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호텔’ 키우는 신세계…그랜드조선 제주 염소가스에 안전관리 도마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10-02 15:00:08
수영장 소독약 배합 착오로 염소가스 발생…투숙객·직원 등 59명 병원 이송
대피 안내·마스크 제공 등 초기 대응 놓고 투숙객과 호텔 측 주장 엇갈려
초고급 호텔 사업 확대하는 신세계…대규모 개발 앞두고 운영·안전관리 체계 재점검 과제

[메가경제=심영범 기자] 신세계그룹이 글로벌 하이엔드 호텔 브랜드 아만(Aman)과 손잡고 서울 청담동에 대규모 럭셔리 호텔 개발을 추진하는 가운데, 계열 호텔에서 염소가스가 발생해 수십 명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신세계가 호텔 사업의 외형 확장과 고급화에 속도를 내는 시점에 기존 사업장의 시설 안전관리 문제가 불거지면서 그룹의 안전관리 체계와 사고 대응 역량도 시험대에 올랐다. 럭셔리 호텔 사업은 브랜드 가치와 고객 안전이 직결되는 만큼 이번 사고를 계기로 기존 사업장의 시설 관리와 위험물 취급 체계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신세계그룹이 글로벌 하이엔드 호텔 브랜드 아만과 손잡고 서울 청담동에 대규모 럭셔리 호텔 개발에 나선 가운데 계열 호텔에서 염소가스가 발생해 수십 명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연합뉴스]

2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계열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그랜드조선 제주에서는 지난 1일 수영장 소독약 투입 과정에서 염소가스가 발생했다. 가스가 호텔 내부로 퍼지면서 투숙객과 직원, 수영장 이용객 등 59명이 메스꺼움과 어지럼증, 구토, 두통, 기침 등의 증상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고는 호텔 1층 수영장 관련 시설에서 소독약을 투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선호텔앤리조트 측은 수영장 수질의 pH를 조절하기 위한 약품 투입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문제는 사고 자체뿐 아니라 초기 대응 과정까지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투숙객들은 강한 냄새와 함께 구토와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났지만 호텔 측으로부터 즉각적인 대피 안내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직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투숙객들에게는 충분히 제공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호텔 측은 사고 당시 대피방송을 실시하고 객실을 직접 방문해 대피를 안내했다는 입장이다. 사우나와 화장실 등 일부 공간에서는 방송을 듣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마스크 역시 제공하려 했지만 현장 혼잡으로 일부 고객에게 전달되지 못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신고를 받고 오전 10시50분께 현장에 도착했으며 10시53분 호텔 전체에 대피방송을 실시했다. 이후 임시의료소를 설치하고 보건·환경당국 등 관계기관과 공동 대응에 나섰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수영장 시설 관계자 등을 상대로 약품 관리 수칙 준수 여부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향후 조사에서는 약품 투입 과정의 과실 여부와 함께 사고 인지부터 신고, 대피 안내까지 호텔의 대응 과정 전반이 확인될 전망이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이날 최훈학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내고 공식 사과했다. 회사 측은 “고객 여러분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깊이 사과드린다”며 “정확한 원인 규명과 함께 관련 시설 및 운영 절차 전반을 재점검해 필요한 개선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신세계가 최고급 호텔과 레지던스를 앞세워 ‘럭셔리’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지만, 정작 계열 호텔에서 유해가스 사고로 수십 명이 병원으로 이송된 만큼 기본적인 시설 점검과 위험물 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호텔 사업은 시설의 화려함이나 브랜드 인지도 못지않게 투숙객과 직원의 안전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신세계그룹이 글로벌 럭셔리 호텔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는 만큼 신규 개발 청사진에 앞서 기존 사업장의 안전관리 수준과 사고 대응 체계를 끌어올리는 것이 선결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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