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로 세계 언어 담는다”…한글페스타, 58개국 참여하며 글로벌 축제로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10-07 15:06:37
58개국·55개 언어 385개 작품 출품…전년 대비 작품 수 53% 증가
이탈리아 피키오니 클라우디아, 누리한글로 ‘세종상’ 수상
아시아·아프리카 넘어 유럽으로 참여 저변 확대…한글의 세계 언어 표기 가능성 주목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재단법인 한글누리가 개최한 ‘한글페스타 2026’이 58개국에서 55개 언어를 활용한 385개 작품이 출품되는 등 글로벌 참여 열기를 확인하며 막을 내렸다. 한글을 매개로 각국의 언어와 문화를 소개하는 행사가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넘어 유럽으로 참여 범위를 넓히면서 한글의 확장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인다.

 

한글누리는 ‘한글페스타 2026’ 수상작 99편을 선정했다고 7일 밝혔다. 한글페스타는 세계 각국의 문화와 이야기를 한글 또는 누리한글로 표현한 영상을 제작하는 공모전으로 2023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 [사진=한글누리]

 

올해 공모전은 한글 분야와 누리한글 분야로 나눠 진행됐다. 한글 분야는 기본 자음 14자와 기본 모음 10자로 구성된 현대 한글 문자 체계를 활용하며, 누리한글 분야는 한글누리가 제안한 표기 체계를 기반으로 참가자 언어의 말소리를 한글로 표현하는 방식이다.

 

특히 누리한글은 훈민정음의 창제 원리와 자형을 기반으로 세계 여러 언어의 소리를 한글로 표기할 수 있도록 한글누리가 제안한 문자 표기 체계다. 현재 사용되지 않는 훈민정음의 ‘ㆁ, ㆆ, ㅿ, ㆍ’를 복원하고 목구멍소리와 반잇소리, 혓소리 등을 구별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이중모음과 삼중모음 등 복모음도 구조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올해 공모전은 5월부터 8월까지 3개월간 진행됐다. 총 385개 작품이 접수돼 전년보다 출품작 수가 약 53% 늘었다. 참가 국가와 언어권도 다양해졌다. 네팔어, 슬로베니아어, 크메르어, 콤어, 툼부카어 등 기존 한글 관련 행사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언어권에서도 참가자가 작품을 출품했다.

 

누리한글 분야에서는 각 언어가 가진 고유한 말소리를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한글이 한국어를 표기하는 문자를 넘어 다른 언어의 음운적 특징까지 담아낼 수 있는지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올해 최고상인 ‘세종상’은 이탈리아의 피키오니 클라우디아(PICCHIONI CLAUDIA)가 차지했다. 이탈리아어로 누리한글 분야에 참여한 피키오니 클라우디아는 이탈리아 전통음식인 ‘퀸토 콰르토’와 한국 음식 문화의 공통점을 소개했다. 체계적인 발음 규칙과 구별기호, 강세 표기를 활용해 이탈리아어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1등상은 베트남어로 참여한 베트남의 하 하이 아잉(HÀ HẢI ÁNH)과 스페인어로 참여한 에콰도르의 파멜라 엘리자베스 콜로마 리바데네이라(Pamela Elizabeth Coloma Rivadeneira)가 각각 수상했다.

 

하 하이 아잉은 베트남의 대표 음식인 쌀국수를 소재로 베트남어의 음운적 특성을 반영한 누리한글 표기를 선보였다. 파멜라 엘리자베스 콜로마 리바데네이라는 아마존 전통 음식인 마이토와 우추만카를 소개하면서 중남미 스페인어의 지역적·음운적 특성과 강세를 표기에 체계적으로 반영했다.

 

수상자들은 한글페스타가 자국의 언어와 문화를 소개하는 동시에 한글을 새로운 관점에서 접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자신의 모국어를 한글이라는 새로운 문자 체계로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언어와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한글누리 관계자는 “그동안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뜨거웠던 한글페스타의 열기가 올해는 유럽 지역으로까지 이어지며 저변이 더욱 넓어졌다”며 “로마자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에서 첫 상위 수상자가 나온 것은 한글페스타가 언어 구조와 문화적 차이를 넘어 전 세계 누구나 참여하고 즐기는 글로벌 축제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결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한글페스타를 통해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연결하고 한글의 공용 문자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넓혀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글누리는 지난해 누리한글을 처음 선보인 이후 영어·중국어·스페인어·일본어 등 4개 언어의 표기안을 발표했으며, 향후 적용 언어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경동나비엔은 한글 사용 확대 취지에 뜻을 함께하며 한글누리를 후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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