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값 인상 현실화되나…닭고기값 급등에 식용유·포장재까지 ‘삼중고’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4-13 10:58:08
AI 여파로 종계 44만 마리 살처분…공급 축소 현실화
식용유 1년 새 50% 급등…원가 압박 전방위 확산
업계 "당장 권장소비자가격 인상 없을 것"

[메가경제=심영범 기자]닭고기 가격 상승과 함께 식용유, 포장재 등 원가 부담이 확대되면서 치킨 가격 인상 가능성이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달 KFC코리아가 약 11개월 만에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한 가운데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는 분위기다.

 

닭고기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은 공급 축소다. 올겨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육용종계를 중심으로 한 살처분이 확대되면서 생산 기반이 약화된 영향이다. 실제 육용종계 살처분 규모는 약 44만 마리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으며, 이는 전체 종계의 약 5% 수준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병아리 생산 감소와 향후 출하 물량 축소로 이어지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 닭고기 가격 상승과 함께 식용유, 포장재 등 원가 부담이 확대되면서 치킨 가격 인상 가능성이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역 과정에서 반복된 이동 제한 역시 수급 불안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닭고기는 생산·도축·유통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산업 특성상 이동 제한이 발생할 경우 실제 시장 공급 감소 폭이 확대되는 구조다.

 

이 같은 영향은 부분육 시장에서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주로 사용하는 9~10호 육계 가격은 전년 대비 약 30% 상승했으며, 닭다리와 날개 등 부분육 가격도 20~3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수급 불안은 곧바로 공급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 1위 하림을 비롯해 올품, 마니커 등 주요 업체들은 최근 대형마트 및 대리점 공급가격을 5~10% 인상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치킨용 9~10호 닭 공장가격은 ㎏당 5308원으로 전년 대비 13.1% 상승했으며, 부분육 가격도 동반 상승해 넓적다리는 ㎏당 8713원, 날개는 1만298원으로 각각 약 13%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산지가격 상승 폭은 더욱 가파르다. 지난달 생계 가격은 ㎏당 255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6% 상승했으며,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달 가격이 2700원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현장에서도 신선육 공급 차질로 인한 영업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정부는 대응책으로 육용종란 800만 개를 수입했지만 단기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종란 부화부터 출하까지 100일 이상이 소요돼 당장 수급난 해소로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이 맞물릴 경우 가격 상승 압력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식용유와 포장재 등 부대 비용 상승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식용유 원료인 대두유 가격은 시카고상품거래소 기준 지난 10일 1파운드당 67.09센트로 1년 전 대비 약 50% 상승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역시 최근 유지류 가격 상승 영향으로 관련 지수가 전월 대비 5.1%, 전년 대비 13.2% 상승했다고 밝혔다.

 

포장재 원료인 나프타 수급도 불안정하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으로 호르무즈 해협 운송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업계는 원재료 확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KFC코리아는 지난달 13일부터 치킨과 버거 등 23개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오리지널 치킨은 조각당 300원, 핫크리스피 치킨 등은 200원씩 올라 각각 3600원, 3500원으로 조정됐다.

 

다만 업계는 원가 상승이 곧바로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육계 가격과 기름값, 인건비, 임대료 등 전반적인 비용이 상승한 것은 사실이지만 가격 변동이 즉각 소비자 가격으로 반영되지는 않는다"며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튀김유 등 현재 상당 부분 비용을 본사가 흡수하고 있다며, 당장 권장 소비자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라며 "다만 비용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추가 검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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