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이용 개선에도 이동시간 그대로"…뇌졸중 골든타임 10년째 정체

김민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7-08 13:59:23
분당서울대병원, 2013~2023년 국내 뇌졸중 환자 13만여건 분석
연구팀 "119 이용률 늘었지만 3시간 내 병원 도착률 30%대 중반"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뇌졸중 치료 기술은 발전했지만, 환자가 제때 병원에 도착하는 ‘골든타임’ 문제는 10년째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119구급차 이용률과 전문 치료 병원 직접 이송률은 높아졌지만, 뇌경색 환자의 3시간 내 병원 도착률은 여전히 30%대 중반에 머물렀다.

 

8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김준엽·배희준 신경과 교수 연구팀이 2013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 뇌졸중 환자 13만6191건을 토대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성기 뇌졸중 적정성 평가’ 자료에 국민건강보험공단 청구 자료와 사망 자료를 연계해 지난 10년간 국내 뇌졸중 진료 변화와 환자 예후를 종합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배희준·김준엽 신경과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세포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발병 후 얼마나 빨리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시작하느냐가 후유장애와 생존율을 좌우하는 만큼, 응급 이송부터 병원 내 치료까지 전 과정의 속도가 중요하다.

 

분석 결과, 119구급차 이용률은 2013년 55.4%에서 2023년 61.8%로 상승했다. 뇌졸중 전문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직접 이송된 비율도 같은 기간 55.8%에서 78.2%로 크게 높아졌다.

 

그러나 병원 도착 시간은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 뇌졸중 증상 발생 후 병원 도착까지 걸린 시간은 4.0시간에서 3.9시간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특히 뇌경색 치료의 골든타임으로 꼽히는 3시간 이내 도착률은 35.4%에서 36.6%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송 수단별 격차는 오히려 커졌다. 119구급차를 이용한 환자의 병원 도착 시간은 2.5시간에서 2.3시간으로 다소 줄었지만, 자가용이나 택시 등 다른 수단을 이용한 환자는 7.9시간에서 9.8시간으로 지연됐다. 연구팀은 뇌졸중 의심 증상이 나타났을 때 즉시 119를 이용하도록 환자 인식과 대응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병원 도착 이후의 치료 수준은 뚜렷하게 개선됐다. 뇌경색 환자에게 시행하는 혈전제거술 비율은 5.3%에서 11.6%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중증 환자에서는 같은 기간 18.3%에서 41.1%까지 증가했다.

 

출혈성 뇌졸중 치료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지주막하출혈 환자에게 시행하는 코일색전술 비율은 36.0%에서 63.4%로 상승했다. 코일색전술은 파열된 뇌동맥류를 혈관 안에서 막아 재출혈을 예방하는 치료법이다.

 

다만, 치료 기술의 발전이 곧바로 사망률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뇌졸중 사망률은 2018년까지 감소세를 보였지만, 코로나19 이후 다시 상승하는 ‘U자형’ 반등을 나타냈다. 이 같은 흐름은 나이, 성별, 뇌졸중 중증도 등 주요 변수를 통계적으로 보정한 뒤에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초고령 환자 증가, 만성질환 부담,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의료 체계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지난 10년간 국내 뇌졸중 진료 수준은 뚜렷하게 발전했지만, 병원 도착 전 응급의료 체계의 정체와 팬데믹 이후 사망률 반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이번 연구를 계기로 증상 발생부터 병원 도착까지의 지연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위기 상황에서도 지속 가능한 뇌졸중 진료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뇌졸중 분야 국제 학술지 ‘Journal of Strok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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