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는 뒷전"…국내 경제학자 연구 비중 8%대 추락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8-04 15:46:53
저출생·고령화 난제 쌓이는데 해외 저널 좇는 학계…1980년대생 국내 연구 5.1%
대한상의 "평가체계·데이터 구조 손질해야"…정책 현장과 연구 간극 커져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저출생과 고령화, 지역소멸 등 한국 경제의 구조적 난제가 커지고 있지만 국내 주요 경제학자들의 한국경제 연구 비중은 오히려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학술지 중심의 평가체계와 부족한 국내 데이터 환경이 연구자들을 해외경제·이론 연구로 몰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챗GPT4]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연구원은 국내 기관 소속 상위 25% 경제학자 112명의 논문 6149편을 분석한 결과, 한국경제를 직접 다룬 논문 비중이 전체의 13.1%에 그쳤다고 4일 밝혔다. 

 

특정 국가와 무관한 이론·방법론 연구는 66.5%, 해외경제 연구는 20.4%였다.

 

한국경제 연구 비중은 최근 더 빠르게 줄었다. 2010년대 평균 15.7%였지만 2024년 8.1%, 2025년 8.4%로 떨어져 1999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해외경제 연구 비중은 2010년대 18.6%에서 2020~2025년 23.2%로 높아졌다.

 

젊은 연구자일수록 국내 경제 연구를 기피하는 현상도 두드러졌다. 1980년대생 연구자의 한국경제 연구 비중은 5.1%로, 1950~1970년대생 연구자들의 13~17% 수준을 크게 밑돌았다.

 

대한상의는 원인으로 해외 저널 게재 실적을 중시하는 대학 평가체계와 해외 중심의 연구 네트워크, 국내 데이터 부족을 꼽았다. 신임 교수들이 승진과 정년보장을 위해 해외 학술지 게재 가능성이 높은 주제를 우선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국내 데이터의 짧은 시계열과 잦은 조사·산업분류 변경도 연구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미국 등 주요국은 수십 년간 축적된 가계·기업 패널 데이터를 갖추고 있지만 국내 자료는 연속성과 접근성이 떨어져 연구자들이 해외 데이터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한국경제 연구 활성화를 위해 교원 평가 기준을 다원화해 국내 실증·정책 연구를 별도 성과로 인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가적 난제 해결에 기여한 연구자를 포상하는 제도 신설과 공공·민간 데이터를 한곳에서 결합·분석하는 연구 플랫폼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게 대한상의 측의 설명이다.

 

학술 연구가 실제 정책과 입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연구비를 지원하고, 민간 비영리 경제연구기관 설립과 한일 공동 연구 확대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양수 대한상의 연구원장은 “세계적 수준의 연구와 국가적 난제 해결 사이의 균형을 되찾아야 한다”며 “국내 산업 현장의 문제를 연구하고 그 결과가 정책과 기업 경영에 다시 활용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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