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혁준 신부 신간 ‘땅도 기도합니다’ 출간…몸에서 삶의 자리로 이어진 신앙의 시선

양대선 기자 / 기사승인 : 2026-07-01 09:35:18
수맥과 풍수, 그 너머에서 신앙으로 삶의 자리를 분별하는 길

[메가경제=양대선 기자] 좋은땅출판사는 서울대교구 직장사목팀에서 소방사목을 맡고 있는 강혁준 신부의 신간 ‘땅도 기도합니다’를 펴냈다고 1일 밝혔다.

 

▲ 땅도 기도합니다 표지

 

‘땅도 기도합니다’는 수맥과 풍수, 생활환경, 집 안의 분위기 등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환경 요소를 가톨릭 신앙의 관점에서 살펴본 책이다. 저자는 환경이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현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를 운명처럼 절대화하거나 두려움의 대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삶의 자리를 돌아보되 중심은 하느님께 두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책은 수맥이나 풍수에 대한 믿음을 권하기보다 불안한 마음이 근거 없는 주장에 흔들리지 않도록 환경을 어떻게 바라보고 분별할 것인지 신앙 안에서 함께 고민해 보자는 내용을 담았다.
강 신부는 앞서 전작 ‘몸이 먼저 기도합니다’에서 몸과 기도, 자세와 내면의 관계를 다룬 바 있다. 전작이 긴장과 피로를 품은 몸도 다시 기도의 자리가 될 수 있음을 이야기했다면, 신간은 그 시선을 사람이 머무는 공간과 삶의 자리로 넓힌다.


두 책은 서로 다른 주제를 다루는 듯하지만 같은 사목적 질문에서 출발한다. 사람은 큰 충격과 불안을 겪은 뒤 어떻게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가, 그리고 신앙은 그 사람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가 하는 물음이다. 저자는 소방사목 현장에서 긴장과 피로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을 오래 만나며 몸과 마음, 그리고 삶의 자리가 서로 깊이 이어져 있음을 보아 왔다.


이 책이 건네는 이야기는 거창한 이론이 아니라 일상의 자리에서 조용히 드러난다. 저자의 어머니의 하루가 그 한 예다. 자녀들과 따로 지내며 자신의 집을 스스로 돌보고 있는 어머니는, 몇 해 전 남편을 떠나보낸 뒤 아들과 함께 집안을 정리했다. 오래 묵은 짐을 덜어 내고, 빛이 드는 자리를 살리고, 생활 동선이 편안해지도록 집 안을 정돈하는 과정이었다. 처음의 손길은 아들이 보탰지만, 그 뒤의 시간을 지켜 온 사람은 어머니 자신이었다.


강 신부의 어머니는 "집을 정리하고 나니, 같은 자리인데도 마음이 달라졌어요. 창가에 앉아 있으면 늘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라고 말했으며, 창가에 머무는 시간과 화분을 돌보고 물건을 제자리에 두는 일상의 반복 속에서 감사의 마음이 깊어졌다고 한다.

 

▲ 삶의 자리를 돌보는 저자의 어머니(저자의 어머니가 정돈된 집 안에서 화분을 돌보며 일상을 보내고 있다 출처=강혁준 신부)

강 신부는 “어머니는 같은 집 안에서도 삶의 자리가 어떻게 새로워질 수 있는지를 조용히 보여 주셨다”며 “집을 정돈하는 일은 단순히 물건을 치우는 일이 아니라, 감사와 기도가 머물 자리를 마련하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저자는 머무는 자리를 두려움의 대상으로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이 머무는 곳을 살피고, 일상의 질서를 가다듬으며, 하느님 앞에서 삶의 중심을 다시 세우도록 권한다. 몸도, 머무는 자리도 다시 기도의 자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저자가 두 권의 책을 통해 건네는 한결같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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