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이슈토픽] ‘리테일 강자’ 키움증권, 기업금융 키운다…발행어음 3조원 승부수

박선영 기자 / 기사승인 : 2026-10-12 17:11:18
발행어음 약 2조원 조달…연말 잔고 3조원 목표로 투자 여력 확대
조달액 25% 상당 모험자본 공급 방침…AI·딥테크 기업 투자 추진
퇴직연금도 미래 성장축으로…2035년 증권업권 점유율 10% 도전

[메가경제=박선영 기자] 개인 주식거래 시장에서 경쟁력을 쌓아온 키움증권이 기업금융과 자산관리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올해 말까지 발행어음 잔고를 3조원으로 확대하고, 조달자금의 25%에 상응하는 금액 이상을 모험자본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한편 퇴직연금도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한다. 주식 위탁매매 중심의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전략으로, 자금조달 확대가 실제 투자 성과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12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회사는 발행어음 기반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공급, 퇴직연금 중심의 자산관리를 향후 3~5년간 집중 육성할 사업으로 정했다. 기존 리테일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운용과 기업금융(IB),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의 전문성을 높여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 기사 내용에 맞게 AI 이미지 제작 


◊ 자기자본 7조원 육박…리테일 기반 기업금융 확대

키움증권이 기업금융 강화에 나선 배경에는 개인투자자 중심의 주식 위탁매매에서 확보한 수익 기반이 있다.

키움증권은 자기자본이 약 7조원에 육박하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온라인 주식거래 시장에서 쌓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업금융과 운용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리테일에서 확보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이 기업금융 육성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고 설명했다.

주식 위탁매매 수익은 증시 거래대금에 영향을 받는다. 거래가 활발하면 수수료 수익이 늘지만 시장이 위축되면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기업금융과 운용 부문 강화는 이러한 수익구조를 보완하기 위한 전략이다.

기업금융에서는 회사채 발행 주관 실적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공모 회사채 대표주관 규모는 4조 3318억원으로 업계 6위를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에는 4위에 올랐다.

회사채 발행 주관을 통해 확보한 기업 네트워크는 인수금융과 자금조달 자문 등 다른 기업금융 거래로 이어질 수 있다. 앞으로는 주관 실적뿐 아니라 기업금융 부문의 실제 수익 기여도를 높이는 것이 과제다.

◊ 발행어음 3조원 목표…모험자본·기업금융 투자 확대

기업금융 확대의 핵심 수단은 발행어음이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금융상품이다. 투자자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기업금융 관련 자산 등에 운용하고 만기에 약정한 원리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11월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뒤 12월 첫 발행어음 상품을 출시했다. 올해 3월에는 발행어음 잔고가 1조원을 넘어섰다.

이번 취재에서 키움증권은 현재 발행어음 조달 규모가 약 2조원이라고 밝혔다. 올해 말까지 발행어음 잔고를 3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조달자금의 25%에 상응하는 금액 이상을 모험자본으로 공급하고, 50% 이상을 기업금융 자산으로 운용한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발행어음을 통해 투자 여력을 확보하면서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과 운용수익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키움증권은 현재 전사 차원의 모험자본 공급 규모가 금융당국의 규제비율을 충분히 웃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발행어음 사업은 자체 신용으로 자금을 조달해 기업금융 투자 여력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조달 규모가 커진다고 수익성이 자동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이자 등 조달비용을 웃도는 운용수익을 확보해야 하며, 단기 발행어음과 장기 투자자산 사이의 만기 차이도 관리해야 한다.

키움증권은 발행어음의 특성상 고객에게 약정된 수익률을 지급해야 하므로 유동성 관리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혁신·벤처기업과 중소·중견기업에 높은 비중으로 투자하기는 어렵지만, 유동성 관리를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발행어음은 은행 정기예금과 달리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다. 발행 증권사의 신용도에 따라 원리금 상환 위험이 발생할 수 있어 투자자는 약정금리뿐 아니라 만기와 중도해지 조건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 AI·딥테크 기업 발굴…대학 기술지주와 투자 연계

키움증권은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면서 AI와 딥테크(첨단기술) 산업을 중점 투자 분야로 주목하고 있다.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기업을 발굴해 기업금융 사업과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키움증권은 AI 산업에 주목하는 이유로 창업기업이 활발하게 등장하고 있고, 정부도 AI 기술 경쟁력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모험자본 공급 방식은 직접투자와 간접투자를 병행한다. 기업이 발행한 주식과 전환사채(CB) 등 메자닌에 직접 투자하거나 신기술사업금융회사, 벤처투자조합 등을 통한 간접투자 방식으로 자금을 공급하고 있다.

