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나서면 끊기는 재활…에버엑스 모라큐어, '치료의 빈틈' 잇다

김민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9-28 14:58:49
통증 두려움·강도 판단 난관…자가운동 중단 반복
모라큐어 순응도 80.9%…10개 병원·216명 검증
운동 기록→맞춤 조절…'병원 밖 재활' 관리 확장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근골격계 재활의 가장 큰 빈틈은 병원이 아니라 병원 밖에 있다. 환자가 집에서 실제로 운동을 했는지, 통증 때문에 중단했는지, 강도를 제대로 조절했는지 의료진이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적 공백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 과정을 디지털로 기록·관리하는 치료 방식이 등장하고 있다. 에버엑스의 ‘모라큐어’ 임상 결과는 기존 자가운동의 한계를 디지털 재활이 얼마나 보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된다.

 

▲ 디지털 재활이 병원 밖 치료 공백을 메우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AI]

 

28일 의료계와 에버엑스에 따르면 근골격계 재활 현장에서는 환자의 ‘자가운동 순응도’를 어떻게 높이고 관리할지가 주요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통증에 대한 두려움과 운동 강도 판단의 어려움, 의료진의 피드백 부족 등이 맞물리면서 병원에서 배운 운동을 집에서 지속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박재영 분당차병원 교수에 따르면 가정운동프로그램의 비순응률은 최대 70%까지 보고된 연구도 있다. 실제 재활 현장에서도 환자의 운동 수행 여부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다만 환자가 집에서 운동을 지속하지 못하는 이유를 '단순 의지 부족'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그 이유로 ▲통증에 대한 두려움과 회피 ▲운동 강도를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 ▲피드백 부재 등을 꼽을 수 있으며, 이 세 가지가 각각 작용하기보다 연쇄적으로 환자의 운동 중단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는 단순한 이론적 한계에 그치지 않고 실제 진료현장에서도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박 교수는 "슬개대퇴통증 환자의 경우 운동 중 발생하는 통증을 추가적인 손상의 신호로 받아들여 운동을 중단하기도 하는데, 어느 정도 통증까지 감수하며 운동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워 지나치게 약하게 운동하거나, 무리하게 운동하다 통증이 심해져 치료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사례를 설명했다.

 

또한 "외래 진료 간격은 통상 4~6주에 달하지만, 그 사이 환자가 운동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와 어느 정도 강도로 수행하고 있는지 즉각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며 "물리치료 외래에서 순응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낮은 자기효능감 ▲무기력감 ▲운동 중 통증 등이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료실에서 아무리 정확하게 운동을 처방해도 실제 수행되지 않으면 처방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진료실에서 환자가 의사선생님이 알려준 운동을 하면 더 아파서 겁이 나 중단했다고 말하는 비율이 체감상 1/3 정도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즉, 기존 재활치료의 한계는 운동을 처방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병원 밖에서 이를 얼마나 제대로 이어가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데 있는 셈이다.

 

이처럼 병원에서 시작된 치료가 환자의 일상으로 넘어가는 순간 생기는 공백을 메우기 위한 대안으로 최근 디지털 재활이 주목받고 있다. 환자의 운동 수행 여부와 횟수를 기록하고, 상태에 따라 운동 강도를 조정하면서 의료진이 병원 밖 치료 과정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박 교수는 디지털치료기기의 경우 운동 수행 여부와 횟수, 시점 등을 자동 기록해 자가보고에 의존하지 않고 참여도를 추적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 매 세션 통증과 운동자각도(Borg RPE)를 토대로 운동 난이도 조정 및 환자가 혼자 판단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의료진이 수행 현황을 확인해 다음 외래에서 보다 구체적인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 슬개대퇴통증 재활 디지털치료기기 '모라큐어'. [사진=에버엑스]

 

이 같은 디지털 재활의 핵심은 단순히 운동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수행 과정을 기록하고 치료 반응에 따라 개입을 이어가는 데 있다.

 

대표적으로 2025년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받은 국내 최초 근골격계 통증 분야 디지털치료기기인 근골격계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에버엑스의 무릎 통증 디지털치료기기 '모라큐어(MORA Cure)'가 있다.

