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주영래 기자] 나이가 들면서 TV 볼륨을 자꾸 높이거나 가족과 대화할 때 “뭐라고?”라고 되묻는 일이 잦아진다면 단순한 노화로 넘기기보다 노인성 난청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노인성 난청은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환자 본인보다 함께 생활하는 가족이 먼저 이상을 알아차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문제는 이를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여기고 방치할 경우 대화 단절과 사회적 고립을 넘어 인지기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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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치규 서울순천향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
노인성 난청은 나이가 들면서 소리를 감지하고 전달하는 내이의 달팽이관과 청신경 등이 퇴행해 소리 감지 능력과 단어 구분 능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특히 “소리는 들리는데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소리 크기를 듣는 능력보다 단어를 구분하는 능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증상은 대부분 양쪽 귀에서 서서히 진행된다. 초기에는 본인이 잘 인지하지 못하다가 상대방 말을 반복해서 되묻거나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 대화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워지면서 뒤늦게 이상을 느끼기도 한다.
난청이 심해지면 대화 자체를 꺼리게 되고 사회활동 감소와 고립, 우울감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가족이나 동거인이 평소 청력 변화를 세심하게 살펴 조기에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난청이 의심될 경우 우선 정확한 청력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이비인후과에서는 병력 청취와 귀 상태 확인을 비롯해 순음청력검사와 어음청력검사, 청성뇌간반응검사,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을 통해 난청의 정도와 유형을 평가한다.
특히 한쪽 귀의 청력이 갑자기 떨어지거나 이명, 어지럼증, 귀가 꽉 찬 듯한 이충만감 등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에는 단순 노인성 난청으로 판단하지 말고 가능한 빨리 진료를 받아야 한다.
검사 결과 난청이 확인되면 환자의 청력 수준과 생활환경에 따라 치료와 재활 방법을 결정한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에는 정기적으로 경과를 관찰할 수 있지만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낄 정도로 청력이 저하됐다면 보청기 착용을 고려할 수 있다. 청력 손실이 심하거나 보청기로 충분한 효과를 얻기 어려운 경우에는 인공와우 등 다른 청각재활 방법도 검토할 수 있다.
노인성 난청은 한 번의 치료로 완치하기보다 지속적인 관리와 재활이 중요한 질환이다.
평소 가족이 대화 중 되묻는 횟수가 늘었거나 TV 볼륨을 지나치게 높이는 등의 변화를 발견했다면 이를 단순한 노화로 넘기지 말고 청력검사를 권하는 것이 좋다.
일상에서 청력을 보호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이어폰 사용 시 과도하게 소리를 높이지 않고, 소음이 큰 환경에서는 귀마개를 사용하는 등의 관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치규 순천향대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노인성 난청은 자연스러운 노화로 여겨 방치하기 쉽지만 청력 저하를 오래 두면 뇌의 청각 자극이 줄어들어 인지기능 저하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대화 중 되묻는 일이 잦아지거나 소리에 둔감해졌다고 느껴진다면 지체하지 말고 청력검사를 받아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고 적절한 시기에 보청기 등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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