대학 기술지주회사와의 협력도 확대할 계획이다. 기술지주회사는 대학의 연구 성과를 사업화하는 기업에 투자하거나 기업 설립과 성장을 지원하는 조직이다.

키움증권은 기술지주회사가 운용하는 펀드에 출자해 기술기업을 간접 지원하고, 투자기업 가운데 유망한 곳이 있을 경우 직접투자로 연결할 방침이다.

이러한 투자 방식은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조달 여건이 충분하지 않은 기업에 성장 자금을 공급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 키움증권 역시 기업 발굴과 투자 경험을 축적하면서 기업금융 사업의 기반을 넓힐 수 있다.

키움증권은 자회사와의 협업을 통해 기업 성장 주기 전 단계를 지원한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다만 투자기업의 후속 자금조달이나 기업공개(IPO) 지원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려면 개별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투자 회수 여건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모험자본은 투자 규모 확대만으로 성과를 판단하기 어렵다. 투자기업의 성장과 후속 투자, 자금 회수가 수익으로 연결되는지가 장기적인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 퇴직연금도 성장축…2035년 점유율 10% 목표

기업금융과 함께 키움증권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제시한 분야는 퇴직연금이다. 키움증권은 올해 4월 퇴직연금 사업자 등록을 마치고 6월 1일부터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영웅문S#’을 통해 개인형퇴직연금(IRP) 서비스를 시작했다.

앞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7월 24일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1000억원을 넘어섰다. 기존 리테일 고객 기반과 온라인 투자 플랫폼을 활용해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2035년까지 증권업권 내 퇴직연금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퇴직연금은 주식 위탁매매와 수익구조가 다르다. 주식거래 수익이 거래대금과 고객의 매매 빈도에 영향을 받는다면 퇴직연금은 장기간 적립된 자산을 기반으로 운용·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키움증권은 지점 없는 온라인 사업구조의 높은 효율성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고 있다. 오프라인 지점 운영에 따른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주식과 금융상품 투자에 익숙한 고객을 퇴직연금 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벤처기업에서 출발해 금융그룹으로 성장한 경험도 강점으로 꼽았다. 이러한 성장 경험과 자회사 협업을 바탕으로 기업금융과 자산관리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퇴직연금 사업이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 잡으려면 적립금 확대와 함께 상품 경쟁력, 수수료, 장기 운용 성과를 확보해야 한다. 개인형퇴직연금뿐 아니라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 등 기업 퇴직연금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도 과제다.

◊ 사업 다각화 성패…운용수익과 위험관리가 관건

키움증권의 중장기 전략은 리테일에서 확보한 경쟁력을 기업금융과 자산관리로 연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발행어음으로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모험자본 공급으로 새로운 수익 기회를 확보하는 동시에 퇴직연금으로 장기 고객자산을 늘리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수익성과 위험관리의 균형이다. 발행어음은 약정된 수익률을 지급해야 하는 만큼 조달비용과 유동성 관리가 필수적이다. 모험자본 역시 기업의 성장 가능성뿐 아니라 투자금 회수 시점과 손실 위험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퇴직연금에서는 고객자산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역량이 중요하다. 결국 기업금융과 자산관리의 외형 확대가 실제 영업이익 증가와 수익구조 안정으로 이어져야 사업 다각화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다.

키움증권은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기업의 성장이 투자자의 수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겠다는 방침이다.

개인 주식거래에서 확보한 기반을 기업금융과 장기 자산관리로 얼마나 성공적으로 확장하느냐가 키움증권의 향후 성장을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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