 

'모라큐어'는 환자의 무릎 기능과 움직임을 평가해 초기 운동 수준을 정하고, 운동 수행 경과에 따라 프로그램의 난이도와 부하를 개인별로 조정하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통증에 대한 이해와 활동 조절, 목표 설정, 사고방식의 변화를 다루는 인지행동치료(CBT)도 함께 제공한다.

 

일반적인 운동 앱이 주로 운동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둔다면, 모라큐어는 특정 질환을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평가–운동–반응 확인–난이도 조절–행동관리'까지 치료과정 안에서 이어지도록 설계된 디지털치료기기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같은 접근의 가능성은 최근 임상시험에서도 확인됐다. 에버엑스는 국내 10개 의료기관에서 만성적인 무릎 앞쪽 통증을 겪는 환자 216명을 대상으로 모라큐어 사용군과 질환 교육·운동 지도를 받는 대조군을 나눠 8주간 치료 효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100mm 시각통증척도(VAS)로 측정한 8주 시점 일상 통증은 모라큐어 사용군이 대조군보다 평균 12.5mm 낮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모라큐어 사용군의 일상 통증은 치료 전 51.5점에서 8주 시점 23.9점으로 약 28점 줄었으며, 두 그룹 간 통증 차이 역시 4주 시점 9점에서 8주 12.5점으로 확대됐고, 치료 종료 후 추적관찰한 12주 시점에는 16점까지 벌어졌다.

 

통증만 개선된 것도 아니다. 가장 심한 통증을 비롯해 무릎 기능과 건강 관련 삶의 질, 통증을 실제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통증 파국화’ 등 여러 평가 지표에서도 모라큐어 사용군의 유의한 개선이 확인됐다.

 

특히 대조군이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들이 아니라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대조군 역시 슬개대퇴통증에 대한 질환 교육과 의료진의 운동 지도, 자가운동 자료 등을 제공받았다. 기존 운동교육과 자가운동을 시행한 환자들과 비교해서도 추가적인 개선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디지털 기반의 지속적인 재활 관리가 기존 치료를 보완할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치료 지속성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다. 모라큐어 사용군의 운동 프로그램 순응도는 평균 80.9%로 나타났으며, 기기나 치료와 관련된 중대한 이상사례도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 임상 결과는 BMJ Group이 발행하는 스포츠·운동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BJSM)’에 게재됐다. 에버엑스에 따르면 BJSM은 최근 국제학술지 평가에서 스포츠과학 분야 136개 학술지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다만 이번 임상 결과가 실제 의료현장에서도 같은 수준으로 이어지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연구 추적기간은 12주로 이후 장기적인 효과 지속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대상자의 평균 연령도 38.5세여서 고령층이나 디지털기기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환자에게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 개인맞춤형 운동과 인지행동치료, 교육, 자가 모니터링이 하나의 패키지로 적용된 만큼 각각의 요소가 치료 효과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를 이번 연구만으로 분리하기는 어려우며, 대조군이 같은 중재를 대면으로 받은 것이 아니라는 제한도 있다.

 

에버엑스는 실제 처방 단계에서 환자가 어느 시점에 치료를 중단하는지, 어떤 요소가 운동 지속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실제 데이터를 통해 확인하면서 제품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초기 이탈을 줄이기 위해 의료진과 환자 대상 온보딩을 강화하고 앱 내 리마인더와 치료 진행 피드백 등도 적용하고 있다.

 

에버엑스 관계자는 "근골격계 재활에서 환자가 의료진을 직접 만나는 시간은 전체 치료기간 가운데 짧은 일부"라며 "병원에서 시작된 치료가 환자의 일상에서도 이어지도록 연결하는 것이 모라큐어가 지향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병원과 환자의 일상을 연결하고, 그 과정에서 축적되는 움직임과 운동 수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 환자의 상태와 치료 반응에 맞는 재활을 더욱 정교하게 개인화해 더 많은 사람에게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에버엑스는 AI 기반 근골격계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디지털치료기기 및 재활·헬스케어 솔루션을 개발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이다. 근골격계 통증과 기능 장애를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을 통해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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