 뜯는 시간, 천천히 걷고 한곳을 바라보는 순간 등 결과로 남지 않는 시간도 삶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작가는 이 같은 말의 시간을 통해 사람의 삶을 돌아본다. 현재의 자신을 만든 것은 특별한 순간뿐 아니라 타인의 기억에 남지 않는 평범한 하루와 그 안에서 이어진 작은 경험이라는 시각이다.
전시 제목인 ‘읽히지 않은 시간’도 이러한 관점을 반영한다. 지나간 시간이 무의미하거나 사라진 것이 아니라 아직 그 의미를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작가는 관람객이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치는 순간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도록 유도한다.
작품에서는 세밀한 묘사보다 시간의 흔적을 드러내는 중첩된 붓 터치와 색의 융합이 두드러진다. 이를 통해 현실과 꿈의 경계에 놓인 듯한 장면을 연출하고, 눈에 보이는 대상 너머에 축적된 기억과 감정을 표현한다.
대표작 《시간의 시작》은 평범한 시간이 신화처럼 기억되기를 바라는 작가의 의도를 담았다. 유럽의 작고 오래된 성당을 연상시키는 친근한 분위기 속에서 나팔을 부는 천사와 구름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는 백마를 배치했다. 말과 사람을 비롯한 모든 생명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각자의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전시는 무료하고 때로는 고단하게 느껴지는 일상도 시간이 쌓이면 자신만의 서사로 완성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별한 성취나 눈에 띄는 결과에 집중하기보다 평범한 순간들이 지닌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
한국마사회 말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말과 사람의 삶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고, 일상 속에서 지나쳤던 시간의 의미를 발견하는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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