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CCTV ‘인증 절벽’ 논란…업계 “내년 공급차질 우려”

이상원 기자 / 기사승인 : 2026-07-22 13:58:26
보안기능 확인서 126건 발급 불과…8개월 내 5000건 검사 필요
국제표준 호환성 논란도 확산…"TTA인증 유효기간 1~2년 연장" 주장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내년 4월부터 공공기관 CCTV 조달시장에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도입한 ‘보안기능 확인서’ 제도가 시행 2년째를 맞았지만 인증 전환이 기대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데다 기존 영상관제 시스템과의 호환성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업계가 제도 보완을 촉구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공공기관에 납품되는 CCTV의 기존 보안인증 상당수가 내년 3월 유효기간이 만료된다. 하지만 새로운 ‘보안기능 확인서’ 취득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공공 조달 시장 공급 공백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공공 CCTV ‘인증 절벽’ 이미지 [사진=챗GPT]


국가정보원은 2024년 4월부터 공공기관에 납품되는 CCTV(IP카메라)에 대해 ‘보안기능 확인서’ 취득을 의무화했다. 기존 공공 조달 인증인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이하, TTA) 보안인증의 효력은 2027년 3월부터 2028년 3월까지 순차적으로 종료된다.

기존에 인증받은 모델 6300개 중 내년 3월에 인증 효력이 종료되는 모델이 95%에 달하지만 현재 TTA로부터 ‘보안기능 확인서’를 받은 모델은 7월 중순 현재 126건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공공기관 CCTV 공급 공백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인증시험기관은 TTA와 올해 3월 추가 지정된 한국정보보안기술원(KOIST) 두 곳이다. 하반기에 2~3곳 정도가 추가될 예정이지만 업계는 현재도 인증 업무의 많은 부분을 TTA가 수행하고 있어 인증 처리 속도 개선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영상보안산업협동조합, 한국영상정보연구조합, 한국재난안전산업협회, 한국첨단안전산업협회 등 국내 물리보안 산업 대표 4개 협·단체는 지난 5월 긴급 간담회를 열고 시험기관 확대와 인증 유예 등 제도 개선을 정부에 건의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정원이 인증 절차 차등 적용을 통한 시험기간 단축과 시험기관 확대, 시험인력 증원 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현재 처리 속도로는 내년 3월까지 수천 개 모델의 인증을 마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TTA 측은 현재 다른 시험기관에서도 인증시험이 진행되고 있으며 보안기능 확인서를 기존 TTA 보안인증 건수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TTA 관계자는 보안인증 건수와 관련 “기존 TTA 보안인증은 하드웨어 모델별로 인증서를 발급했지만 보안기능 확인서는 하드웨어가 아닌 펌웨어를 기준으로 발급된다”며 “동일한 펌웨어를 사용하는 여러 CCTV 모델에는 하나의 보안기능 확인서가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진행된 126건의 확인서 발급 수로 실제 인증 대상 제품 규모를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즉, 확인서 126건 발급이 모델로 따지면 수백건 이상이 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업계는 인증 단위가 펌웨어로 변경돼도 모델별 시험 부담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반박했다.

예를 들어 하나의 펌웨어를 돔형, 불릿형, 반달돔형 등 3개 모델에 적용할 경우 기본 동일성 시험은 1회만 실시하지만 나머지 두 모델은 각각 별도의 탑재 모델 시험을 거쳐야 한다.

 

업계는 이 때문에 펌웨어 기준 인증 체계 도입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과 인증 절차는 모델별로 반복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일한 펌웨어를 사용하더라도 형상(폼팩터)이나 하드웨어 모델명이 다르면 해당 모델마다 별도의 ‘탑재 모델 시험’을 받아야 한다”며 “동일 펌웨어라도 적용되는 모델 수만큼 시험 비용이 발생하며 인증 대상 역시 5000개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국제표준 호환성 도마…“신·구 시스템 연동 대책 시급”
 

업계는 기존 영상관제 시스템과의 호환성도 심각한 문제로 꼽고 있다. 현재 보안기능 확인서를 취득한 제품은 IP카메라에 한정돼 있으며 함께 사용되는 NVR(네트워크 영상저장장치)과 VMS(영상관제 소프트웨어)는 인증 제품이 없는 상태다.

이로 인해 인증을 받은 카메라를 기존 NVR이나 VMS와 연동할 경우 화면이 출력되지 않거나 영상 검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정원이 보안 강화를 위해 국제 영상보안 표준인 ‘ONVIF’의 일부 기능 제한을 요구하면서 카메라와 저장장치 간 최초 연결에 필요한 ‘사전 인증 신호(PRE_AUTH)’와 ‘네트워크 탐지 통로(Discovery Port)’ 기능이 차단돼 기존 장비와의 연동성이 저하됐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인증을 받은 제품이 오히려 기존 시스템과 연동되지 않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카메라뿐 아니라 NVR과 VMS를 포함한 신·구 인증 제품 간 하위 호환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국 공공기관에서 운영 중인 CCTV는 200만 대 이상이고 연간 신규 수요도 10만~20만 대에 달한다”며 “인증 적체와 기술적 호환성 문제가 동시에 해결되지 않으면 내년 공공 조달시장 전반에 상당한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기존 TTA 보안인증의 유효기간을 최소 1~2년 연장하고 시험기관을 추가 확대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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