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권도형 한국 송환 반전, 현지 법무부 승인 '변수'

오민아 기자 / 기사승인 : 2024-03-08 08:51:55
몬테네그로 법원 권 씨 항소 받아들여
현지 법무부 장관, 번복 가능성 여전

[메가경제=오민아 기자] 몬테네그로 고등법원이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에 대해 약 2주 만에 미국 송환을 뒤집고 한국 송환을 결정했다.

다만, 현지 법무부 장관이 권 씨의 송환 결정과 관련해 최종 승인권을 갖고 있어 중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몬테네그로 법원이 7일(현지시간) 기존 판결을 뒤집어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를 한국으로 송환하는 결정을 내리자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 권도형 씨. [권도형 씨 SNS]

 

앞서 지난달 21일 권씨의 미국 송환을 결정했던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지난 5일 권씨 측의 항소 주장을 받아들여 "한국 법무부가 지난해 3월 24일 영문 이메일로 범죄인 인도를 요청해 미국보다 사흘 빨랐다"는 판단을 내리고, 고등법원에 재심리를 명령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으로의 범죄인 인도를 결정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결정을 무효로 하고 사건을 1심 재판부로 돌려보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소 400억 달러(약 53조 원)의 투자자 자산을 소멸시키고 디지털 자산 시장에 큰 손해를 끼친 테라 붕괴 사건의 법정 이야기에서 반전"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몬테네그로 법원이 가상화폐 재벌 권도형을 한국으로 인도하는 결정을 내렸다"며 "앞서 미국으로 보내기로 했던 결정을 뒤집었다"고 보도했다. 

 

권 씨가 한국행을 원해온 것으로 알려진 만큼, 권 씨 측이 재항소할 가능성은 낮다. 한국은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40년 정도지만,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방식이어서 100년 이상의 징역형도 받을 수 있다.  미국에서 그가 받는 범죄 혐의는 증권 사기 2건, 상품 사기 2건,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2건, 사기 음모, 시장 조작 음모 등 총 8가지다. 아울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해 2월 권씨와 테라폼랩스가 최소 400억달러 규모의 증권 사기를 저질렀다며 소송을 제기해 민사 재판도 뉴욕에서 진행하고 있다.

 

다만 실질적 송환까지는 범죄인 인도 절차와 관련해 최종 승인 권한을 가진 몬테네그로 법무장관이 사법부의 결정을 받아들일지 여부가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테라·루나 사태'는 2022년 5월 코인 개발자인 권도형 씨가 설립한 테라폼랩스에서 발행한 테라가 달러화와의 페깅(가치 고정)이 끊어지면서 테라의 가격을 지지해주던 자매 코인인 루나도 함께 대폭락한 사건이다. 한 동안 메이저코인 취급을 받으며 개당 10만원에 달했던 메이저 코인이 순식간에 개당 1원도 되지 않는 수준까지 처참하게 붕괴된 사건이었다. 

 

테라·루나 폭락으로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무려 50조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권 씨는 코인 폭락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투자자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아 사태의 주범으로 꼽힌다.  권 씨는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돼 1년 가까이 현지에 구금 중이다.

 

권 씨와 공범 관계로 체포됐던 한창준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이자 테라폼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5일 몬테네그로 당국에 의해 한국으로 추방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하동우 부장검사)는 지난 21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자본시장법 위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한씨를 구속기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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