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항암제 효과 예측"…서울아산병원, 방광암 맞춤치료 길 개척

김민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7-03 16:17:38
머신러닝 기반 단백질 조합 발굴…수술 전 항암 반응 예측 가능성 확인
항암제 내성 기전 규명…병용요법으로 동물실험서 종양 최대 80% 감소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수술 전 항암치료 효과를 인공지능(AI)으로 예측하고, 항암제 내성까지 낮출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제시됐다. 치료 효과가 낮은 환자를 미리 가려내 불필요한 항암치료를 줄이고, 맞춤형 치료로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다.

 

3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세포유전공학교실 신동명 교수 연구팀은 근침윤성 방광암 환자의 수술 전 항암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AI 기반 정밀의료 플랫폼을 개발하고, 항암제 내성과 관련된 핵심 신호전달 경로를 규명했다.

 

▲신동명·조영미·홍범식 교수. [사진=서울아산병원]

 

근침윤성 방광암은 암이 방광 근육층까지 침범한 진행성 질환으로, 다른 장기로 전이될 위험이 높아 예후가 좋지 않은 암으로 꼽힌다. 현재는 방광 절제술 전 2~3개월간 시스플라틴 기반 항암치료를 시행하지만 실제 병리학적 완전관해에 도달하는 환자는 30~40% 수준에 그친다. 치료 효과가 없는 환자는 수술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돼 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근침윤성 방광암 환자 399명의 전사체 데이터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하고, 서울아산병원 환자 91명의 병리조직을 디지털 병리 기술과 AI로 추가 분석했다.

 

분석 결과, GLS, IL15RA, AFAP1, FOXA1 등 4개 단백질 조합이 항암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핵심 바이오마커 후보로 확인됐다. 해당 단백질 조합을 기반으로 항암치료 반응군으로 분류된 환자는 비반응군보다 전체 생존기간과 무진행 생존기간이 모두 유의하게 길었다.

 

연구팀은 항암제 내성의 원인도 함께 규명했다. KEAP1-NRF2 신호전달 경로가 활성화될 경우 암세포의 생존력이 높아지고 시스플라틴에 대한 저항성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세포실험에서 NRF2 활성을 억제하거나 KEAP1 기능을 회복시키자 항암제 감수성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동물실험에서도 가능성이 확인됐다. 시스플라틴과 NRF2 억제제를 병용 투여한 결과 단독 치료 대비 종양 성장 억제 효과가 크게 향상됐다. 특히 ML385를 함께 투여한 경우 종양 크기가 약 80% 감소했고, R16 병용군에서도 약 75%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기존 전사체 분석의 복잡성과 병리 판독의 한계를 AI 기반 디지털 병리 기술로 보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향후 병리검사 과정에서 항암치료 효과를 사전에 예측하고, 환자별 맞춤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했던 한 연구진은 "머신러닝과 디지털 병리 분석을 결합한 이번 연구는 항암치료 반응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하고 내성 극복 전략까지 제시한 연구"라며 "앞으로 근침윤성 방광암 환자의 맞춤 치료와 생존율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IF 17.5)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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