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조달비용·회계효과 수익성 희비

이상원 기자 / 기사승인 : 2026-11-02 17:11:17
3분기 누적 순이자이익 33조8537억원…하나금융 10.4% 증가, KB금융 2.9% 그쳐
하나금융 이자비용 0.5% 감소·우리금융 7.3% 증가…보험 관련 금융비용 영향
KB금융 연결펀드 기저효과·신한금융 예금 이탈 부담…이자이익 증가 배경 제각각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국내 4대 금융지주가 올해 3분기까지 34조원에 가까운 순이자이익을 거뒀지만 금융지주별 이익 증가 속도에는 상당한 차이가 나타났다. 하나금융은 이자비용 감소에 힘입어 두 자릿수 이익 증가율을 기록한 반면, 우리금융은 이자수익 증가에도 연결 이자비용이 더 빠르게 늘면서 이익 증가 폭이 제한됐다.


KB금융은 연결펀드 관련 회계상 기저효과가 분기 이자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고, 신한금융은 가계성 예금 감소에 따른 조달비용 부담이 확대됐다. 금융지주들이 이자이익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은행의 실제 영업 성과와 비은행 계열사의 비용 구조를 구분해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자이익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에서 하나금융이 10.37%로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이 7.9%, 우리금융이 4.54% 증가했고 KB금융은 2.9%에 그쳤다. 이자이익 규모가 가장 큰 KB금융의 증가율이 가장 낮았던 반면, 하나금융은 상대적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 4대 금융지주사 전경. [사진=각 사]

금융지주별 차이는 이자수익과 이자비용을 나눠 살펴보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하나금융의 3분기 누적 이자수익은 17조46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7% 증가했다. 반면 이자비용은 9조9822억원으로 0.52% 감소했다. 이자수익이 늘어나는 동안 이자비용은 줄어들면서 순이자이익이 10.37% 증가한 것이다.

실제로 하나금융의 누적 이자수익률은 지난해 4.17%에서 올해 4.09%로 0.08%p 하락했지만 이자비용률은 2.53%에서 2.31%로 0.22%p 떨어졌다. 자산수익률 하락보다 조달비용률 하락 폭이 더 컸던 것이 이자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하나은행만 별도로 보면 이런 흐름은 더욱 뚜렷하다. 하나은행의 3분기 누적 이자수익은 전년 동기보다 4.63% 증가했지만 이자비용은 2.39% 감소했다. 이에 따라 순이자이익은 6조7773억원으로 14.11% 늘었다.

반면 우리금융은 이자수익 증가에도 이자비용 확대가 이익 증가를 제약했다. 우리금융의 3분기 누적 이자수익은 16조74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0% 증가했다. 그러나 이자비용도 지난해 9조550억원에서 올해 9조7132억원으로 7.27% 증가했다. 이자수익이 9635억원 늘어나는 동안 이자비용도 6581억원 증가하면서 순이자이익 증가액은 3053억원에 머물렀다. 순이자이익 증가율 역시 4.54%로 하나금융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우리금융의 연결 이자비용 증가를 은행의 예금 조달비용 상승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우리은행만 놓고 보면 이자비용이 오히려 감소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이자수익은 13조59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0% 증가했다. 이자비용은 7조7634억원에서 7조4008억원으로 4.67% 줄었다. 이에 따라 순이자이익은 6조1991억원으로 6.96% 증가했다.

우리금융 연결 실적과 우리은행의 이자비용 증감 방향이 엇갈린 셈이다. 특히 우리금융의 연결 재무제표에서는 보험 관련 금융비용 확대가 두드러졌다. 보험금융이자비용은 지난해 3분기 누적 3822억원에서 올해 1조1512억원으로 7690억원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금융지주 전체 이자비용 증가액인 6581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반면 보험금융이자비용을 제외한 상각후원가측정 이자비용은 지난해 8조6728억원에서 올해 8조5620억원으로 1108억원 감소했다.

우리금융이 지난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한 만큼 보험 계열사의 연결 반영 기간과 보험계약 관련 금융손익이 전년 동기 비교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보험금융이자비용에는 보험계약부채 관련 회계상 금융비용이 포함되기 때문에 이를 실제 예금 조달비용 증가와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KB금융 역시 이자이익 증가 배경에 회계상 요인이 반영됐다. KB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자이익은 9조985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9% 증가했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증가율은 가장 낮았지만 분기 기준으로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KB금융의 3분기 순이자이익은 3조507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1.6% 증가했다.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자산이 확대된 데다 2분기 연결펀드 관련 이자비용의 기저효과가 사라진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KB국민은행의 3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72%로 전분기보다 0.02%p 하락했다. 대출자산 확대와 연결 회계상 요인이 이자이익 증가에 기여했지만 은행의 단위 자산당 수익성은 오히려 낮아진 것이다.

신한금융은 가계성 예금 감소에 따른 조달구조 변화가 주요 변수로 나타났다. 신한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자이익은 9조349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9% 증가했다. 그러나 신한은행의 3분기 순이자마진은 1.58%로 전분기보다 0.03%p 하락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가계성 정기예금이 약 7조5000억원, 유동성 예금이 약 1조5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예금의 이탈에 대응해 다른 자금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조달비용 부담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3분기 은행별 순이자마진은 KB국민은행 1.72%, 신한은행 1.58%, 하나은행 1.57%, 우리은행 1.43%로 모두 전분기보다 낮아졌다. 금융지주들의 누적 이자이익은 증가했지만 은행의 단위 자산당 수익성에는 공통적으로 하락 압력이 작용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3분기 실적은 금융지주별 이자이익 증가율이 대출 영업 성과뿐 아니라 자금조달 구조, 비은행 계열사 구성, 연결 회계처리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과 금융지주 연결 실적의 이자비용 증감 방향이 다를 경우 단순한 예금 조달비용 변화로 해석하기 어렵다”며 “보험·카드·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의 금융비용과 인수합병에 따른 연결 범위 변화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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