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건설 하도급 ‘갑질 특약’의 민낯 "보증금은 묶고 비용은 넘겼다"

정태현 기자 / 기사승인 : 2026-05-15 10:20:09
159개 수급사업자·482건 계약에 공사대금 10% 유보 특약
법 위반 가능성 내부 검토 뒤 조항 삭제…폐기물비 전가는 2024년까지
기성금서 초과 처리비 공제…이의제기 포기 확인서까지 받아

[메가경제=정태현 기자] 하자보수보증을 앞세워 하청업체 공사대금 일부를 붙잡아두고, 폐기물 처리비 초과분까지 떠넘긴 대방건설의 하도급 계약 실태가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이 같은 행위가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대방건설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억 4500만원을 부과했다. 

 

▲ 본사 전경 [사진=대방건설 제공]



겉으로는 하자보수 책임을 담보하기 위한 장치였지만, 실제로는 수급사업자가 받아야 할 공사대금 일부를 원사업자가 쥐고 있는 구조였다. 대방건설은 유보금 특약의 법 위반 가능성을 내부적으로 검토한 뒤 해당 조항을 삭제했지만, 폐기물 처리비 전가 특약은 2024년까지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방건설은 2021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수급사업자 159곳과 총 482건의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공사대금 10%를 유보할 수 있는 특약을 설정했다.

해당 특약은 총 계약금액의 10%를 하자보수보증금으로 예치하거나, 수급사업자가 하자보수보증증권을 제출할 때까지 대방건설이 최종 계약금액의 10%에 해당하는 금액 지급을 거절하거나 보류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이다.

공정위는 이 같은 특약이 수급사업자의 대금 수령권 등 이익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공사를 마친 하청업체 입장에서는 하자보수라는 이름 아래 받아야 할 돈 일부를 제때 받지 못하는 셈이다.

건설 하도급에서 공사대금은 인건비와 자재비, 장비대금 등 협력업체의 자금 흐름과 직결된다. 원사업자가 계약금액의 10%를 유보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은 단순한 계약 조건을 넘어 수급사업자의 자금 운용을 압박하는 장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실제 일부 수급사업자는 재무상 어려움을 이유로 유보율을 10%에서 5%로 낮춰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금 일부가 하자보수 명목으로 묶이면서 하청업체가 자금 부담을 떠안은 정황이 확인된 것이다.

대방건설도 해당 특약의 문제 소지를 인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 조사 결과 대방건설은 내부 검토에서 유보금 특약의 법 위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뒤 2022년 3월 이후 체결한 계약에서는 해당 조항을 슬며시 삭제했다.

하지만 비용 전가 성격의 특약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대방건설은 2021년 4월부터 2024년 3월까지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폐기물 처리비가 당초 책정 금액을 초과할 경우 원인이나 책임 소재와 관계없이 수급사업자가 전액 부담하도록 했다.

폐기물 처리비는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관리 비용이다. 공정위는 이를 원사업자인 대방건설이 부담해야 할 의무로 봤다. 그런데도 대방건설은 초과 비용을 하청업체 몫으로 돌리는 계약 구조를 3년간 유지했다.

실제 대방건설은 초과 발생한 폐기물 처리비를 수급사업자의 기성금에서 공제했다. 이 과정에서 수급사업자로부터 해당 공제 처리에 대해 추후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는 확인서까지 제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기성금에서 비용을 공제한 뒤, 사후 이의제기 가능성까지 차단한 셈이다. 공정위는 이 같은 폐기물 처리비 전가 특약도 하도급법상 부당 특약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계약 문구 문제가 아니라 원사업자가 거래상 우위를 바탕으로 수급사업자의 대금 수령을 늦추고 현장 비용을 전가한 사례로 보고 있다. 하자보수는 공사 완료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인데, 대방건설은 이를 계약 체결 단계부터 유보금으로 설정해 하청업체가 받아야 할 대금을 묶어뒀다는 판단이다.

하도급업체들이 거래 단절을 우려해 문제 제기에 나서기 어려웠다는 점도 직권조사 배경으로 꼽힌다. 원사업자와 계속 거래해야 하는 수급사업자 입장에서는 유보금 설정이나 폐기물 처리비 부담 요구에 이의를 제기하기 쉽지 않은 구조라는 것이다.

공정위는 유보금 설정과 산업안전 비용, 폐기물 처리비 등 각종 현장 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전가하는 특약을 건설 하도급 분야의 오래된 불공정 관행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는 앞으로 부당 특약 설정 행위에 대한 감시를 이어가는 한편, 제재만으로는 관행 개선에 한계가 있는 만큼 상생협약 등을 통한 거래 문화 개선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대방건설은 공정위 제재와 별개로 오너 일가 관련 사법 리스크도 안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공공택지를 가족 계열사에 전매해 부당 지원한 혐의로 구교운 대방건설 회장과 구찬우 대표에게 각각 징역 3년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대방건설 법인에는 벌금 2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대방건설 측이 2014년 11월부터 2020년 3월까지 공공택지 6곳, 2069억원 상당을 대방산업개발 등 가족 계열사에 전매해 부당 지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대방건설 측은 재판에서 전매 이익이 없어 부당 지원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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